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시대에 접어들면서 통신 시장을 향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쌓여가는 중입니다. 이통사가 최슨 스마트폰을 앞세워 강제로 LTE를 밀어붙이는 까닭에 통신망 선택의 다양성을 누릴 수 없게 됐으니까요. 특히 국내 이용자들 중 일부는 이러한 단말기를 3G에서 쓰고 싶은데 쓰지 못하는 사실에 적지 않은 불만을 갖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3G로 쓸 수 있는 최신 단말을 외국에서 들여오는 이가 적지 않은데, 사실 국내에 출시된 거의 모든 LTE 스마트폰을 3G로 쓸 수 있는 불편한 진실이 있습니다.
LTE 단말은 LTE만 되는 게 아니다
지금의 LTE 단말은 3G에서 쓸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3G가 기본으로 작동하고 그 위에 LTE가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맞겠지요. 지금까지 출시된 모든 LTE 단말기는 LTE와 3G 모듈을 함께 싣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의 망 작동 원리로만 보면 원칙적으로 3G만 쓰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닌 것이죠.
하지만 원칙대로 살 수 없는 현실입니다. LTE 단말을 공급하고 있는 국내 이통사는 단말에 내장된 3G 기능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온갖 수를 쓰고 있으니까요. 첫 번째, 단말의 통신망 선택을 없앴고, 두 번째, 3G 개통을 막았으며, 세 번째, 3G로 쓰던 USIM을 막으려 무던히도 애썼습니다.
이미 LTE 단말기의 통신망 선택 불가 문제는 ‘LTE 스마트폰의 망 선택 옵션은 왜 막았나?‘에서 언급했으므로 긴 글은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이와 관련한 단말의 문제를 하나 더 언급하자면, LTE 단말이 그냥 LTE를 쓰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많은 것이 아니라 3G 신호 위에서 LTE 신호를 찾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더 늘어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용자가 어떠한 상황에서든 자동으로 망 체크를 하지 못하게 막을 수만 있다면 지금 LTE 단말은 지금보다 훨씬 더 긴 배터리 시간을 보여줄 것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이통사의 LTE 단말을 포함한 영업 정책이므로 단말을 함께 구입하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큰 문제라 보긴 힘들 겁니다. 하지만 단말만 따로 사서 3G로 개통하고자 하는 이용자에게 선택권이 없다는 것인데, 이는 세 번째 문제와 겹치기도 하니 아래에 이어서 이야기를 정리하겠습니다.
LTE를 3G로만 쓸 수 있는 유일한 방법
갤럭시 노트 LTE 단말을 3G로 쓰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 LTE 단말에 지금 쓰는 3G USIM을 꽂으면 작동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모양인데, 이를 제대로 해본 사람이 없는 데다 이통사에서 3G 개통을 안해주는 상황이라 많은 오해가 쌓인 듯 하더군요. 지금 이를 바로 잡겠습니다. 3G 모듈이 내장된 국내 LTE 단말은 당연히 3G로 쓰지 못할 이유는 없고, USIM 이동성에 따라 이를 차단할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에 3G로도 쓸 수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더군요.
올해는 이미 개통된 단말에 이용자가 쓰던 USIM을 꽂으면 곧바로 쓸 수 있는 USIM 이동성이 어느 정도 알려진 상황입니다. 이를 이용하면 국내에 나온 갤럭시 노트 같은 단말을 3G로 쓸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몇 가지 조건은 있습니다. 반드시 한번 개통된 이력이 있어야 하고, 다른 이통사로 USIM 이동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SKT용 갤럭시 노트 LTE나 옵티머스 LTE를 KT에서 쓰고 싶을 때, 일단 개통한 단말은 다른 이통사의 USIM을 꽂고 두 번만 끄고 켜면 단말 정보가 이동해 다른 이통사에서도 작동합니다. 물론 APN을 설정해야 3G가 되므로 아래 값을 APN을 등록해야만 하지요. APN 설정을 하려면 ‘설정’ -> ‘무선 및 네트워크’ -> ‘모바일 네트워크’ -> ‘액세스 포인트 이름’으로 들어가 메뉴 버튼을 누르고 추가를 눌러 입력하면 됩니다.
이름 : KT
APN : alwayson.ktfwing.com
MMSC : http://mmsc.ktfwing.com:9082
MCC : 450
MNC : 08
이렇게 하면 LTE 단말이라도 다른 이통사의 3G 신호만을 알아채므로 3G 전용 단말로 쓸 수 있습니다. 통화도 이상 없고, 인터넷도 잘 됩니다. 단지 국내 SKT LTE 단말은 SKT MMS를 실었으므로 MMS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같은 이통사 안에서 USIM 기변 불가능, 정책 위반 따져야
SKT에서 KT로 이동하는 것처럼 LTE 서비스를 하지 않는 다른 이통사로 단말 이동은 쉬운 반면, SKT 3G USIM을 SKT LTE 단말에 꽂아 USIM 기변을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SKT 3G USIM을 꽂으면 새로 개통해야 하는 미개통 폰으로 인식하니까요. 실제 LTE로 개통(표준 요금제)했던 옵티머스 LTE에 올인원54로 가입해 쓰고 있는 3G USIM을 꽂았을 때 정상적인 단말로 인식이 되지 않았습니다.
얼핏 LTE로 개통한 단말이므로 3G 개통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고 하겠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결론을 내릴 수 없습니다. 앞서 KT로 3G USIM 기변은 가능했기 때문에 USIM 기변은 불가능한 게 아닌 것을 확인했으니까요. 3G와 4G의 세대간 USIM 변경이 불가능한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는데, 표준 요금제로 가입한 4G USIM을 3G 단말에 꽂아서 USIM 기변을 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갤럭시S2 HD LTE 개통하며 알게된 USIM/번호 이동 총정리)했으므로 그런 이유는 아닐 것입니다.
결국 통신사 내부 정책에 따라 USIM 기변을 막은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같은 통신사 내에서 USIM 기변을 막은 행위는 USIM 중심의 통신 시장 정착을 적극 유도하는 방통위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사안입니다. 특히 표준 요금제로 개통된 개통한 LTE USIM만 3G로 자유롭게 기변할 수 있는 상황도 USIM 기변의 기본 취지에서 벗어난 행위이므로 이용자 피해가 없도록 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OPMD 쓸 수 있지만, 망 안정성 떨어져
지금 나와 있는 LTE 단말은 3G에서 개통한 OPMD를 꽂아서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LTE가 되는 지역에 들어갔을 때 쓰기가 곤란하더군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가끔 LTE 망이 잡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3G로 계속 끊어졌다 붙었다를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머니 투데이에서 보도한대로 OPMD를 꼈을 때 LTE 신호가 잡히는 것은 망 안정화가 되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 아주 잠시 일어나는 버그 같은 현상일 뿐, 어지간해서는 LTE로 잡히지도 않습니다. 그것을 보고 좋아라 할 필요는 없고요. 오히려 3G 연결이 매우 불안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LTE 서비스 지역에서 3G OPMD를 꽂고 쓰다보면 3G 망에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니까요. 그러는 동안 박대리의 가출 속도는 우사인 볼트를 따라잡을 기세지요.
결과적으로 단말기로부터 정보를 받은 망 관리 체계에서 OPMD 정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 당분간 OPMD로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만약 LTE를 자동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WCDMA만 잡아서 쓰는 망 선택 옵션이 있었다면 OPMD를 안정적으로 쓸 수 있겠지만, 망 선택 옵션을 제거한 현재 상황에서는 매우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3G USIM 기변, 불안한 OPMD 연결성 등 LTE를 개통하고 여러 단말에서 각종 실험을 해보면서 많은 사실을 알게 됐는데, 정말 생각지도 못한 교묘한 덫들을 본 것 같습니다. 그 덫은 모두 이용자가 겪는 불편으로 이어지겠지요. 그렇다고 LTE 서비스를 하지 말라는 소리 같은 거 안 합니다. 이왕 하는 거 서로 불편 없이 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데.. 이렇게 문제를 찾아내 글을 쓰면 손가락만 아픈데… 말이지요.
덧붙임 #
1. 지난 번 ‘LTE 스마트폰의 망 선택 옵션은 왜 막았나? ‘글을 보고 스포츠 서울 기자가 이런 기사를 쓴 것 같은데, 소스 안 밝히고 나머지 취재해서 기사 쓴 건 이해한다쳐도 내가 독일까지 날아가서 찍어온 사진까지 무단 도용하고 워터마크까지 지워서 내보내는 버릇은 어디서 배우신 건지? 내가 아는 이 바닥 기자라면 그러려니 이해하는데, 내가 모르는 이 바닥 기자, 그 사진 쓰고 싶다고 허락 받은 적 있소?
2. 이 글 이후에 LTE 단말에서 3G를 차단하는 꼼수는 더 안봤으면 좋겠군요.
머.. 요즘 기자들은 발로 안뛰로 손으로 뛰자나요 ㅋㅋ
블로그 일기 적은것도 기사로 만드는게 요즘 기자들이라서요.. 에효~
그저 이번 일로 끝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런 일을 반복하면 그 윤리를 의심해야겠지요.
통신사의 꼼수는 결코 우습게 볼게아닙니다. 내년 블랙리스트제도 시행을 앞두고 분명 통신사들이 어떻게하면 기득권을 최대한 지켜낼수있을지 골몰하고있을겁니다 그 과정에서 참 기형적인 제도가 생겨나겠죠 방통위는 과연 저 문제를 인지하고있는건지, 해결할 의지가있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내년에 아이폰5가 lte/3g듀얼모드로 출시되면 국내 통신사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기대됩니다
방통위에 관련 사항을 전달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이 문제를 지적하겠습니다.
기사를 만들어낼 능력이 안되면… 허락이라도 구하던지…-_-;; 그 기자 참..
한번 개통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공 단말을 구할 수 없는 일반 유저들은 네트워크 선택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죠. 이미 LTE요금제로 개통을 했을테니… ㅠㅠ 저역시 노트를 LTE요금제로 개통 했지만 계속 와이브로로 물려서 사용하는중이고.. 여튼! 3G만 사용할 수 있도록 청원이라도 해야 할까 봅니다.. 흑…
3G로만 쓰지 못하게 막는 현실도 문제지만, 있는 정책마저 무시하는 것은 더 큰 문제인 듯 싶어요.
OPMD로 LTE는 바라지도 않고, 3G만 사용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런 바람이 이루어질 날이 오겠지…
LTE와 3g접속 옵션은 기기에서 셋팅하지 않으면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충분히 가능한데, 막아놓은 상태라… USIM에 따라 망선택 접속이 안된다면, 해외의 USIM을 쓴다면 3g던 뭐던 LTE에 붙을것 같은…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8&aid=0002676987&sid1=001
이런 기사가 올라왔네요.
그 기사대로 OPMD는 붙지만 매우 불안정해서 쓰기 어렵습니다. 배터리 소모만 더 재촉할 뿐이지요. ㅜ.ㅜ
화려한 수식어란 수식어는 다 달고 4세대 이동통신인 LTE가 출발한지도 벌써 4개월이 지났습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통해 벌써 80만이 넘는 사용자가 LTE로 넘어가고 LTE를 아직 도입하지 않은 KT는 LTE 서비스를 위한 대역을 확보하기 위해 2G 서비스를 조기 종료하려다 법원에 의해 중지당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이통 3사는 모두 함께 손을 잡고 젖과 꿀이 흐르는 LTE 나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 사..
한국의 이동통신사의 수익구조는 외곡되어있습니다. 모 컨퍼런스에서는 국가에서 휴대폰 요금 낮추라고 할때, 혹은 카카오톡같은 IM의 등장으로 이동통신사의 수익모델이 위협을 받고 있고,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고 말을 합니다. 네. 그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이동통신사가 어떻게 비효율적으로 경쟁을 해왔으며, 그 피해자가 누구였고 누구를 배불렸는지를 생각하
최근에 취해진 조치인 것 같은데…LTE 단말기 SKT에서 KT로의 유심기변 막아놨네요..-_-;;
KT로 따로 등록해서 사용하셔야 할 듯합니다…
제보 고맙습니다. 단말이 회수되는 대로 확인해보겠습니다~
방통위에 관련 사항을 전달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이 문제를 지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