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웨어러블 요금제를 돕는 한심한 T아웃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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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IFA에서 USIM을 꽂는 기어S가 공개된 이후 이 제품을 유통하는 이통사들이 어떤 요금제를 들고 나올지 궁금했다. 기어S를 온전히 쓰려면 단순히 데이터를 공유하는 차원이 아니라 음성과 문자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요금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물론 기어S가 스마트폰만큼 데이터를 많이 소비하기에 적합한 형태가 아닌 데다 3G라는 점을 감안, 이통사들이 적은 사용량의 이용 요금을 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주 SKT와 KT가 나란히 내놓은 기어S용 요금제, T아웃도어와 웨어러블 요금제는 이러한 예상과 조금 다르게 파격으로 느낄 만하다. SKT T아웃도어 요금제는 50분의 통화와 무제한 문자, 그리고 무제한 데이터를 월 1만원에, KT 웨어러블 요금제는 50분 통화와 문자 250건, 100MB의 데이터를 월 8천원에 서비스한다. 어차피 많은 데이터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섰는지 음성과 문자의 허용량을 좀더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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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의 T아웃도어 요금제. 모회선에 따라 가입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

그런데 SKT T아웃도어와 KT 웨어러블 요금제는 겉보기엔 같아 보여도 그 세부 내용으로 들어가면 완전히 다른 관점이 반영되어 있다. SKT는 철저히 이용자가 쓰고 있는 모회선의 부가 서비스 측면에서 설계한 반면 KT는 모회선보다 완전히 독립적인 별도의 요금제로 구성한 것이다. 아마 기어S와 같은 장치를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액세서리 장치로 보느냐 또는 완전 별개의 기기로 보느냐의 차이가 이 요금제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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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웨어러블 요금제. 이 요금제를 쓸 수 있는 하드웨어만 제한될 뿐 다른 제약 조건이 없다.

문제는 제목에서 지적한 대로 이 요금제에 적용된 관점에 의해 SKT의 T아웃도어 요금제 대신 KT 웨어러블 요금제를 쓰도록 만든다는 데 있다. SKT가 모 회선에 영향을 받도록 만든 요금제인 까닭에 SKT 회선을 쓰더라도 가입할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로운 반면, KT는 모회선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금 이용자가 어느 이통사의 회선으로 휴대폰이나 스마트폰 요금제를 쓰고 있든 상관 없이 웨어러블 요금제만 단독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말이다. 결과적으로 SKT에서 T아웃도어 요금제를 쓸 수 없는 이용자들은 KT 웨어러블 요금제를 가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주 기어S 출시와 함께 SKT 직영 대리점에서 기기 구매와 회선 개통을 시도했지만, 모회선의 요금제 문제로 개통 마지막 과정에서 실패했다. 올인원 54 계열의 가입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대리점에서 알지 못했던 것이다. 또한 SKT는 데이터 함께 쓰기 같은 부가 서비스를 이용자들도 이 서비스의 가입에 제한을 둔다. 가입할 수 있는 조건인 너무 까다로워서 이 조건에 가입해 쓰는 이들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다. 이에 비하면 KT는 자사 모회선을 따지지도 않고 단독 개통에 대한 별다른 어려움이 없어 가입이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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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개통을 했다가 취소된 SKT의 T아웃도어 요금제와 기어S. SKT는 가입자당 매출을 늘릴 기회를 스스로 차버린 셈이다.

SKT가 왜 이런 요금제를 설계했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전 글에서 지적한 대로 통화를 할 수 있는 웨어러블 장치에서 고려해야 할 보편적 역무를 감안하면 가입을 쉽게 한 KT의 접근 방법은 환영할 일인 반면 부가 서비스를 강화하는 SKT의 선택은 분명 무리수다. 부가 서비스의 선택이라도 SKT는 자사 고객 모두에게 적용되는 보편적인 접근 대신 특정 고객의 혜택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 결과적으로 낮아진 개인당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조차 박차 버린 것이다. 통화 가능 웨어러블 장치를 쓰기 위해 모회선의 요금제까지 바꾸라는 SKT와 그냥 가입하면 쓸 수 있는 KT. 조금만 생각해보면 어느 쪽이 이용자를 위한 것인지 알아채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덧붙임 #

지난 12월 5일 SKT도 공유 요금제를 쓸 수 있는 모회선을 늘렸고, 모회선 없이 단독 개통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뒤늦은 조치라 안타깝지만, 이제라도 요금제를 확대하고 단독 개통할 수 있도록 한 점은 다행이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One Comment

  1. nonono
    2016년 7월 6일
    Reply

    kt 웨어러블콜은 정말 쓰레기입니다. 워치 어베인2LTE 사용하고 있는데 전화로 몰아받거나 시계로 몰아받기밖에 안됩니다. 메세지를 복사해서 보내주거나 해야되는 일이 많은데, 시계로 착신해놓으면 메세지가 폰에는 안 와있습니다. 남한테 받은 메세지나 사진같은거 다른사람한테 전달 못한다는 소리죠. skt나 LG로 LTE요금제는 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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