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3에 대한 흥미로운 주장들


왼쪽이 SCE 그룹 CEO 자리로 물러난(?) 쿠타라기 켄, 오른쪽이 신임 사장인 히라이 카즈오


지난 주에 있었던 SCEI 인사 이동에 대해 흥미롭고 다각적인 분석과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 PS3 진로에 관한 게 가장 흥미롭더군요. 이번 인사 이동이 비디오 게임 시장의 보이지 않는 변화에 따른 이해할 수 있는 조치라는 주장입니다.


게임 시장의 이동
이번 인사 이동에서 눈에 띄는 것은 미국과 유럽쪽 SCE 인사들이 SCEI의 사장과 부사장 자리로 옮겼다는 것인데요. 이것이 뜻하는 바는 그룹 내부의 권력 이동이 아니라 게임 시장 자체가 미국과 유럽으로 옮겨진데 따른 올바른 선택이라고 평가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종전 콘솔 게임 시장은 일본을 중심으로 소비 시장과 개발 시장이 열려 있었지만, 지금은 북미와 유럽으로 확대가 된 게 아니라 중심 자체가 그쪽으로 옮겨진 때문으로 풀이한 것이죠. 예전에는 일본에서 잘나가는 게임기면 통했다는 거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게 된 것입니다.


이번 PS3 출시에도 일본보다는 미국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일본 물량보다 미국 물량이 더 많았다는 사실만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 내 동시 발매 타이틀이 15개나 되었고 이것이 대부분 미국 내 퍼블리셔의 지지 덕분이었습니다. 이 같은 지지를 끌어내는 데 SCEA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CEA를 통해 일본이 아닌 미국 개발사들의 힘을 얻어야 했던 까닭은 차세대 게임기에서 요구되는 기술들이 그들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PS3 그래픽 프로세서는 엔비디아로부터 가져온 것이라 종전 PS2에서 썼던 이모션 엔진과는 다른 기술이 필요합니다. 일본 내 개발사가 아무리 실력이 좋다고 한들 엔비디아 기반으로 게임을 만들던 개발사들과 기술적인 갭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겠고, 그만큼 미국이나 유럽 개발사들이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게 된 것입니다.


PS2 때에는 상상도 못할,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심지어 일본 개발사들도 DS용 타이틀 개발로 돌아서고 있으니 일본 내 PS3 지원군을 얻는 것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개발사들에게만 의존하면서, SCEA가 미국 개발사들을 움직이지 못해 타이틀을 갖추지 못했다면… PS3에 대한 평가는 생각도 하기 싫을 정도로 더욱 나빠졌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상황으로는 단순히 일본 개발사를 위한 시간 벌기가 아니라 정말 절박한 심정이었던 것이지요.


이미 한 발 뒤쳐진…
XBOX 360은 일본에서 힘 한 번 못펴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다릅니다. 먼저 출시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차세대 게임기 시장에서 XBOX 360의 시장성을 더 높게 평가한 것도 북미나 유럽 중심의 게임 시장에 대해 적절한 전략을 수행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위에 대해서는 잠재적인 순수 게이머를 흡수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합니다. 그렇다면 PS3는? 특별한 전략이 없다면 북미나 유럽에서 XBOX 360이나 위에 밀릴 가능성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야만 하는 당황스러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PS3 초기에는 북미나 유럽에 대한 전략도 없었고, 게임기에 대한 포지셔닝도 하지 않았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컴퓨터라 불렀죠. 하드디스크 탑재나 리눅스 같은 운영체제를 돌린다… 대부분은 게임기로 생각하는데 엔터테인먼트 컴퓨터가 웬말인가요.특히 주력 시장으로 바뀐 북미에서는 하드디스크를 넣는 것 조차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습니다. 홈 엔터테인먼트가 강한 일본이라면 엔터테인먼트 컴퓨터에 대한 생각이 강하지만 북미나 유럽에서는 게임기로만 인식되는 사태를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쉽게 말해 북미나 유럽에서는 이것저것 복잡하게 얘기하지말고 게임 비즈니스에 대해서만 초점만 맞출 이유가 생긴 겁니다. 때문에 XBOX 360이나 위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값을 갖춘 새로운 모델의 전환을 예상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하드디스크를 없애고 값을 낮춘 PS3 코어 시스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쿠타라기 켄 CEO(현재)가 노래를 부르던 엔터테인먼트 컴퓨터에 대한 개념을 이 지역에서는 강화하기보다는 반대의 길을 걸으면서 컴퓨터로써 활용성을 높일 투자를 크게 줄이고, 북미와 유럽 퍼블리셔와 전략적 제휴나 개발에 필요한 라이브러리를 쌓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더 높아졌습니다.


이런 전략으로 전환하기 위해 이번 인사 이동이 이뤄졌다는 주장은 의외로 꽤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물론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XBOX 360이나 위를 겨냥한 단기전을 준비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지금과 같은 불리한 상황은 어떻게든 극복해야 하는게 SCEI의 현실이니까요. 장기적으로는 엔터테인먼트 컴퓨터가 옳을지는 모릅니다만, 그것도 살아남지 못하면 이룰 수 없는 일인만큼 이번 인사 이동을 통해 얼마나 성과를 얻느냐에 따라 SCE의 미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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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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