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PS3를 공짜로 뿌려도 소니는 남는 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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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9일) 한국일보의 KT “인터넷TV 시장 다 내 거야” 라는 뉴스 하나가 PS3를 좀더 싸게, 또는 공짜로 얻기를 바라던 많은 이들의 기대감을 더 높이게 만들고 있다. KT가 약정 계약에 따른 PS3의 임대, 또는 무료 보급에 대한 계획을 저울질해 왔지만 사실상 무료 보급 쪽으로 무게의 추가 기울고 있다는 기사였기 때문이다.

기본 3년의 약정에서 임대료를 받지 않는 무료 보급은 KT로서도 꽤나 파격적이다. 이는 부가세를 포함해 8천800원의 메가 TV 이용료를 36개월 동안 납입(총 31만6천800원)하면 PS3와 TV 포털 서비스인 메가 TV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메가 TV를 보는 값에 PS3를 거저 얻는 것이니 환호할 만한 소식이다. 36개월 초장기 할부라 생각하면 그에 따른 이자도 면제되는 만큼 꽤 반가운 이야기지만, 3년 안에 PS3의 가격이 낮아지는 일이 생긴다면 나중에는 현금을 주고 사는 것보다 비싸질 수도 있는 허점은 있어 1년 이내의 초기 가입자만 가장 큰 혜택을 볼 지도 모른다.
(월 1만 원 임대료 정책을 적용했을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는 결코 환영의 박수를 칠 수 없는 조건이어서다. 메가 TV 이용료 8천 원과 PS3 임대료 1만 원, 여기에 이 둘을 합한 부가세 1800원을 더한 금액인 1만9천800원을 36개월 동안 내야 하는 데, 이를 36개월치로 환산하면 71만2천800원(부가세 포함)이 된다. 40GB 버전에 거의 2배, 80GB 버전에 1.5배 정도 더 비싸진다. 따라서 임대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면 메가 TV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는 게 더 낫다.)

메가 TV용 셋톱 박스로 PS3를 무상으로 보급하는 안은 이미 KT와 SCEK가 지난 KES 2007에서 처음 PS3 TV 포털(아직 IPTV 서비스가 아니니 일단 TV 포털로 설명함)을 선보였을 때 KT가 마케팅 차원에서 검토해 볼 수 있는 예상된 일이었다. 전에 ‘PS3의 반격은 11월부터!‘ 라는 글에서도 여러 블로거가 단 댓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KT가 PS3를 보급할 때의 약정 조건에 관심을 가졌던 이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보면 이 정책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예비 구매자들이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봐도 좋을 듯 싶다.

그런데 KT가 무상으로 PS3를 보급하는 데 있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쪽은 소니다. 대부분은 PS3라는 하드웨어를 뿌림으로써 우리나라에서 차세대 게임기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말하지만, 소니는 그보다 더 실질적인 이득을 취하기를 바라면서 KT에 협력해 왔다. 이를 테면 KT가 PS3를 이용해 메가 TV를 보는 조건으로 가입자를 유치하면 이용료의 일정 부분이 소니의 주머니로 들어가도록 만든 인센티브 계약도 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이용자가 낸 월 이용료의 몇%가 소니쪽으로 할당되는지는 양사의 책임자만이 아는 계약이여서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소니가 맨 처음 협상을 진행하던 하나 TV에서 메가 TV로 선회한 것은 KT가 제시한 인센티브라는 당근 때문이었다. 물론 소니 측은 조건이 맞으면 하나 TV도 PS3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KT를 능가할 조건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 하나 TV에서 PS3를 무상으로 공급받는 상황은 결코 생기지 않을 것이다.

소니 본사가 주목하는 것은 자신의 컨텐츠를 팔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이익 부분이다. 외국에 메가 TV 같은 사례를 적용하겠다고 말한 부분은 이 기술을 적용하는 문제보다 하드웨어 보급에 따른 수익률을 더 늘리는 비즈니스의 적용일 수 있다. 유통 마진을 제거한 원가에 PS3를 KT에 공급하더라도 소니는 이익을 챙기는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고, KT의 메가 TV를 통해 시장에 순조롭게만 뿌려진다면 소니의 이득은 더욱 커진다. 나아가 소니 픽처스의 풍부한 영화 컨텐츠를 PS3를 셋톱으로 보급하는 TV 포털이나 IPTV 업체에 먼저 공급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운다면 그 영향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PS3가 게임이나 블루레이 디스크 재생 등 여러 재주를 갖추고 있는 덕분에 게임 타이틀이나 영화 디스크 등의 부가 판매가 이뤄지면 더 많은 수익이 생기겠지만, 어쨌든 KT가 PS3를 공짜로 뿌려도 소니는 무조건 남는 장사인 것이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8 Comments

  1. 2007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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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니의 약진을 기대해 봅니다. 올블에 삼성비리 기사가 막 뜨고 있는데 공정한 게임을 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그냥 개인적 생각입니다. 좋은 포스팅 재밌게 읽고 갑니다. ~

    • 2007년 10월 30일
      Reply

      댓글 고맙습니다. ^^
      우리나라에서 삼성과 공정한 게임을 벌일 수 있는 여건이 되려면… 아직도 멀지 않았나 싶습니다.

  2. 2007년 10월 30일
    Reply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메가TV에 사람들이 많이 가고 PS3도 그만큼 많이 나갈듯하네요..

    • 2007년 10월 30일
      Reply

      TV 포털 분야에서는 거의 핵폭탄급 효과라고 봐도 무방하지요. ^^

  3. 2007년 10월 30일
    Reply

    흠.. 일단 소비자들에게는 3년간 납입한 돈보다는 당장 눈앞의 공짜(?) PS3 가 상당히 크게 보일것 같네요..^^

    • 2007년 10월 30일
      Reply

      뭐 3년 할부라 생각한다면 나쁘진 않을 것 같은데요.
      근데 견습 마법사님. 이글 말고 다른 글 확인부탁드려요. 꼭 다셔야 할 댓글이 있습니다. -.ㅡㅋ

    • 2007년 10월 30일
      Reply

      아앗~ 이런 영광이..^^
      집에가는 길에 로또라도 사봐야 할까요..
      감사합니다~

  4. 2007년 10월 30일
    Reply

    하지만 콘솔게임을 발표하는 회사에서는 별로 좋은 건 아닐겁니다 -ㅅ-

    대부분의 게임팩(?)은 교환해가면서 하는 것이니까요

    • 2007년 10월 30일
      Reply

      게임 타이틀을 사기 위해서 부담이 되는 하드웨어를 싸게 많이 보급할 수 있기에 타이틀의 유통 경로가 늘어난다고 보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

    • 2007년 10월 30일
      Reply

      아마도 KT가 어떤 컨텐츠를 계약했느냐에 따라서 좀 다릅니다만 편수는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KT가 싸이더스 FNH를 인수한 것도 컨텐츠 확보를 위한 수순이었지요. 지난 번 전시장에서 보니 태왕사신기도 서비스하던데요. ^^

  5. 2007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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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ps3 를 무료로 제공한다면 ps3 구입을 망설여 왔던 많은 분들이
    메가tv에 가입하면서 ps3로 갈거 같군요.

    소비자 입장에서도 그리 손해인 정책은 아닌거 같은데요?

    • 2007년 10월 30일
      Reply

      다달이 메가 TV를 보는 이라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크게 손해보는 장사는 아닐 수 있습니다만… ^^

    • 2007년 10월 30일
      Reply

      욕심이 지나치면 대머리 된다는… ^^

  6. 2007년 10월 30일
    Reply

    뭐.. 공짜는 아니라고 보죠..
    핸드폰도 할부로 파는 놈들인데(저도 당했죠..ㅠㅠ)

    • 2007년 10월 30일
      Reply

      공짜다 아니다 말은 많겠지만, 그래도 효과는 적지 않겠지요. ^^

  7. 2007년 10월 30일
    Reply

    굉장하네요~
    국내에선 피에스3 보급이 늘겠는걸요.
    그러나 전 소니의 게임업계 몰락을 바라고 있는지라 흐으;

    • 2007년 11월 1일
      Reply

      정말 실현된다면 좋지만… 정말 된다면 말이죠. ^^

  8. 2007년 10월 30일
    Reply

    + KT “인터넷TV 시장 다 내 거야” KT가 소니와 손잡고 인터넷TV(IPTV) 시장장악을 위한 야심찬 승부수를 던졌다. 소니의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PS3)를 KT의 IPTV 서비스인 ‘메가TV’용 ..

  9. 예상되던 일이긴 했지만 드디어 오늘 기사가 나왔다. 아래는 오늘(2007년 10월 29일) 한국일보에 나온 기사 제목이다. KT “인터넷TV 시장 다 내 거야” 소니 PS3를 메가TV용 셋톱박스로 무료 보급 ‘승..

  10. 2007년 10월 30일
    Reply

    괜찮은 마케팅이군요..
    게임을 안하는 저조차 메가티비를 신청하고 싶어지네요.. ㅎㅎ

    • 2007년 11월 1일
      Reply

      게임은 싫어도 TV를 즐겨보신다면 나쁘지는 않을 듯 싶어요. ^^

  11. 2007년 11월 1일
    Reply

    현재 하나로 통신을 써서 어찌어찌하다 하나TV를 보고 있는 데, 그다지 활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메가TV를 신청하려 그래도 하나로 전용선과 호환문제도 생기지 않을까 염려가 되네요… 암튼 무지 땡기는 조건이기는 합니다…ㅎㅎ

    • 2007년 11월 1일
      Reply

      아마 두 개나 세 개의 서비스를 묶어서 좀더 싸게 내놓지 않을까 합니다. 그때 고려해보시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합니다. ^^

  12. 슈켄
    2007년 11월 4일
    Reply

    인센티브라고 해봐야 얼마 되지 않기에 소니에 이익되는건 거의 없죠
    100%를 받는다고 처도 3년뒤 본전이 안되는게 어떻게 이익이 될수 있나요
    그냥 마지막 발버둥이라고 보는게 ^^
    빨리 싸게 풀리면 좋겠네요

    • 2007년 11월 5일
      Reply

      아.. 소니가 공짜로 뿌린다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KT가 적정한 가격에 구매해서 뿌린다는 게 골자였습니다. 그래도 3년에 적정한 이용료의 인센티브라면 한국에서 손실은 좀 줄일 수 있을 듯 합니다만..

  13. 2007년 11월 10일
    Reply

    이렇게 댓글이 많은 것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 때문이겠네요. ㅎ

    메가TV는 서비스 컨텐츠의 질과 양에 승부가 걸린 것 같네요.
    지금도 수많은 TV들이 날고 기고 하고 있으니 말이죠..
    (개인적으론 너무 많다라는 생각이..)

    PS. 플스3만 보면 그란투리스모 영상이 머리 속을 지나가서 말예요..(먼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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