먼저 이 글은 리뷰가 아니다. 갤럭시 워치3를 쓴지 딱 하루 지난 시점에 남기는 첫 인상일 뿐이다. 아마도 제대로 된 리뷰를 완성하기까지 몇 주의 시간을 더 보내야 하기에, 그 때 내놓을 어떤 결론을 위해 출발선을 떠나는 글일 뿐이다. 따라서 갤럭시 워치3에 대한 평가나 의견은 몇 주 뒤에 바뀔 수 있음을 이해하기 바란다.
어쨌거나 갤럭시 워치2도 출시하지 않은 채 갤럭시 워치3라는 이름으로 건너뛴 이유를 모르는 만큼이나, 여전히 쓸만한 갤럭시 워치 액티브2를 둔 채 갤럭시 워치3를 또 지른 이유도 모르겠다. 아마도 화면 테두리가 돌아가는 기어 S2와 기어 S3까지 쓰며 굳어진 취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취향에도 불구하고 기어 S3에서 갤럭시 워치나 워치 스포츠로 옮겨 타진 않았다. 기어 S라는 이름을 버렸던 갤럭시 워치는 모양새는 달라졌어도 매력을 느낄 만한 기능적 변화는 많이 않던 탓이다. 대신 두 번의 갤럭시 워치 액티브 시리즈를 경험한 이후 갤럭시 워치3로 넘어가다 보니 정말 오랜 만에 오랜 만에 회전 베젤의 스마트워치를 접하는 느낌이었다.
언팩이 끝난 뒤 주문서의 확인 버튼을 누르고 하루를 보내자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아침 문 앞에 갤럭시 워치3가 도착해 있었다. 그런데 그 어느 때보다 정말 패키지의 생김새가 궁금했다. 갤럭시 워치 액티브와 액티브2의 값어치를 전혀 하지 못하는 볼품 없는 패키지에 대한 비판을 아낌 없이 했던 데다 첫 갤럭시 워치 패키지도 제품 특색을 전혀 찾을 수없는 형편 없던 기억을 남긴 터라 패키지의 변신을 기대했던 것이다.
다행이라면 다행하게도 갤럭시 워치3 패키지는 이전과 전혀 달랐다. 패키지는 직사각형의 육면체 패키지로 바뀌었고 하얀 상자에 이미지와 글자를 최소화했다. 물론 직사각형의 육면체 상자는 곧바로 애플 워치 패키지를 떠올리게 하지만, 본체와 스트랩, 충전기, 어댑터가 각각 따로 담겨 있던 애플 워치 패키지에 비하면 매우 단순하게 구조로 갤럭시 워치3와 어댑터, 설명서가 담겨 있다.
패키지를 열고 충전 어댑터와 설명서가 들어 있는 덜렁거리는 하얀 상자 하나를 더 걷어내니 검고 긴 가죽 시계줄을 쭉 펴고 누워 있는 갤럭시 워치3가 눈에 들어 온다. 그런데 그 자태를 감상하기도 전에 눈살을 지푸릴 수밖에 없는 일이 생겼다. 겉으로 볼 땐 큰 이상이 없어 보이는 갤럭시 워치3 본체를 좀더 가까이 들여다보니 화면에 이상한 이물이 얼룩처럼 묻어 있던 것이다. 원가절감을 위해 보통 화면 위에 이 물질이 묻지 않도록 임시로 덮어 놓는 투명 필름 조차 붙여 놓지 않은 것을 이해하더라도 새 제품에 이물질이 묻어 있는 걸 보고 기분 좋을 리는 없을 터. 아무리 원가 절감 및 환경 보호를 생각하는 시대라 임시 보호 필름을 쓰지 않았다 해도 이물질이 묻어 있는 건 너무 하지 않은가.
부드러운 천으로 이물질을 닦아내니 이제야 깨끗한 원래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물질이 묻지 않은 깔끔한 화면을 보니 왜 처음부터 이런 화면이 아니었던 건지 의문이 든다. 대체 품질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이물질로 얼룩진 화면의 제품을 정상 제품으로 팔고 있는 걸까? 이 같은 현상이 내게만 생긴 일일 수도 있으나 또 다른 누군가가 접할 수도 있는 일은 아닐까? 여러 질문이 떠오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누구도 새 상품에서 흠을 발견하면 기분이 좋을 리 없다는 거다.
화면에 묻은 얼룩 탓에 김이 좀 새긴 했어도 갤럭시 워치3 자체는 둘러볼 맛이 난다. 아무래도 갤럭시 워치를 거치지 않고 기어 S3에서 바로 갤럭시 워치3로 건너 뛴 때문이겠지만, 그 변화의 폭이 확실히 크다.
제원상 기어 S3나 갤럭시 워치보다 현격하게 작아진 것은 아니다. 같은 화면을 가진 제품과 크기를 비교해 보면 1~2mm 작아진 수준이라서다. 다만 실제로 볼 때 더 작게 보이긴 한다. 아마도 물리적인 크기에서 오는 차이도 영향이 있는데다 본체를 크게 보이는 요소를 최소화한 때문이다. 갤럭시 워치3는 위아래 러그 부분을 제외하면 위에서 내려다볼 때 회전 베젤을 중심으로 둥근 형태만 보일 정도로 본체 둘레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변화가 많은 부분은 역시 회전 베젤이다. 회전 베젤의 폭이 이전 두 제품보다 확실히 좁다. 회전 베젤 안쪽 숫자를 넣은 플렌지의 폭도 좁혀 베젤 전체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아 보인다. 또한 회전 베젤 위에 어떠한 표시도 없는 데다 톱니도 되도록 옆으로 눈에 두드러지게 보이지 않을 만큼의 깊이로 자잘하게 넣은 터라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깨끗한 이미지다.
갤럭시 워치3의 오른쪽은 이전 세대와 똑같이 2개의 버튼이 있다. 다만 직사각형 모양의 버튼이었던 이전 세대와 달리 둥근 원통 모양의 버튼으로 바꿨다. 더구나 두 버튼의 모양도 다른 데다 위쪽 버튼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원을 그리며 GALAXY WATCH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 버튼은 갤럭시 워치 액티브2와 같이 뒤로 가기 기능과 함께 심전도를 위한 전극의 역할도 한다.
일단 몇 가지 설정을 마치고 손목에 갤럭시 워치3를 채웠다. 직전에 쓰던 액티브에 비하면 역시 무게감이 더 든다. 제원상 거의 12g 정도 차이가 있는데, 그 차이를 알아채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다만 갤럭시 워치3만 쓰는 이들이라면 이런 비교는 의미 없고 평소에 차던 시계와 비교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은 다른 제품과 상대적 차이일 뿐 이 시계를 차고 생활하는 일상에 문제있다 지적할 만큼은 아니다.
ECG 센서와 PPG 센서가 있는 바닥 부분은 액티브2보다 상대적으로 덜 튀어 나와 있다. 이 차이로 인해 갤럭시 워치3를 손목에 찼을 때 액티브 2보다는 덜 뜨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것은 추정이지만, 심박 측정에도 이 부분으로 인한 영향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몇 가지 일이 발생했는데 이는 좀더 확인한 뒤에 이야기를 남기겠다.
갤럭시 워치3의 사용 방법이야 이전의 제품들과 똑같다. 베젤을 돌리면 시계 화면과 각각의 위젯 페이지를 이동하고, 상하 스크롤을 한다. 메뉴를 불러내거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버튼의 역할도 크게 변함이 없다. 아직 길이 들지 않은 터라 베젤을 돌릴 때 툭툭 끊어지는 느낌이 확실하게 전달된다. 다만 이 느낌이 언제까지 똑같이 유지될지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일단 몇 가지 새로운 기능만 맛봤다. 일단 갤럭시 워치3는 출시와 동시에 심전도(ECG) 기능을 활성화되어 있는데, 조작이 크게 어렵지 않고 비교적 순탄하게 심전도 그래프를 그렸다. 워치3와 함께 ECG를 활성화한 액티브2는 약간 비정상적인 작동을 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워치3는 상대적으로 그런 오류가 거의 없다.
다만 워치3에 없는 기능 중 하나가 혈중 산소 농도 측정인데, 한번 측정 결과를 얻기까지 적지 않은 실패를 해야만 했다. 핵심은 팔꿈치를 책상에 댄 뒤 팔을 세워 워치를 심장과 가까운 위치로 올리고 측정을 해야 그나마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산소 농도 측정에 대한 안내가 다소 불친절한데다 측정 조건을 맞춰야 하는 터라 여러 번 이용하긴 어려워 보인다.
일단 갤럭시 워치3에 대한 첫 인상은 여기까지. 앞서 밝힌 대로 특장점이나 문제점을 언급하기에는 하루라는 사용 시간이 너무 짧다. 좀더 써보고 자세한 이야기를 남기겠지만, 일단 회전 베젤을 가진 스마트워치의 귀환을 환영한다. 단, 이물질을 함께 달고 온 화면만 빼고…
덧붙임 #
- 스킨 오류로 이 곳에 공개된 모든 글의 작성 날자가 모두 동일하게 표시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2020년 8월 8일에 공개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올리신글은 잘 읽었습니다.
혹시 마지막 사진 올리신거 시계배경화면은 삼성스토어에 안보이던데 혹시 어디서 다운받으셨나요? 배경이이뻐서 저도 받고싶은데 안보이네요 ㅜㅜ
아… 마지막 시계는 미스터타임에서 만든 워치페이스입니다. 삼성 스토어에는 단일 워치페이스로 올려져 있진 않을 거고요. 구글 플레이에서 미스터타임(Mr.Time) 앱을 검색하신 뒤 그 앱을 실행해야 스토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워치페이스 이름은 M-shock Series 2입니다.
소중한 글 잘 읽었습니다. 화면 오염은 여기저기서 말이 많네요(박싱 때 작업자 라인에서 묻어 나오는 듯 한데요, 요즘은 저렴한 아크릴 제품에도 스크래치 방지용 필름이 다 붙어있는데, 왜 이런 사소한것을 빼먹었는지 참….). 갤럭시기어를 46mm 골프에디션을 사용중인데, 워치3가 궁금해서 들어와 봤습니다. 잠깐 충동이 와서 퇴근 때 기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ㅋ. 불금 되세요.
말씀처럼 포장 라인의 문제로 추정됩니다만, 제품을 사는 이들이 기분 상하지 않게 좀더 꼼꼼하게 관리 했으면 싶습니다. 그나저나 골프 에디션을 쓰신다고 하셨는데, 워치3도 P사와 골프 에디션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
아… 이런 이슈가 많나요 ?
새 제품인데 지문이 잔뜩 묻어 있어서…
반품 고려중이거든요.
초기 생산된 제품에서 확인한 문제지만, 최근 출시된 제품에서 확인하지 못해 확실하게 답을 드리긴 어려울 듯합니다.
워치 46mm 쓰고있는 유저인데 이번에 선물로워치3를 받아 2틀 사용해본결과…
혈압…잘 맞지도 않는듯
심전도…환자들 말곤 정상인에게 별로 도움안됨
산소포화도…이것도 건강한 정상인에겐 굳이…
배터리…백퍼충전후 자고일어났는데 현재 89퍼…
개인적으로 46mm가 삼백배 좋음….
워치3는 배터리 때문에 완전 망한 제품임
겔럭시 워치 신형이 물리베젤인건 좋은데 너무 두꺼운감이 있어서 안샀습니다. 개인적으로 용두버튼 없애고 브라이틀니 네비게이션같은 얇은 물리베젤이었으면 얼씨구나 샀을텐데… 액티브3를 기대해 봅니다.
엑티브2를 쓰다고 워치3로 바꾸었는데 20일 정도 써보니 배터리나 베젤 등이 못마땅하네요.
워치3와 엑티브2의 설정을 동일하게 한 후 오전 7시 100% 충전 상태에서 2시간 걷기운동 후 배터리 잔량이 워치3가 67%,엑티프2는 음악까지 들으면서 운동을 했는데 84%였습니다. 이 상태면 신제품인 워치3는 다음날 7시까지 배터리가 버티기는 힘들겠지요.
베젤은 옷깃이나 무릎같은 곳에 스치기만해도 돌아가 화면이 바뀌어 버릴 정도로 느슨합니다.
잘 봤습니다. ㅎㅎ
갤럭시 워치류 3종 5년간 써본 사람입니다.
기능적으로 전혀 발전이 없습니다.
가격적으로는 비약적인 발전은 있습니다.
발열 못잡고 기능은 그대론데 디자인만 조금씩 바뀌는 시계를
이름만 바꿔서 가격만 올리는건 참….
갤럭시워치가 미친듯이 이뻐죽겠다는 분 아니면 다른거 사라고 강력 추천하겠습니다.
그냥 싸고 이쁜 다른거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