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950에서 스타크래프트를 3D 입체로 즐기는 법

싱크마스터 TA950이 워낙 많은 재주를 가진 모니터지만, 그래도 PC의 다양한 컨텐츠를 즐기는 3D 모니터라는 본능을 숨길 수는 없습니다. 특히 PC에서 즐기는 여러 3D 입체 컨텐츠 가운데 3D 게임을 빼놓을 수는 없겠지요. 3D 영화나 3D 사진 컨텐츠가 없어도 3D 게임을 입체감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나온 3D 게임 가운데 입체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의 수는 자그만치 400개 이상. 물론 최근에 나온 게임들도 대부분 3D 입체 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데다 심지어 스타크래프트도 3D 입체 게임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PC용 게임을 즐기려면 조금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냥 3D 버튼만 눌러서 될 일은 아니라는 것이죠. 이 내용이 설명서에 없어서 조금 당황했습니다만, 프로그램만 하나 설치하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더군요.

먼저 TA950에 들어있는 TriDef 3D 게임 런처 CD를 넣고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바탕 화면에 있는 ‘싱크마스터 3D 게임 모드 화면 세팅’ 아이콘을 두번 눌러 실행합니다. 이 때 두 개의 모드가 뜨는 데 그래픽 카드에 따라 옵션을 선택해 줘야 합니다.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는 무조건 side by side로, AMD 그래픽 카드는 최신 모델이라면 프레임 시퀀셜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모드를 선택한 뒤 확인을 누릅니다.

다시 바탕 화면에 있는 ‘싱크마스터 3D 게임 런처’를 실행하면 PC에 설치되어 있는 게임을 검색한 뒤 각 게임에 맞는 프로필을 적용해 목록을 자동으로 만듭니다. 이 목록에서 게임을 선택한 뒤 시작을 누르면 게임이 실행되는데, 앞서 side by side 방식을 선택했다면 게임 실행 후 리모컨의 3D 버튼을 눌러 두 화면을 합치는 두 번째 옵션을 선택해야 합니다.

게임을 실행해보기에 앞서 게임은 설치되어 있는데 프로필이 나타나지 않으면 직접 수동 등록해줘야 하는데요. 싱크마스터 3D 게임 런처를 실행한 다음 오른쪽 추가 버튼을 누르세요. 게임 추가 화면이 뜨면 온라인에서 더 찾기를 누릅니다. 그런 다음 PC에 설치된 게임의 프로파일을 찾아서 다운로드한 뒤 이 파일을 더블 클릭하면 게임 런처에서 알아서 불러옵니다. 속성 화면이 뜨면 게임 이름과 게임 실행 파일이 있는 위치를 찾아서 지정한 다음 확인을 누르면 이제 그 게임이 실행 목록에 뜹니다.

이렇게 목록에 있는 게임을 실행하면 두 개의 화면으로 나뉜 게임 화면이 뜹니다. 이 때 리모컨의 3D 버튼을 누른 뒤 두번째 메뉴를 선택하면 양옆으로 나뉘었던 화면이 하나로 합쳐지게 되는데 이 때 안경의 전원 버튼을 누르면 그 때부터 3D 게임의 공간감이 살아납니다. AMD 라데온 5xxx 시리즈 이상 그래픽 카드를 쓰는 분은 이 방식으로 하지 않아도 알아서 3D로 잡힐 겁니다.

이런 방식으로 PC에 깔려 있는 몇몇 게임을 돌려봤습니다. 맨 처음 실행한 게임은 <스타크래프트2>였는데요.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3D로 지형과 지물을 만든 때문에 평면적인 전략 게임이긴 하지만 여러 요소를 분리해 입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더군요. 유닛 자체는 공간감이 크게 느껴지진 않지만, 유닛의 생명을 표시하는 게이지나 마우스 커서, 높이가 다른 비행 유닛과 시설물 등이 좀더 눈앞쪽에 보이기 때문에 입체감이 느껴집니다. 게임 장면보다는 오히려 함교나 휴게실, 연구실 등이 공간감은 더 살아 있었습니다. 앞뒤 공간을 표현한 이런 장소에서 더 나은 효과가 나타났던 것이죠.

스타크래프트가 전략 게임이라 좀 이색적으로 보였다면 1인칭 시점의 게임들이 3D 효과는 더 잘 나타납니다. <니드포스피드 : 시프트>나 <크라이시스2> 같은 1인칭 게임에서는 좀더 공간감을 살려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죠. 니드포스피드 시프트는 운전석에 앉았을 때의 공간감이 두드러집니다. 앞에 경쟁차들이 있을 때 입체감을 느낄 수 있지만, 그런 경쟁이 사라지면 거의 길에서는 공간감을 느끼긴 어려운 문제가 있는데 운전석 자체에서 어느 정도 공간감을 살아 있는 덕분에 달리는 동안 자동차 운전석에서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더군요. 다만 처음 그리드에 섰을 때 약간 초점이 안 맞아 조금 어지러울 때가 있습니다만, 게임 중에는 그런 문제는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크라이시스2는 니드포스피드보다 더 효과가 낫습니다만, 1인칭 게임에 어지러움을 많이 느끼는 이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1인칭 시점에서 다양한 지형과 지물, 움직이는 캐릭터의 표현력이 좋고 무엇보다 HUD 위에 표시되는 각각의 정보가 생생하게 표시되는 점이 뛰어납니다. 단지 문제가 하나 있다면 너무 빠르게 화면을 전환하다보니 눈이 어질거려서 게임 몰입이 어렵더군요. 3D 게임의 몰입도는 적당한 공간감이 유지되는 니드포스피드 같은 게임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꼭 TriDef 3D를 쓰지 않아도 3D 게임을 즐길 수 있기는 합니다. 그냥 2D 변환을 해도 3D 효과는 나타나거든요. 물론 깊이감이 아주 강하지 않습니다만, 어느 정도 공간의 느낌이 살아 나기는 합니다. TriDef로 실행할 때 약간 문제가 있었던 스트리트 파이터 4를 실시간 3D 변환을 켜고 즐겼을 때 각 캐릭터 뒤쪽 배경의 공간감이 조금 살아 있습니다. 사실 TriDef 3D로 변환하는 것보다 모니터 자체의 실시간 3D로 즐기는 것이 고해상도를 유지하면서 게임 속도를 죽이지 않고 즐길 수 있어 더 나은 것 같더군요. 물론 느낌의 차이겠지만, 그래픽 카드 성능이 아주 좋은 편이 아니라면 이 편을 이용하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그동안 잠자고 있던 3D 게임을 TA950에서 해보면서 오랜 만에 색다른 재미를 느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법에는 변함이 없지만, 전혀 다른 느낌으로 보여서인지 살짝 다른 게임으로 이해하게 되더군요. 단순히 시각적 차이만으로 아주 더 월등한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과장된 평가일 텐데요. 그래도 예전에 즐겼던 게임이라도 3D로 다시 해보면 어떤 느낌이 들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날 때마다 이전에 처박아둔 3D 게임을 꺼내서 다시 해보게 될 듯 싶습니다. 3D 모니터를 쓰는 분이라면 이런 마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

덧붙임 #

1.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 이용자는 3DTV 플레이 대신 TriDef를 써야만 게임이 정상적으로 실행 됩니다. 하지만 블루레이 3D를 보려면 3DTV 플레이 옵션을 켜야 합니다.

2. TriDef 3D 홈페이지에서 따로 TriDef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설치하면 넥서나 3D 카메라에서 촬영한 MPO 이미지 파일을 TA950에서 3D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