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기어를 쓰다보면 만듦새나 착용감에 사람마다 다른 평가를 하는 반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답답함을 느낀다. 알림도 그 중 하나였다. 물론 알림이 전혀 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문자를 포함해 몇몇 메시징과 관련한 알림은 제대로 왔다. 제대로 왔다는 것은 내용도 보인다는 것이다. 메일이나 페이스북 류의 SNS 알림도 오기는 했다. 하지만 이 알림 내용은 표시되지 않았다. 이 알림을 보려면 항상 스마트폰에서 확인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내용을 보기 위해선 스마트폰을 봐야만 했던 것이다. 때문에 이를 갤럭시 기어의 단점으로 꼬집으며 고쳐야 한다는 훈수를 두는 이들이 참 많았다. 갤럭시 기어를 써보지 않은 이들에게도 이것은 분명한 단점인 것은 분명하고, 나 역시 좀더 알림의 고도화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알림과 관련한 단점 하나는 이제 지워도 될 듯하다. 며칠 전 알림과 관련한 문제를 거의 말끔하게 해결했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이 알림 기능의 개선은 갤럭시 기어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다. 갤럭시 노트3와 같은 스마트폰에 설치된 기어 매니저를 통해 고친 것이다. 기어 매니저는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업데이트되지만, 아직도 업데이트되어 있지 않다면 삼성 앱스에 들어가 직접 기어 매니저를 찾아 업데이트할 수 있다.
업데이트된 기어 매니저는 메뉴가 살짝 달라진다. 설정 안에 있던 알림 메뉴를 첫 단계의 메뉴로 꺼내놨다. 알림을 따라 들어가면 이전과 마찬가지로 갤럭시 스마트폰의 통상적인 알림 앱들을 고를 수 있다. 메시지 내용을 미리보는 옵션도 더해졌다. 하지만 의외로 앱이 적은 느낌인데, 맨 아래 ‘알림 더보기’를 따라 들어가면 더 많은 앱이 뜬다. 알림이 가능했던 몇 개의 앱만 보여줬던 이전과 다르게 이번에는 스마트폰에 설치한 모든 앱목록이 표시된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모든 앱을 보여주는 이유는 이 앱들 중 대부분은 알림 기능이 있어서다. 업데이트한 갤럭시 기어 매니저는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이 수신한 모든 알림을 기어로 중계하도록 일부 구조를 바꾼 것이다. 때문에 종전에는 갤럭시 기어에서 인지할 수 있던 전용 앱이 아니면 볼 수 없던 알림을 이제는 모두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갤럭시 기어 전용으로 나오지 않은 페이스북 메신저나 블랙베리 메신저의 내용도 기어에서 받아볼 수 있게 됐고, 지메일(Gmail), 아웃룩을 비롯한 각종 e메일 내용도 곧바로 기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라인이나 카톡, 챗온 등 기어 전용 앱을 설치한 상태에서 스마트폰에 설치된 기본 앱의 알림을 활성화하면 알림이 두 번 뜨는 현상이 있다. 그러므로 기어 전용 앱이 설치되어 있다면 기본 알림을 받지 않도록 설정해야 하는 데, 기어 전용 앱도 그 자체로써 의미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어 매니저의 업데이트는 부족한 알림 문제를 해결한 것이지만, 기어 전용 앱은 답장을 보내는 등 더 많은 기능을 갖고 있으므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알림이 늘어난 덕분에 이제는 알림 수신 이후에 무엇을 할 지 더 명확해졌다. 어떤 내용인지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스마트폰을 열어봐야 했던 일을 더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에도 말했듯이 갤럭시 기어와 같은 스마트폰의 컴패니언 장치는 이러한 알림 이후의 행동을 정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야 하는데 이번 업데이트로 답답함을 털어버린 느낌이다. 결제 후 날아온 안내 문자를 보기 위해 스마트폰을 열어야 하는 일도 없고, 낯선 연락처의 스팸 전화를 받기 위해 스마트폰을 집어 들어야 하는 일도 없앨 수 있게 된 것이다. 고작 알림 문제를 하나 해결했을 뿐으로 여길 수 있지만, 한동안 답을 찾지 못하고 헤매던 문제를 푼 것처럼 속이 다 후련할 정도다. 갤럭시 기어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는 페블도 알림 성능이 뛰어났던 것처럼 스마트폰 컴패니언으로 쓰려는 장치라면 알림은 보조 기능으로 여겨서는 안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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