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MI 연결도 남다른 모토롤라 아트릭스

요즘 어지간한 듀얼 스마트폰은 마이크로 HDMI 연결 단자를 붙여 놓았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의 컨텐츠를 대형 TV나 모니터에서 즐길 수 있지요. 이는 지금 듀얼 코어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테그라2가 HDMI 출력할 수 있도록 설계된 터라 조금이라도 더 많은 기능을 담아 내놓으려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 기능을 죽이기보다 적극 활용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죠. 여기에 모토롤라도 아트릭스를 통해 동참한 셈입니다.

하지만 HDMI로 연결했을 때 무엇을 보여줄 것이냐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LG 옵티머스 2X처럼 스마트폰 화면 그대로 화면에 보여주는 미러링 HDMI 형식일 수도 있고, 다른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스마트폰의 컨텐츠를 즐길 수도 있기 때문이죠. 아트릭스는 후자의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아트릭스를 HDMI 단자로 연결한 뒤 TV를 켜면 아트릭스가 저절로 이를 알아채더군요. 하지만 곧바로 TV에 아트릭스 화면을 띄우지는 않습니다. ‘멀티미디어 센터’와 ‘현재 화면 유지’라는 두 개의 선택 메뉴를 보여주는 데, 멀티미디어 센터를 터치해야만 비로소 TV에 화면이 출력됩니다. ‘현재 화면 유지’로 두면 TV로 출력하지 않는 대신 모토롤라 로고만 화면에 표시합니다.

멀티미디어 센터는 음악과 동영상, 사진 등 컨텐츠를 보기 편하게 해주는 이용자 인터페이스입니다. 그냥 아트릭스의 음악이나 동영상 플레이어, 갤러리를 띄우는 것이 아니라 큰 화면에 맞는 완전히 다른 인터페이스로 구성되어 있지요. 각 컨텐츠별 메뉴와 설정까지 모두 4개의 메뉴로 나뉘어 있고 메뉴와 컨텐츠 선택이 편한 인터페이스라는 것이 눈에 띕니다. 

멀티미디어 센터를 실행하면 아트릭스는 리모컨으로 변신합니다. 멀티미디어 센터 인터페이스는 TV에만 표시되고 아트릭스는 이 인터페이스를 조작하는 리모컨으로 바뀌는 것이죠. 이 리모컨은 꽤 단순합니다. 상하좌우 방향 버튼과 선택, 볼륨 조절, 돌아가기 정도 뿐이라 누구나 조작하기 쉽게 설계되어 있더군요.

큰 화면에 맞춘 고해상도 인터페이스는 매우 훌륭합니다. TV의 고해상도에 어울리는 새 인터페이스라 딱히 뭉개짐도 나타나지 않고 깔끔하게 출력합니다. 각 메뉴를 이동할 때 심심하지 않도록 역동적인 애니메이션으로 움직이는 것도 돋보이고요. 또한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재생하거나 탐색하고, 사진을 슬라이드 쇼로 감상하는 정도의 기능만 담고 있어서 아트릭스에 컨텐츠를 담아 다니는 이들에겐 딱 어울리는 기능을 갖춘 듯 합니다.
 
다만 세세한 기능은 좀 빈약합니다. 아트릭스에서 재생할 수 있는 동영상의 제약이 있다보니 큰 TV에서 즐기는 데 제약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더불어 음악 플레이어도 이용자가 원하는 음악을 찾아들을 수 있는 기능이 약하고, 사진 슬라이드의 전환 효과가 한 가지라 좀 밋밋합니다. 너무 복잡한 것도 좋은 건 아니지만, 너무 단순하다보니 기능의 다양성이 부족한 것이 단점입니다.

그래도 단순히 아트릭스의 복제 화면을 TV로 출력하는 게 아니라 좀더 손쉽게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따로 준비한 것은 정말 잘한 점입니다. 아트릭스를 컨텐츠 허브로 쓰는 이들에게 이것은 꼭 필요한 기능이 될 겁니다. 이것과 별개로 HDMI 미러링까지 되었으면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이 정도로 차별화된 HDMI 연결 기능을 갖추려는 노력도 칭찬해줄 일입니다.

덧붙임 #

1. 본체에 HDMI를 연결했을 땐 웹톱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멀티미디어 도크를 연결해야만 작동하는 것 같더군요. 아무래도 도크가 있어야 더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듯 싶습니다.

2. 그런데 동영상 재생 능력은… 아무래도 좀더 따져봐야 할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