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메시의 올바른 사용 설명서를 보여준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

‘여기서 3월 2일부터 4일까지 열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상 이벤트에 등록하세요’.

2월 24일 갑작스럽게 뜬 알렉스 키프만(Alex Kipman)은 이 트윗 하나가 작은 기대를 갖게 했다. 3월 2일부터 4일까지 열리는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는 소비자보다 IT 업계에 필요한 메시지를 내놓는 행사지만, 이 행사를 가상 이벤트로 진행한다는 것만으로도 변화를 예고했던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그나이트의 가상 이벤트 형식을 곧바로 공개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17년에 인수한 소셜 VR 서비스인 알트스페이스VR에서 기조 연설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알트스페이스VR은 수많은 이들이 가상 공간에서 만나 대화하고 놀이를 즐기는 소셜VR 중에 하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인수 후에도 이 플랫폼을 행사에 거의 활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수많은 업계 관계자가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에 알트스페이스VR을 활용하기로 했다는 것은 어떤 준비가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알트스페이스VR에서 이그나이트 기조 연설을 위해 참가 등록 및 마이크로소프트 계정 연동 등 약간의 사전 작업을 미리 해놓은 뒤 행사가 열리는 시간에 앞서 알트스페이스VR에 접속했다. 알트스페이스VR에 들어간 이그나이트 행사 공간은 심해 속에 만든 가상 컨퍼런스룸으로 유리 창 밖으로 크고 작은 물고기가 헤엄쳐 다녔다. 다만, 컨퍼런스 룸마다 20~30명 정도가 들어가는데, 이날 행사 중간 확인한 알트스페이스VR 참석자 수만 2천300명개가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100개 안팎의 컨퍼런스 룸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그나이트 행사가 열릴 공간은 중앙에 넓은 무대가 있고 참석자는 3단 높이로 된 관객석에서 그 무대를 바라보는 구조였다. 가상 공간 참석자들은 그 무대의 어느 위치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과 대화를 할 수도 있었는데,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다 보니 사적 소통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윽고, 행사가 시작되고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의 영상이 펼쳐졌을 땐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널직한 무대 앞에서 재생되는 대형 2D 영상은 PC 앞에 앉아 느긋이 볼 수 있는 영상으로 굳이 VR 공간에서 볼 이유를 느끼지 못한 탓이다. 물론 그의 메시지는 중요하지만, 형식이 메시지를 뒷받침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하지만 30분이 지난 뒤 홀로렌즈 2를 쓴 알렉스 키프먼이 무대 위에 나타났다. 그는 2D 영상이 아니었다. 또한 알트스페이스VR에서 활동하는 데 필요한 만화 같은 3D 아바타도 아니었다. 볼류메트릭으로 캡쳐된 3D 실물로써 그 무대에 오른 것이다. 실제 아바타의 세계에서 보는 실제 사람이 나타난 것도 신선하지만, 온라인이 아니라 대규모 시설에서 진행되는 컨퍼런스보다 훨씬 가까운 위치에서 발표를 보는 것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기도 했다.

무엇보다 매 발표마다 내용에 맞게 가상 공간에 변화를 주고 효과를 주는 것은 기존 컨퍼런스에서 경험하기 어려웠던 부분이다. 대형 스크린에서 다양한 배경으로 전환하고, 가끔 영상 자료를 띄우는 기존 형식과 다르게 뮤지컬처럼 공간을 장식을 필요에 따라 바꾸거나 발표자의 뒤가 아닌 앞에 움직이는 3D 모델을 불러오고, 홀로포테이션하는 볼류메트릭 모델과 아바타 모델이 공존하며 그 역동성을 부여한 것은 컴퓨팅으로 그려낼 수 있는 가상 공간이 갖는 이점을 잘 활용한 부분이다.

어쩌면 가상 공간 프레젠테이션의 표본으로 손꼽을 만한 이번 이벤트를 위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상당한 공을 기울였음은 이 공간에 들어가 본 이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하고도 남을 일이다. 가끔 시스템의 문제로 로딩이 살짝 지연되거나 맨 마지막에 참여자들이 참여하는 태양의 서커스 공연의 진행이 매끄럽지 않은 점을 빼면 가상 현실와 증강 현실을 아우른 혼합 현실 디지털 쇼는 말 뿐이 아닌 제대로 된 희망을 보여줬다.

이런 환상적인 행사를 열 수 있던 핵심은 마이크로소프트 메시(Microsoft Mesh)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메시는 물리 공간과 가상 공간의 경계를 초월해 두 공간적 요소를 이용자의 세계에 투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다. 이용자가 클라우드와 엣지 디바이스를 활용해 현실이나 가상 공간 어디에 있든지 다른 공간의 이용자와 즉시 연결하고 협업할 수 있는 혼합 현실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메시는 애저 기반의 개발자 플랫폼과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메시 가능 앱들, 그리고 이를 응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 지원 부분으로 구성된다. 개발자들이 애저 클라우드 환경에서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이나 애저 액티브 디렉토리를 이용해 권한이 부여된 사용자 계층을 위해 필요한 요소를 제공하는 환경을 구축하고 메시 앱을 통해 배포하면 이를 사용자의 다양한 컴퓨팅 디바이스를 통해 경험하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수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이용할 때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능력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용자를 인식할 수 있는 몰입감 높은 3D 존재, 실계 세계에 대한 이해가 가능한 공간지도, 3D 장면 및 모델에 대한 홀로그램 렌더링, 다중 사용자 동기화처럼 상업적 또는 개별적 공간에 참여한 이용자들이 시간이나 그래픽의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높은 수준의 처리 성능을 제공한다.

개발자는 애저 기반 메시 개발자 플랫폼의 구조화된 서비스를 구현한 이후 알트스페이스VR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및 다이내믹 365, 그 밖의 파트너 앱에서 이를 올려 제공할 수 있다. 직접 혼합 현실 앱을 내놓을 수도 있고, 엔터프라이즈 기능이 추가된 알트스페이스VR에서 수많은 이들과 함께 경험할 수도 있다. 팀즈와 다이내믹 365는 차후 지원될 예정이다.

이용자는 마이크로소프트 생태계와 호환되는 혼합현실 장치를 통해 앱이나 서비스를 경험하게 된다. 홀로렌즈2 같은 AR 장치 뿐만 아니라 알트스페이스VR이 작동하는 여러 가상 현실 헤드셋, 그 외에 윈도 10 PC와 스마트폰 등 모바일 장치를 이용해 상호 작용을 할 수 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 기조 연설 초반에 메시가 마치 AR을 위한 도구처럼 비쳐지는 설명이 먼저 나온 부분은 오해를 낳기 쉬운 부분이다. 특히 3D 콘텐츠를 실제 세계의 개체에 맞추어 고정하는 애저 오브젝트 앵커를 먼저 소개한 부분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메시가 추구하는 혼합 현실 개발 플랫폼을 AR/VR의 융합적 차원보다 AR 쪽에 치중한 것처럼 보이도록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알트스페이스VR 안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메시의 직접 경험을 했던 이들은 그것이 AR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는 것으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 기조 연설 자체가 메시의 코어 플랫폼(이용자 인증, 소비자 및 상업용 그래프, 결제 및 비디오, 오디오 등 인프라스트럭처)과 4가지 메시 역량을 활용해 만든 공간형 콘텐츠를 가상 공간에 올렸고, 이용자들은 VR 헤드셋을 통해 마치 키노트 현장에 있는 것처럼 이를 볼 수 있던 것이었으니까.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기반 메시 개발자 플랫폼에서 만든 공간 콘텐츠를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로그인하는 알트스페이스VR에서 오큘러스 퀘스트 같은 대중화된 VR 헤드셋으로 경험한 것 자체가 실제 메시 플랫폼의 능력을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직접 알트스페이스VR에 들어가보지 않은 상태라면 메시를 쉽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그나이트 키노트에서 벤틀리 시스템즈나 토요타, 액센추어, 나이언틱 같은 기업 사례를 설명하면서 협업에 대한 부분을 지나치게 강조한 점이 어쩌면 메시에 대한 활용 범위를 좁힐 수도 있고, 메시 플랫폼의 존재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보였다.

개념이 다소 어려워 보이더라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라면 마이크로소프트 메시가 VR이나 AR 같은 기술이나 장치에 상관 없이 공간 기반 협업을 위한 개발 및 적용을 위한 도구를 모두 제공한다는 점이다. 어디에서 일을 하든, 게임이나 문화를 즐기는 공간이든 상관 없다. 어렵게 3D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지 않아도 익숙한 개발 환경과 응용 도구로 좀더 손쉽게 경험하도록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인 첫 환경은 지금까지 차기 컴퓨팅 플랫폼에 침묵하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비밀리에 잘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에 가깝긴 하다. 물론 이제 플랫폼을 공개한 것이므로 이를 기반으로 유의미한 결과물이 나오기까진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단지, 이그나이트 기조 연설 공간에 남아 있던 2천 명이 넘는 참석자 가운데 가상 공간이 갖춰야 할 문화적 방향성에 대한 힌트를 얻은 이들이 있다면 그 결과물은 좀더 빨리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힌트로 문화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메시이기 때문이다.

덧붙임 #

  1. 스킨 오류로 이 곳에 공개된 모든 글의 작성일이 동일하게 표시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2021년 3월 20일에 공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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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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