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12] 프로젝터 삼킨 갤럭시빔, 쓸만할까?

이번 MWC에서 갤럭시노트 10.1과 함께 삼성이 내놓은 독특한 스마트폰이 바로 갤럭시빔입니다. 사실 이전에 이미 햅틱빔, 아몰레드빔 같은 프로젝터 폰이 있었고, i8520이라는 모델명의 갤럭시빔이 2010년 MWC에서 선보였던 터라 이번 MWC에서 공개한 갤럭시빔이 최초의 프로젝터 스마트폰은 아니지요. 2년 전 선보인 갤럭시빔의 후속 모델이라고 하는 게 좀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이번에 공개된 갤럭시빔을 더 기대하고 있는 이유는 새삼스럽지는 않아도 스마트폰으로서 가진 다양한 기능과 성능을 접목한 것에 주목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기대를 받고 있는 갤럭시빔의 성능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일반적인 부스 대신 별도 공간을 지정해서 전시를 하고 있더군요. MWC 전시 부스에서 갤럭시빔이 있는 곳은 따로 마련된 암실이었는데, 크기가 작고 설치된 갤럭시빔도 많지 않아 안쪽의 사람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들어가야 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스크린에는 갤럭시빔의 영상이 비치고 있더군요. 전시대와 스크린 사이의 거리가 1m 정도로 짧아서 화면이 좀 작았는데 30인치 쯤 되어 보이더군요. 프로젝터의 특성상 크기 조절은 스크린과 얼마나 떨어뜨려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50인치 크기를 만들려면 2m는 떨어져야 한답니다. 일반 50인치 TV를 보는 거리에서 비추는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암실에 참관객이 자주 들고나는 상황이라 계속 어두컴컴한 상황은 아닙니다만, 전체적인 밝기나 화질은 가볍게 보는 수준으로는 무리는 없어 보이더군요. 전문 프로젝터도 아니고 배터리를 써서 작동하는 휴대를 위한 피코 프로젝터의 성능과 비교해서 크게 뒤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3.5인치 LCD 화면의 해상도는 800×480이지만, 빔으로 쏘는 영상 해상도는 640×360 정도로 높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50인치에서 아주 작은 글자만 아니면 영상 화질이나 자막의 가독성을 해치진 않을 것 같더군요. 배터리는 2000mAh. 한번 충전으로 3시간 작동한다니 영화 한편 보는 정도는 무리 없을 듯 싶고요. 초점은 어느 정도는 자동으로 잘 맞고, 수동으로도 조절됩니다.

프로젝션 기능을 켜면 모든 영상이 빔을 통해 출력됩니다. 그 상태에서 사진을 찍거나 영화를 볼 수 있고 프로젝터 앱을 통해 좀더 다양한 기능을 쓸 수도 있습니다. 마우스 포인터나 화면에 그림을 그리는 기능, 단색만 표시하는 기능, 초점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고 있지요. 이 앱은 매우 중요한 기능을 담고 있지만, 약간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마우스 포인트 기능이나 그림 그리기 기능을 이 앱에서만 쓸 수 있다는 점이지요. 프레젠테이션이나 사진을 보면서 그 위에 마우스 포인트로 가리키거나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점은 아쉽습니다. 이 제품이 프로토타입이라 아마 앱이 개선될 것이라고 하니 좀더 기다려봐야 할 듯 합니다.

외형은 비교적 깔끔하고 독특하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형태의 문제보다 재질의 문제가 좀더 크게 다가오더군요. 너무 가볍고 장난스러운 느낌이 강하게 들어 조금은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원래 고가 버전으로 내놓을 계획은 아니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어느 나라에 실제 출시를 할 때 재질에 대해선 더 신경쓰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아, 갤럭시빔의 프로젝션 성능이 아주 뛰어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갤럭시빔은 배터리로 작동하는 피코 프로젝터를 스마트폰에 합친 수준이지, 이 크기에서 덩치 큰 프로젝터의 성능이 나오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니까요. 프로젝터를 갖고 갈 수 없는 곳이나 가볍게 컨텐츠를 즐기는 용도로 알맞지 이것이 모든 프로젝터를 대신하겠다는 욕심에 만들어 낸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겁니다. 더불어 갤럭시빔은 국내보다는 외국 이통 사업자들의 요구에 따라서 나온 것이어서 국내 출시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은 미지수라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