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코어를 이번 MWC의 큰 흐름으로 말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솔직히 말해 좀 재미없는 흐름이었습니다. 제품이 너무 적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쿼드코어 칩셋 업체, 단말 제조 업체 간의 경쟁이 보여야 재미가 있을텐데 그런 경쟁이 너무 적었던 탓이죠. 때문에 쿼드코어가 올해의 흐름이라는 데 동의하면서도 이번 MWC에서 쿼드코어가 주름잡았다거나 하는 등의 이야기에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울 듯 합니다.
쿼드코어가 물 위든 물 밑이든 경쟁을 통한 재미를 주지 못한 것은 아쉬워도 은근히 흥미를 자아낸 다른 분야가 있었습니다. 제게 MWC에서 나타난 재미있는 분야를 하나만 말하라고 한다면 ‘스마트폰 사진’이라고 말할 텐데요. 사진은 카메라가 달린 모든 스마트폰의 기본 기능이지만, 사진 때문에 괴물 같은 성능과 기능의 스마트폰까지 등장해 놀라우면서도 독특한 재미를 주더군요. 지난 해에 사진과 관련해 집중했던 제조사가 소니 밖에 없었다면 올해는 소니 외에 HTC와 노키아가 저마다 색다른 장점을 가진 카메라 기능을 들고 나온 상황입니다.
아마 사진 기능에 별다른 강점을 보인 스마트폰이 없었다면 올해 MWC에서도 소니의 신형 엑스페리아는 카메라가 좋은 스마트폰이라는 타이틀을 독차지 할 뻔 했습니다. 지난 CES 때 발표했던 엑스페리아 S는 이번 MWC에서도 부스 한쪽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 스마트폰은 1300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를 달고 나왔으니까요. 단지 화소만 높인 것이 아니라 종전보다 조금 더 큰 센서를 달았고, 좀더 어두운 상황에서도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이미지 처리 엔진의 성능도 강화했습니다. 더불어 엑스페리아 레이와 마찬가지로 싱글 렌즈로 3D 파노라마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요. 다만 조도가 낮은 상황에서 찍으면 얼룩이 눈에 띄는 데, 그렇더라도 전체적인 이미지를 크게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이 돋보입니다.
하지만 화소는 낮아도 상당히 흥미로운 사진 기능을 선보인 곳이 HTC입니다. HTC가 이번 MWC에 공개한 HTC ONE 시리즈의 카메라 기능은 충분히 관심을 끌만했으니까요. HTC ONE 시리즈 가운데 가장 고성능인 HTC ONE X의 카메라는 800만 화소. 엑스페리아보다는 500만 화소나 낮지만, 화소수를 능가하고도 남을 렌즈 밝기(f/2.0)와 아울러 둘러봐야 할 것 여럿 있었습니다.
그 중에 돋보이는 것은 연사 성능. 20장까지만 촬영을 제한하는 옵션을 끄고 촬영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최대 99장까지 연속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MWC의 HTC 부스 부근에서 촬영해보니 연사로 촬영할 때 랙이 전혀 없이 빠르게 찍더군요. 초당 다섯장씩 모두 800만 화소로 찍는 성능 만큼은 인정. 저장 속도도 연사로 촬영한 상황에 비해 그다지 느리게 보이진 않았습니다. 1초가 걸리지 않는 촬영 속도도 좋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연사 속도였지요.
더불어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동시에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보통 동영상을 찍을 때는 사진을 함께 찍지 못하지만, HTC 원 시리즈는 그렇게 할 수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꼭 필요했던 기능인데 잘 반영한 듯. 동영상과 함께 찍는 사진은 동영상을 캡쳐하는 게 아니라 따로 찍는 사진이므로 동영상 해상도보다 더 큰 사진을 찍습니다. HDR에 대해선 실제 확인을 못해봤으니 패스.
하지만 이곳의 하일라이트는 단연 노키아 808 프로토타입니다. 카메라를 얹은 건지, 카메라에 폰을 얹은 건지 헷갈린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화제를 낳은 심비안 폰이지요. 이 폰의 이미지 센서는 4100만 화소. 아직 DSLR도 이만한 화소수를 가진 것이 거의 없는데, 손바닥 안에 들어가는 작은 폰 안에 이미지 센서와 렌즈를 모두 넣었습니다. 실제 현장에 있는 직원들도 큰 DSLR을 갖고 다니는 참관객을 볼 때마다 “더 이상 그런 건 필요 없을거야”라면서 노키아 808에 자신감을 보이더군요.
일단 센서 크기와 렌즈부 크기가 다른 스마트폰과 확실히 다릅니다. 한쪽에 서 있던 노키아 직원이 보여준 이미지 센서와 렌즈부를 보니 다른 스마트폰에 비하면 상당히 큰 편이더군요. 쉽게 비교가 되는 수준입니다. 물론 똑딱이 카메라보다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휴대용 폰에 넣기에는 좀 큰 편이었지요. 때문에 노키아 808 퓨어뷰는 얇은 두께는 포기하고 손안에 꼭 쥐기 편한 형태로 작게 만드는 데 주력한 듯 했습니다.
실제 808 퓨어뷰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찍은 사진을 보니 정말 폰으로 찍었는지 의심이 들 정도의 세밀함을 보여주더군요. 작은 화면에 채워서 보는 사진은 다른 스마트폰과 비슷하지만, 확대해서 봤을 때 정말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표현합니다. 아래 세 장의 사진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을 듯 싶군요.
그런데 옵션을 보니 더 가관입니다. 그냥 셔터만 누르면 알아서 찍는 자동 모드나 장면 모드는 특별히 다를 게 없는데 세부 옵션을 보니 별별 기능이 다 들어가 있더군요. 노출 조정은 기본이고 ISO는 1600까지 올릴 수도 있고, 30초마다 한장씩 1천500장까지 인터벌 촬영도 가능할 뿐 아니라 -2.0~+2.0까지 브라케팅도 설정할 수 있더군요. 폰의 성능은 관심이 없고 그냥 카메라 성능에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기능들이 여럿 들어 있었습니다만, HTC One 시리즈를 보고 나니 초당 한 장이나 될까말까 한 노키아 808의 연사 속도는 썩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이번 MWC에서 나름 재미있는 단말을 여럿 봤지만, 개인적으로는 카메라와 관련된 기능을 보여준 단말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쿼드코어를 쓴 단말기들의 속도는 몸으로 체감하기 힘들고 그 개성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 카메라는 부품과 기능마다 차별점이 확실해서 그것을 비교하는 데 훨씬 재밌더군요.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더 이상 높은 화소수의 부품만 넣는 아니라 이용자가 원하는 기능과 성능을 담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덧붙임 #
LG 옵티머스 4X가 HTC One X에 유일하게 뒤진 것이 카메라 부분인데, 이와 관련한 기능은 이번 MWC에서 하나도 공개를 하지 않았다는군요. 옵티머스 4X가 언제 출시할 지 모르지만, 어떤 카메라 기능을 담게 될지 내심 궁금하네요.
호오…동영상 촬영하다가 사진을 찍는건 좀 탐나네요…ㅎㅎ
동영상 촬영을 멈추지 않고 사진을 촬영하니까 취재할 때 좋겠더군요.
노키아가 3년 만에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다시 찾았다. 자체 행사로는 더 이상 주목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위상이 떨어진 탓이다. 노키아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 27일(현지시각) 개막한 ‘MWC 2012’의 7번홀의 절반을 전시관으로 꾸몄다. 참여업체 중 최대 규모다.전면에 내세운 제품은 윈도폰 7.5버전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신제품 ‘루미아 610’이 아니다. 4100만 화소라는 그동안 나왔던 휴대폰 중 최대 화소수의 카메라를…
확실히 카메라 성능이 좋으면 손이 더 가는 것은 사실이에요.. ^^;
국내 업체들도 카메라 기능에 좀더 신경을 썼으면 싶더군요. 이제 단순한 카메라는 무의미한 시대..
테그라3 탑재된 LG ‘옵티머스 4X HD’ 발표
쿼드코어 열풍이 불고 있는 2012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Mobile World Congress)~!!
테그라3를 탑재한 쿼드코어 스마트폰들이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LG전자가 이번엔 쿼드코어 모바일 프로세서인 테그라3를
탑재한 ‘옵티머스(Optimus) HD’ 를 MWC
모바일(mobile)이라는 말은 최첨단 IT(정보기술)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편리하면서 똑똑하고 한편으로는 뭔가 낯설고 신비롭다는 뜻도 녹아들어 있다. 이것을 ‘스마트’라는 말로 바꿔서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모바일에 대한 이런 일반적인 정의는 최근의 변화를 담아내기에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분야 최대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는 그래서 ‘모바일을 재정의’하…
안녕하세요~ HTC One X 관련 검색하다 여기까지 왔습니다. 동영상 촬영 중 사진촬영 기능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냥 동영상 캡쳐하는 품질이라는 분도 있고, 본문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따로 사진을 찍어서 동영상 크기보다 좋은 품질의 사진이 촬영된다는 곳도 있더라구요. 실제 제품을 보면 좋겠지만 보기 쉬운 제품이 아니라서 ^^; 미리 감사드려요~~~
글쎄요. 저도 제품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고 취재 중에 잠시 봤던 제품이었을 뿐입니다. 원하는 답변을 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