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부스에 가자마자 바로 만져본 것은 태블릿 P와 S였는데, 소니 부스 관련 첫 글이 소니 3D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네요. 소니 태블릿보다는 이 녀석이 더 인상적이었으니까요. 솔직히 말해 IFA 2011 사전 행사에서 3D HMD가 공개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소니가 또 쓸데 없는 짓을 한다며 별 관심을 안뒀는데 막상 현장에서 경험해보니 이거 의외의 물건이더군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ead Mount Display)는 말 그대로 머리에 쓰고 보는 표시 장치입니다. 모자처럼 머리에 쓰면 바로 눈 앞에 있는 장치를 통해 표시되는 영상을 보도록 만든 것입니다. HMD는 아주 오래 전에 만들어졌지만, 너무 무겁고 비싼 탓에 대중화가 되지 못했죠. 이를 이용한 닌텐도 게임기도 참패를 했었지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니가 내놓은 3D HMD도 전철을 밟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보니 소니 3D HMD는 과거의 HMD처럼 크고 무겁지는 않습니다. 앞쪽에 디스플레이가 있는 구조는 똑같지만, 그 부분의 무게를 줄여 그쪽으로 고개가 숙여지거나 하지는 않더군요. 또한 머리에 쓰는 부분을 뒤로 빼거나 앞으로 밀어서 머리 크기에 맞출 수 있습니다. 헤드폰은 귀에 살짝 닿는 정도고요. 하지만 위 아래로 조절이 되지 않아 간혹 HMD의 높이가 조절 안 되는 분(?)도 있다고 하더군요. 웬만한 머리에는 잘 맞습니다. ^^;
안쪽에 두 개의 표시 장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개의 표시 장치가 있어서 3D로 나오는 것은 아니고요. 필더 역할을 하는 렌즈가 따로 있더군요. 아래쪽을 보면 두 개의 레버가 있는데, 이 레버를 양옆으로 조절하면서 초점을 맞춥니다. 초점이 제대로 맞아야 3D 효과가 살아납니다.
소니 HMD를 쓰고 시연하고 있는 영화를 봤을 때 화면이 아주 크고 시원한 느낌은 없습니다. 하지만 의외의 사용성이 몇 가지 있더군요.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안경을 쓰는 이의 불편을 확실하게 줄여준다는 점입니다. 3D TV에서 영화나 방송을 볼 때 안경을 쓰는 이들은 그 위에 3D 안경을 또 써야 하는데, 이 제품은 가까운 거리의 사물을 잘 볼 수 있는 정도의 시력을 가진 이들이면 안경을 벗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어지러움을 느끼기 힘듭니다. 셔터 방식이든 패시브 방식이든 3D TV를 볼 때 어지러움을 느끼기 쉽지만, 이 HMD는 그런 어지러움이 느껴지지 않더군요. 다른 쪽을 볼 이유가 없는 만큼 집중도도 매우 높고, 무엇보다 누워서 볼 수 있습니다. ^^;
물론 단점도 많습니다. 안쪽에 있는 렌즈의 외곽선이 보여서 시청하는 데 지장을 주고, 값이 싼 편은 아니어서 여러 사람이 함께 쓰긴 힘들거든요. 해상도는 720P인데, 약점은 아니고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아직 실용화가 어려운 무안경 3D TV보다는 훨씬 가능성이 높아 보이더군요. 소니 3D HMD, HMZ-T1은 확실히 의외의 물건이었습니다. 국내에 들어올 지 여부는 모르지만, 들어오면 살까 말까 고민할 것 같네요.
안경쓴사람은 3d안경이 원수엿는데 쓸만한 제품이네요
정말 안경이 웬수였던 분들에게는 희소식이죠. ^^
소니가 최전성기였던 시절과 비교하면 현재의 상태는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소니의 덕목으로 꼽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정신이죠. 남들이 보기에는 저거 정말 안 팔릴 것 같은데 왜 만드나? 라는 것도 만들어 내고 이를 발전시켜 결국 결실을 거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번 IFA 2011 행사에서도 많은 기업에서 3D를 모토로 내세우고 있습니다만 대부분 천편일률적인 제품으로 대응한 반면, 소니는 새로운 걸 들고 나왔..
소니의 유니크한 아이템… 소니는 참 독특한 회사입니다. 굴지의 가전 메이커로 시장을 이끌고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오던 시대부터 지금까지 늘 새로운 시도를 해왔거든요. 비단 소니만 그런 건 아니지만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그럴수록 아이디어 넘치는 제품을 선보이는 뚝심도 보여왔는데요. 그 안에는 일본의 장인 정신도 자리하고 있겠지만 어쨌든 참 독특해요. 성공 사례 못잖게 실패가 많았던 그들인데 꾸준히 새로운 걸 시도할 수 있다니… 20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