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복제, OPPO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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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PO는 아직까진 스마트폰 분야에선 낯선 업체다. 단지 원래 스마트폰을 전문적으로 만들던 업체가 아니었을 뿐 전기적으로 움직이는 여러 디지털 장치를 만든 경험이 많은 회사였다는 점에서 보면 기술력에 대한 의문은 조금 덜어도 될만한 정도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OPPO의 스마트폰은 인상적이다. 독특한 시도와 아울러 복제의 그림자도 함께 갖고 있는 점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OPPO가 공개한 N1은 조금 색다른 시도의 스마트폰을 찾는 이들에게 재미를 주는 제품이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앞과 뒤에 각각 카메라를 하나씩 두는 것과 달리 N1은 스마트폰 위쪽에 있는 카메라를 180도 회전 시킬 수 있게 설계했다. 즉, 뒤에 달린 고성능 카메라를 필요에 따라 앞으로 돌려서 사진을 찍거나 화상 통화에 쓰는 셀카로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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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MWC 기간 중에 N1을 다뤄보니 무조건 180도를 회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는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점에 더 눈길이 간다. 스마트폰을 꽂꽂하게 세워서 사진을 찍지 않고 스마트폰을 눕힌 채 낮은 각도에서도 촬영할 수 있다. 아마도 독특한 사진을 찍기 좋아하는 이들에게 이러한 형태의 스마트폰을 다뤄보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더불어 N1의 뒤판을 자세히 보면 네모난 영역이 그려져 있는데, 이 부분이 터치패드다. 화면을 터치하지 않아도 이 부분을 손사락으로 쓸어 넘기면 화면이 움직이도록 만들어졌다. 물론 이것은 첫 시도는 아니다. 이런 시도의 스마트폰은 이미 있었지만, 회전하는 카메라와 어울리는 그마저도 색다르게 보였던 것이다(미녀 도우미가 가르쳐 준 때문은 아니다 ^^). 더구나 운영체제까지 AOSP를 기반으로 한 컬러 OS(Color OS)를 쓰고 있는데, 완전하게 구글 서비스에서 독립하지는 못했어도 처음부터 구글에 의지하려는 모습이 아닌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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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OPPO는 N1처럼 눈여겨 볼 제품도 내놓는 반면, 그렇다고 마냥 칭찬만 늘어놓기도 힘들다. N1이나 이곳에서 공개된 파인드 시리즈는 비교적 괜찮다고 느껴질 제품들이었지만, 함께 전시된 또다른 몇몇 제품은 어디서 봤던 제품들 같기도 하다. 특히 OPPO R1(R829)과 같은 제품은 화면을 켜지 않고 본다면 아이폰 시리즈가 아닐까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 쉬운 만듦새다. 물론 완전히 똑같은 것은 아니다. 아주 세세하게 뜯어보면 차이는 있긴하다. 그러나 만듦새가 허섭스레기 같지도 않고 오히려 잘못된 복제가 주는 실망감을 경험하지 않아도 될 만큼 외형적 완성도는 매우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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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PO가 다른 제조사에 비하면 인지도가 낮은 것은 어쩔 수 없으나 제품만 보면 언젠가 될 것 같은 제품을 내놓을 것 같은 그런 인상이다. 적어도 대량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중국 업체의 제품에 비해선 만듦새의 완성도나 색다른 이용자 경험을 내세우려 애쓴 점에선 점수를 줄만하다. 단지 아직은 복제의 가면을 완전히 벗지는 못한 상태라는 점이 조금 걱정이긴 하나 OPPO는 새로운 개성을 가진 단말 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내년에 MWC에 복제를 버리고 더 강한 개성으로 나타날지 궁금하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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