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아이폰에 대한 아래의 두 글을 읽으면서 아이폰의 국내 출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었다.
iPhone을 한국에서 쓰게될지도… 이찬진님
아이폰 국내에 출시될수는 있어도 소비자만 물먹는다. S2day님
01.
위 두 글에 대해 비판이나 이의 제기를 하고자 이 글을 쓰는 게 아니다. 두 글을 읽으면서 여러모로 느낀 바가 많았지만, 본질적인 무엇인가를 보충하고픈 생각에 글을 끄적이는 것일 뿐이다. 어쩌면 본질의 부족함을 채우지 못하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나는 지난 9월 중순부터 아이폰을 쓰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휴대폰으로는 쓰지 못하지만. ㅜ.ㅜ)
02.
우리가 전화를 한다는 건 적어도 둘 이상의 사람과 소통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디에서나 전화를 할 수 있는 휴대폰인 아이폰은 소통을 위한 도구로서 그 몫을 해야만 한다.
03.
하지만 통신을 이용한 소통의 방법은 시대가 바뀌면서 그 형태가 조금 달라졌다. 예전처럼 목소리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 문자 전송도 소통을 위한 또 다른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3세대 이동통신 시대가 열리면서 영상 통화 역시 소통의 방식이 되어 가고 있다.
04.
3세대가 시작된 이후에 출시된 아이폰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선구자가 되지 못했지만, 난 이것을 트집 잡고 싶은 생각이 없다. 애플이 2세대를 고집한 것은 국가별 통신 환경이나 3세대에 필요한 부품 수급 환경 등 당시 해결되지 않은 여러 문제를 고려한 선택이었을 거라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다.
05.
오래 전에 자리 잡은 음성과 이제 막 시작된 영상 통화 사이에 문자라는 소통 수단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휴대폰을 쓰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짧은 문장을 주고 받으면서 소통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 비중이 더 높아 보인다. 우리나라의 하루 문자 전송량은 2억6천700만 건. 초당 3천90건이 전송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문자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될 중요한 소통의 수단으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다.
06.
그런데 문자 전송은 말로 하는 것과는 다르다. 여러 버튼을 눌러서 만든 문자들로 문장을 만든 뒤 보내는 게 일반적인 것이다. 물론 아이폰에도 단문을 보낼 수 있는 재주(SMS)가 있다. 하지만 버튼이 없는 아이폰에서 문자를 입력할 때는 가상 키보드를 두드려야 한다. 아직 아이폰이 우리나라에 나오지 않았으므로 원래는 영문 입력 밖에 되지 않는다.
07.
영문 입력은 익숙해지면 그런대로 쓸만하지만, 자판이 작아 정확하게 입력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때문에 입력 속도가 일반적인 버튼 구조보다 더딘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08.
한글을 쓰는 우리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짚어보자. 얼마 전 http://coryas.com/ipod/ 를 통해 아이팟 터치에 구현된 한글 입력기가 아이폰에서 쓸 수 있게 되어 겨우 한글 입력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한글 입력을 할 수 있게 된 점은 두손 두발 모두 들어(?) 환영한다.
(아참! coryas의 한글 입력기를 비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그 입력기를 만든 coryas 님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사람 중에 나도 포함된다.)
09.
애플 코리아가 (아이팟 터치의)한글 입력기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coryas 입력기는 가뭄을 해갈하는 단비같은 존재지만, 입력 방식은 매우 불편하다. 키보드를 누를 때마다 조합되어 나타나는 글자를 골라야만 입력되기 때문이다. 즉, ‘ㄱ’과 ‘ㅏ’를 눌러서 ‘가’를 만들면 ‘가, 각, 간, 갇, 갈, …’ 같은 ‘가’로 조합될 수 있는 여러 글자가 나타나는 데 이 중에 하나를 눌러야 입력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80자 짜리 문장을 만들려면 한 세월 보내야 한다.(거기다 더 빡빡한 한글 키보드라면 손가락의 집중도를 더 높여야 할 것이다.)
10.
애플이 설마 이런 방식의 한글 입력기를 넣을 것이라 여기고 싶지는 않지만, 만약 이 방식의 입력기를 우리나라에서 아이폰은 휴대폰으로서 대중화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여긴다. 아이폰이 제아무리 날고 기는 재주를 갖췄다 한들, 가장 기본적인 입력 수단이 이처럼 불편하다면 소통의 도구로써 갖춰야 할 휴대폰의 기본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한 것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11.
꽤 마음에 든 UI 덕분에 액티베이션을 풀고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다루는 쏠쏠한 재미를 주는 아이폰을 곧잘 칭찬하지만, 가끔 메일을 쓰거나 블로그에 댓글을 달 때마다 크게 다가오는 미흡한 입력 도구의 불편함은 곧 소통의 불편함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소통을 방해하는 아이폰의 정체성에 늘 의문부호를 걸어두고 있다. 아이폰은 소통을 위한 휴대폰인가, 여러 재주를 즐기는 융복합 장치인가? 나의 저울은 융복합 장치 쪽으로 기울어 가는 중이다.
& I wish…
아이폰이 휴대폰이 아니라 그냥 모바일 인터넷 단말기로서 한국 땅을 밟기를 바란다. 연결성이 부족한 반쪽자리 스마트폰보다는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즐길 수 있는 컴퓨팅 장치가 되기를 바란다. 휴대폰으로서 한 통신사에 독점으로 공급되면서 더 비싼 통화 요금을 물고 써야만 하는 과소비적 장치가 되기보다 와이브로 같은 보급형 네트워크를 통해 어디에서나 인터넷에 들어갈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 단말기가 되기를 바란다. 국내 이통사의 모바일 플랫폼을 억지로 심다가 말썽을 일으키기보다 그 모습을 온전히 유지하면서 착실한 성능을 지닌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소통에 걸림돌이 많은 휴대폰보다 어디에서나 인터넷과 동영상, 음악을 즐기기 좋은 놀이도구가 되기를 바란다.
지금 내가 바란 것들은… 이뤄지지 못할 꿈일지도…
덧붙임 #1250시간의 통화 대기. 근데 왜 난 한나절도 되지 않아 배터리가 나가느냔 말야. 전화도 안쓰는데. -.ㅡㅋ
덧붙임 #2
방금 지인께서 배터리 절약 방법에 대해 중요한 한말씀을 전해 주었습니다. ‘SIM 카드를 제거하라‘는데, 그래야만 아이폰이 기지국을 찾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아이폰 쓰고 계신 분들, 얼렁 빼세욧!
통화 대기가 250시간이지만, 핸드폰이 전파를 잡으려고 계속해서 트라이 하는 중 아닐까요.
싸게 싸게 넘기시라니까요…
그럴수도 있겠지. 통신 모듈을 끄는 방법이 없을까?
(네 Wii나 싸게 넘겨!)
그래도 3G로 개발할 계획이 있으신가봐요..
그러면 KTF가 애플과 그런걸 유력하게 할 까봐요
3G는 내년에 내놓는다더군요.
KTF가 욕심을 내는 건 맞습니다만, 그러려면 많은 관행을 깨야하지요.
뭐..어차피 WIPI 이식에서 실패하거나 난관을 겪을 꺼라고 보기에.. 국내 출시는 좀 회의적입니다..-_-a..
(블랙잭의 경우에도 미국등에서는 WM6 버전으로 무료 업그레이드를 해준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국내의 경우에는 WIPI 이식의 문제가 있어서… 아예 시도도 안하고 있는듯 하더군요..–;; )
저도 견습마법사님 의견과 같습니다. ^^
흐음…전 지금 미국에서 핸드폰이 필요한데…
일단 안사고있는이유가(부모님때문이기도하지만..쿨럭) 3G아이폰때문이에요..좀더 기다려보려구요..
개인적으로 아이팟 터치가 있다면 다른 스마트폰을 사라고 권하고 싶은데… 말이죠. ^^
저도 그러고싶은데..
정말 Palm OS, Black Berry, Windows Mobile 다 적응이 안되더라구요..
그래도 삼성 블랙잭하고 Blackberry는 끌린다는거..ㅡ_-..
칫솔님은 아이폰을 정말 잘 활용하고 계시기 때문에 베터리가 빨리 닳겠죠..? 🙂
이상적인 상황 – 휴대폰으로 나오며 S/K/L 중 한 곳이 이것 저것 막고 뭐하고 하지 않는 상황 .. 이 아니라면
오히려 멀티미디어 단말기 컨셉이 나을 듯 하네요.
Magicboy님 // 누가 뭘 내놓으려 하건 WIPI가 늘 문제죠 -_-)..
RUSH님 말씀대로 그럴 수도 있지만, 사실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해도 배터리는 하루를 못넘기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KT가 와이브로 심고 인터넷 전화되도록 만드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하는.. ^^
위 지금 다 포함해서 499정도에 넘길까 생각중이에요.
콘트롤러도 3개고, 눈척도 2개에 위 타이틀 5개에 다수 게임큐브 게임들이 있으니까요.
으흠… 욕심난다… -.ㅡㅋ (400에 어떻게 안되겠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