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 않아 적응하게 될 클라우드 PC

스마트폰을 들고 오늘 날을 살고 있는 세대들은 한 때 붙박이장을 몇 개 붙인 것보다 훨씬 컸던 컴퓨터의 존재를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하긴, 컴퓨터 진화에 관한 역사는 꼭 알아야 할 대수로운 사건이 아닐 수도 있다. 단지 거대했던 컴퓨터를 줄이고 줄여서 개인이 사무실에서, 또는 집에서, 학교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된 순간을 새로운 산업혁명의 출발점으로 인정받고 있고, 개인용 컴퓨터(Personal Computer)라는 폼팩터의 진화와 아울러 인터넷의 결합으로 지난 40여 년 동안 사회와 우리의 삶을 바꿔 놓았다는 것은 지금 뿐 아니라 미래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처럼 PC는 시대의 발전과 요구에 따라 형태와 성능을 끌어 올려왔지만, 우리가 컴퓨터로 일을 처리하는 컴퓨팅을 위해 굳이 물리적으로 커다란 컴퓨터를 갖고 다니지 않을 지도 모른다. 물론 지금도 일부는 물리적인 PC를 거의 쓰지 않는다. 스마트폰만으로 여러 가지 컴퓨팅을 할 수고 있고, 더 가볍고 좀더 큰 화면의 제품으로 변신 중이라서다. 그럼에도 아직 스마트폰 만으로는 그 이전의 강력한 성능의 일은 할 수 없기에 PC를 함께 쓰고 있으나 이를 대체할 컴퓨팅 기술 역시 계속 진화하고 있다. SKB가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클라우드 PC’도 그런 맥락에서 출발하고 있다.

네트워크로 강력한 성능을 전송하는 클라우드 PC

따지고 보면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PC는 프로세서와 램, 저장 장치,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같은 컴퓨팅을 위한 부품과 소프트웨어 집합일 뿐이다. 간단한 인터넷 작업을 위한 PC부터 게임을 위해 고성능 프로세서와 그래픽 카드를 탑재한 게이밍 및 편집용 PC까지 성능의 차이는 있을 지라도 목적에 맞는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것은 동일하다. 결국 이용자에게 PC에 버금가는 컴퓨팅 자원을 대체하는 그 무엇을 제공한다면 굳이 공간을 차지하는 PC를 쓸 이유도, 한꺼번에 많은 비용을 들여 PC를 살 필요도, PC의 정보를 도난 당할 걱정도 덜 하게 될 것이다.

굳이 PC를 사지 않아도 서버에 가상의 PC를 구성한 뒤 네트워크를 통해 접속하면 언제든지 PC를 이용할 수 있다.

PC를 대체하는 다른 유형의 컴퓨팅 자원을 찾으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클라우드 PC가 그에 어울리는 답이라고 말할 수 있다. 클라우드 PC는 CPU와 램, 저장 공간, 운영체제 및 소프트웨어 등 이용자가 작업에 쓸 컴퓨팅 자원을 클라우드 서버에서 가상으로 구성하는 PC다. 실제 책상 옆이나 위에 놓아두는 물리적인 PC가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서버에 올려 놓은 컴퓨터인 셈이다. 이러한 방식의 컴퓨팅을 클라우드 PC 또는 가상 데스크톱 인터페이스, 클라우드 플랫폼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부르는데, 실제 PC처럼 운영체제가 작동하고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그저 이용자의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네트워크에 연결된 장치만 있으면 클라우드 PC의 컴퓨팅 파워를 끌어와 더 강력한 작업을 할 수 있다.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어야 컴퓨팅 자원, 그러니까 PC를 불러올 수 있다는 조건이 붙지만 그래도 클라우드 PC를 쓰는 장점은 여럿이다. 무엇보다 이용자가 쓰는 PC를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면 어디라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무실이나 집에 있는 진짜 PC도 설정에 따라 외부에서 접속할 수 있지만 여러 보안 위협에 쉽게 노출되는 반면, 클라우드 PC는 보안 측면에서 훨씬 강화된 관리를 받으므로 좀더 안전하다. 또한 이용자는 클라우드 PC의 컴퓨팅 자원을 필요한 만큼 구성할 수 있고, 이용 시간 또는 기간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데, 몇 년마다 새로운 PC로 업그레이드 필요성도 없는 만큼 PC 구매 및 유지 관리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클라우드 PC의 구성, 성능은 어디까지?

클라우드 PC는 가상으로 만든 PC다. 하지만 이용자가 집이나 사무실에서 쓰는 PC처럼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를 독립적으로 쓸 수도 있고, 단지 작업을 위한 프로그램만 실행할 수도 있다. 이것은 전적으로 이용자가 어떤 목적으로 쓰느냐에 따라 클라우드 PC의 환경과 성능을 고를 수 있다는 뜻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작동하는 태블릿 PC에서도 앱을 실행한 뒤 클라우드 PC에 접속해 설치한 프로그램과 저장한 데이터를 불러와 계속 작업할 수 있다.

윈도 같은 운영체제를 직접 설치하고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일반적인 PC처럼 쓰고 싶을 때 ‘가상 머신’이라는 에뮬레이션을 쓴다. 가상 머신은 여러 개의 코어로 작동하는 CPU의 일부 코어와 램, 저장 공간 등 일부를 묶어서 가상의 PC를 구성한다. 예를 들어 10개의 코어를 가진 서버 CPU에서 코어 2개를 할당 받은 가상 머신은 마치 2코어로 작동하는 PC가 되는 셈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시스템의 램과 저장 공간도 조금씩 묶어서 하나의 PC를 만든다.

가상 머신은 하나의 독립된 PC이므로 이용자가 직접 시스템을 설정하거나 운영체제 및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다. 단지 서버에서 PC를 구성하므로 직접 부품을 꽂을 수 없아 업그레이드 할 수 없을 뿐, 나머지 사용성은 PC와 똑같다. 다만 서버에서 만드는 가상 머신의 수만큼 PC를 늘릴 수 있는 효과가 있고, 이는 PC 구매와 관리 비용을 줄이려는 IT 부서에서 눈여겨 보는 부분이다.

PC 게임이나 콘솔 게임도 클라우드를 통한 가상화를 통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으면 플랫폼에 상관 없이 모든 장치에서 즐길 수 있다.

가상 머신이 완전히 독립된 PC라면 컨테이너 방식은 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하거나 배포하는 환경만 쓸 수 있다. CPU나 램, 저장 공간과 더불어 운영체제, 그 밖의 바이너리와 라이브러리까지 모두 독립적으로 쓸 수 있는 가상 머신과 다르게 컨테이너 방식에서는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실행할 수 있게 여건만 만들어 뒀다. 비록 이용자가 직접 PC처럼 관리하지 못하는 것을 빼면 같은 서버에서 프로그램을 쓰는 이용자의 데이터는 따로 보관되고, CPU와 램 같은 자원을 따로 나누지 않으므로 더 많은 이용자와 함께 쓸 수 있는 성능을 낼 수 잇다.SKB는 이 컨테이너 방식을 이용한 클라우드 PC를 구현했다.

클라우드 PC는 결국 클라우드 서버의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그 성능도 클라우드 서버의 구성에 영향을 받는다. 클라우드 서버의 역량에 따라서 성능은 달라지는 셈인데, GPU에 기반한 그래픽 렌더링이나 영상 작업에 필요한 성능을 보완하기 위한 GPU 가상화도 쓰이고 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클라우드 게이밍도 GPU 가상화의 한 예다. 이용자의 PC에 게임을 설치하지 않고 클라우드에서 실행한 게임을 원격으로 실행하고 그 결과를 스트리밍하는 것으로 개념은 클라우드 PC와 거의 비슷하다. 대표적인 클라우드 게이밍으로 엔비디아의 지포스 나우가 있으나 올해 안으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도 관련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언제나 연결된 세상에서 자유롭게 쓰게 될 PC

우리는 추억을 남기고, 어떤 기록을 위해 사진을 찍고 있다. 그런데 사진을 찍는 행위는 이미지를 기록하는 기술이 보급된 이후부터 불변하지 않았고, 기술과 도구의 발전으로 더욱 증가했다. 카메라도 어느 순간 들고 다닐 수 있을 만큼 작아졌고, 사진 기술의 중요한 대명사였던 필름이 사라졌으며, 이제는 손안의 장치로 누구나 사진을 찍은 뒤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한다. 수단만 바뀌었을 뿐 사진을 찍는 일은 오히려 줄어들기보다 더 늘어났다.

어쩌면 PC의 미래도 이와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앞으로도 우리는 PC에 기반한 작업을 계속할 것이다. 단지 전통적인 모양새를 지닌 PC에서 그 일을 계속할 지는 알 수 없을 뿐.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세상이라면 꼭 우리 곁에 PC를 두지 않더라도 그 일을 할 수 있는 있는 컴퓨팅 시스템에 언제든지 접속하게 될 테니 말이다. 클라우드 PC는 그런 세상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날 수 있는, 이제 눈 여겨 봐야 할 기술이다.

덧붙임 #

이 글은 SK브로드밴드 블로그에 기고한 글이나 편집 이전의 글로 기고된 내용과 일부 다를 수 있음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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