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요금제, 재설계해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지금 LTE 가입자는 늘고 있지만, 상대적인 불만도 가중되고 있다. 그 이유를 모아 보면요금 대비 데이터 용량이 적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아마도 이전 무제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3G에 비하면 용량 제한이 있는 것도 문제일 것이고, 또한 무제한 요금과 비교를 할수록 같은 요금제에 비해 턱없이 데이터 용량이 적다고 보일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제 LTE를 쓰는 이들 입장에서 볼 때 요금에 비해 데이터가 적은 것은 분명하다는 점이다.


LTE 데이터를 설계하는 입장에서 보면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적당하게 설계를 했다고 믿고 있을 것이다. 특히 과거 3G와 비교했을 때 더 혜택을 주는 것인 만큼 다양한 경로를 통해 그 저항이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이 정도 저항은 있을 수 있다고 봤거나. 그런데 현실은 그 반대거나 더 저항이 커질 것 같다. 특히 용량 제한이 있었던 초기 3G 요금제보다 더 큰 저항이 예상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왜 그럴까?


모든 이동통신 요금제는 실제 이용량을 분석해 만든 것이 아니다. 이용 환경을 가정하고 변수를 대입해 만든다. 이 변수들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지만, 꽤 복잡하고 어렵다고 한다. 한마디로 ‘이통사, 지들만 아는 정보’다. 이를 이용해 데이터를 소비하는 이용자 관점에서 필요한 양을 분석한 게 아니라 망 관리의 측면에서 요금이 결정한다. 어쨌거나 사용성을 추론하고 이를 시뮬레이션한 결과이기 때문에 실제 이용할 때의 변수를 최대한 반영하더라도 어딘가 허점은 남기 마련이다.


그렇더라도 3G 시절의 경험이 있어 시뮬레이션의 변수가 훨씬 더 정교해 졌을 텐데도 이용자들이 LTE 요금제를 향한 볼멘 목소리가 더 세진 것은 소비 시간에 비해 데이터가 적어서다. 즉, 3G와 LTE가 같은 작업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소비하는 시간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소비에 필요한 대기 시간이 짧아졌다.
 
이는 같은 시간에 소비할 수 있는 데이터량이 다르다는 것이다. 시간 대비 소비량이 늘었는데, 요금이나 데이터 용량은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3G에서는 1분 동안 1개의 유투브 동영상을 본다면 LTE에서는 같은 시간에 1개 이상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동영상을 재생하는 시간은 같더라도 3G보다 LTE 속도가 더 빨라 스트리밍 준비 시간이 짧고 중간에 멈춤이 없어져 다음 컨텐츠를 소비하기 위한 시간이 훨씬 짧으므로 이용자는 같은 시간에 좀더 많은 컨텐츠를 소비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용자 입장에서는 시간 대비 소비하는 데이터가 더 늘어난 상황인데, 이전 3G와 별반 차이 없는 LTE 데이터 요금제로는 당연히 부족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LTE 요금제가 이런 변수를 감안했고 더 싸게 쓸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주장할지 몰라도 실제 이용 현실을 대입해 보면 그 주장을 인정하기 어렵다. 사실 올인원이 아닌 순수한 3G의 2GB 데이터와 LTE의 3GB 데이터 요금제를 비교해보면 요금당 데이터는 11% LTE가 더 많고 데이터당 요금은 11% 정도 LTE가 싸지만, 이러한 이통사들의 논리는 실제 LTE를 쓰고 있는 이용자들의 심리적 저항을 무너뜨릴 만큼 합리적이지 못한 것일 수밖에 없다.


아마 이러한 이야기들도 예상했을 것이다. 어차피 어떤 요금제를 내놔도 누군가는 비싸다고 말할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요금제를 비싸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어떤 요금제가 됐던 실제로 이용하는 데 있어서 합리적이어야 납득이 된다는 것이다. 논리적으로는 분명 LTE가 더 싼데, 왜 소비자들은 더 비싸다고 말할까? 이용자들이 어떻게 소비하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요금제니까 그런 것이다.


하긴, 책상 머리에 앉아서 계산기 두드려가며 설계한 요금제가 얼마나 소비자를 위한 것이겠나.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9 Comments

  1. 2011년 12월 2일
    Reply

    최소한 3G에 비해 무제한 요금제 없어진 것에 대한 대응되는 요금제가 있어야 할텐데
    그렇지 못하니 이런 불만이 생기는 것이겠죠.

    • 칫솔
      2011년 12월 10일
      Reply

      무제한에 대응되는 것이라면 역시 무제한일까요? ^^ 여튼 소비 패턴에 대한 감이 전혀 없는 요금제인 것은 분명하니 머지 않아 재산정될 것이라고 봅니다.

  2. 2011년 12월 3일
    Reply

    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최소한도 에그 정도의 데이터 트래픽은 줘야..

    • 칫솔
      2011년 12월 10일
      Reply

      에그 30GB 기준이면 거의 무제한에 가깝죠. ^^

  3. 2011년 12월 4일
    Reply

    저 변수들은 “통신사의 이득에 효율적인” 이라는 전제만 붙겠죠
    소비자에게 편리하고 유리한 은 아닐테니까요

    그래서 내부자료로만 일반에게 알려지지 않은 변수이겠죠? ㅋ

    • 칫솔
      2011년 12월 10일
      Reply

      어차피 외부에 알려진다고 해도 합리적인 기준일 수는 없을 겁니다. ^^

  4. 2011년 12월 16일
    Reply

    국내 LTE 가입자가 곧 100만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KT를 제외한 LGU+와 SKT 가입자만 합해서 100만을 넘길 것이라고 한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2G 주파수 회수 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KT에게는 더욱 초초한 뉴스다. 4G LTE 서비스에 대한 SKT와 LGU+의 입장은 광고로 잘 드러난다. 특히 SKT는 LTE 서비스 주도권을 잡기 위해 상당한 물량 공세로 광고를 집행했다. KT에 비해 상대적으로 Wibro에 대한 투자를 소극..

  5. LTE 마케팅과 홍보가 지나치게 과열되긴 과열되나보다. 이제 기사 제목으로 3G 종말과 같은 자극적인 표현도 보이는 걸 보니… LTE 에 대한 이통사와 제조사의 전폭적인 마케팅과 맞물려 최근 KT의 2G 종료껀까지 있다보니 그런 표현으로 자극하기 쉬운 때이긴 하다. 일반인이 보면 정말 온통 LTE를 외쳐대니 2012년은 아니더라도 3G가 금방이라도 2G처럼 종료될것 같은 기분을 줄 것 같다. 3G 종료? 3G폰 종말? 뭐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년부..

  6. 안녕하세요. 부쩍 추워진 목요일 저녁입니다. 오늘은 LTE에 대한 마지막 살풀이를 하고자 합니다. 2011/12/06 – 가난한 자의 WiFi, 부자의 LTE. 4G는 누가 주도할 것인가? 저는 LTE 등장에 대해 매우 반가워했습니다. 3G보다 이론상 수십배 빠른 속도가 다운로드 기반이었던 모바일 시장을 스트리밍기반으로 바꾸지 않을까 생각해서입니다. 특히 유료음원시장이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보통 음원사이트에서 노래를 무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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