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19] 천태만상 스마트폰의 세계 (1)에 이어서
뒷태가 달라지다
스마트폰의 생김새가 비슷해지면서 앞에서 볼 때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른 것이 현실이다. 앞쪽 카메라나 센서의 구성으로 노치나 펀치 홀 등 여러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쓰이지만, 실제로 앞의 생김새 만으로 스마트폰의 차이를 느끼는 강도가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것을 부인하긴 어렵다.
아마도 이러한 이유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후면에 더 신경을 쓰도록 만드는 이유일 것이다. 스마트폰의 독특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후면에 변화를 주는 것이 이용자에게 가장 쉽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서다. 실제 통화를 하기 위해 귀에 스마트폰을 대면 다른 이들은 스마트폰의 후면을 볼 수밖에 없으므로 그 특징을 자연스럽게 노출할 수 있다.
일단 좀더 복잡한 색을 채택한 스마트폰이 늘었다. 기존 단색 위주의 색상에서 벗어나 빛에 따라 색의 미묘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색상을 가진 스마트폰이 흥미를 끈다. 바탕은 흰색이지만 외부 빛에 의해 미묘하게 달라지는 갤럭시 S10이나 역시 빛에 따라 다양한 색을 표현하는 샤오미 미9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아예 색상 대신 뒷면을 투명하게 만들어 내부 생김새를 그대로 드러낸 스마트폰도 있다. 사실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뒷면을 불투명하게 만들기 때문에 그 안쪽의 복잡함을 감추지 않는다. 이와 달리 뒷판을 투명하게 만들 경우 내부 설계를 훨씬 깔끔하게 정리해야 하므로 훨씬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으나 뒤판의 설계로 인해 확실히 다르게 보일 수는 있다. 이러한 변화를 보여준 스마트폰은 HTC 부스에 전시되어 있던 HTC 엑소더스 1과 샤오미 미9 투명판 등이다. 두 제품은 모두 뒤판을 투명하게 만들었지만, 그 안쪽이 지저분하지 않고 깔끔하다.
기괴하거나 혹은 톡톡 튀거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어떻게든 남들과 다른 스마트폰을 내놓기 위해 노력한다. 만듦새든 기능이든 간에 제조사의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특이한 형태라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품을 만들어 MWC에 내놓는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스마트폰은 늘 주목을 끌고 여러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는다는 점이다. 물론 판매 실적은 그 다음 문제다.
올해도 기괴하거나 톡톡 튀는 제품이 쏟아졌다. 먼저 에너자이저 모바일이다. ‘혹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전지 이름?’라는 의문이 들었다면 맞다. 그 에너자이저의 라이센스를 받아 스마트폰을 내놓았다. 에너자이저는 여러 종류의 스마트폰을 내놓았지만, 그중 가장 기괴한 것은 18,000mAh 배터리를 가진 에너자이저 파워 P18K 프로다. 모두 얇고 가볍게 만들겠다고 애를 쓰는 데 에너자이저는 반대로 했다. 엄청 두껍고 크다. 보조 배터리와 합쳐 놓은 셈인데, 한번 충전하면 최대 50일 동안 대기하고, 90시간 연속 통화, 48시간 연속 비디오를 재생할 수 있다. 우습겠지만, MWC19의 최대 화제작이다.
누비아의 웨어러블 폰도 기괴한 제품 중 하나다. 사실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는 스마트워치에 가깝지만, 어떻게든 다르게 만들고 싶었던 모양이다. 길죽한 4인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스테인레스 재질의 본체와 스트랩에 얹었는데, 전화 기능 뿐만 아니라 길 안내나 결제까지도 담고 있다. 다만 응용 프로그램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은 제한되어 있다.
노키아 9 퓨어뷰도 흥미롭다. 퓨어뷰는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되기 전 내놓았던 카메라 전문 폰의 이름이었다. 그 명맥을 잇는 제품이 노키아 9 퓨어뷰로 후면에 짜이즈의 광학 기술을 접목한 5개의 카메라를 넣었다. 광각이나 표준, 줌 같은 단순한 분류가 아니라 RGB 및 흑백, ToF 카메라 센서가 동시에 작동하며 최적의 품질을 잡아 내 DNG 형식의 로우 이미지로 저장한다. 사진 품질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스마트폰인 셈이다.
이 밖에도 소니는 플래그십 브랜드를 엑스페리아 1으로 바꾸는 동시에 21대 9 화면비의 4K OLED로 변화를 독특함을 강조했다. 이전보다 훨씬 단순해진 디자인에 소니 알파 카메라에 적용된 눈 자동 초점(Eye AF) 및 프로페셔널 영화 촬영을 흉내낸 시네마 프로 등 소니의 특징을 담으려 애썼다.
노치를 지우다
아이폰 X에서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 빠르게 보편화된 노치 디자인은 이번 MWC19에서 거의 사라진 양상이다. 아직 두꺼운 노치를 채택한 스마트폰도 일부 남아 있지만, 대체로 전면 카메라와 센서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핀홀 디스플레이와 물방울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형태를 채택한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
여기에 노치 디자인 뿐만 아니라 전면 카메라를 없애고 전면에 화면만 있는 스마트폰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스마트폰 전면에 화면만 보이게 하려면 가장 방해가 되는 카메라를 없애야 하는데, 전면 카메라를 숨기거나 혹은 완전히 없애는 다양한 방법을 쓰고 있었다.
먼저 전면 카메라를 없애는 방식 중 슬라이딩 방식을 채택한 스마트폰이다. 슬라이딩 방식은 화면 전체를 아래로 살찍 밀어서 내리면 아랫쪽 본체에 있던 전면 카메라가 나타나는 방식이다. 레노버 레노버 Z5 프로 GT와 미믹스 3가 슬라이딩 방식을 채택했다. 확실히 두 제품은 전면에 카메라가 없어서 깔끔하지만, 슬라이딩 구조를 채택하면 화면부와 본체 부분을 분리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기구와 공간이 생겨 조금 두꺼워지고 방수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또 다른 방식은 필요한 때만 전면 카메라를 꺼내는 방식이다. 팝업 카메라는 셀피 사진을 찍을 때만 본체에서 불쑥 솟아 올랐다가 필요하지 않으면 다시 들어간다. 따라서 전면 카메라가 보이지 않으므로 전면에 디스플레이만 남길 수 있고, 두께에도 영향을 미치지 ㅇ않는다. 팝업 카메라를 도입한 곳은 인도의 센트릭과 에너자이저 모바일, 그리고 소규모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만든 W6와 W8 등이다.
이외에 색다른 방법으로 전면 카메라를 없앤 스마트폰도 있다. 비록 MWC19에서 처음 공개한 것은 아니지만, 누비아 X는 팝업 카메라나 슬라이딩 방식도 아닌 후면 카메라가 있는 뒤쪽에도 세컨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실행한 여러 카메라 앱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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