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을 삼킨 첫 워크맨, 소니 NW-A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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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중순, 양산을 코앞에 둔 마지막 테스트 버전의 워크맨 NW-A800(이하 A800)을 손에 쥔 건 행운인지도 모르겠다. 소니가 처음으로 내놓은 동영상이 되는 MP3 플레이어를 미리 만져본 것이니까 말이다.  다만 NW-A800이 완전한 양산 버전이 아닌 최종 테스트 버전이라 몇몇 문제점이 눈에 띄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소니 코리아에서 개선해 내놓겠다고 한 만큼 여기서는 일단 크게 문제 삼지 않겠다.


얇게 저민 바 형태의 A800은 알루미늄 위에 특수 표면 처리를 한 알루마이트를 썼다. 때문에 알루미늄처럼 단조롭지 않고 약간 아주 고운 가루를 뿌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손으로 긁거나 바닥에 툭툭 던져도 생채기가 전혀 나지 않아 마음에 든다. 재질은 합격점을 줄만하다. A800은 여러 가지 색상으로 나오고 있지만, 최종 테스트 버전은 모두 검정 모델이었고 무난하다. 좀더 돋보이는 모델을 원한다면 다른 색깔의 A800을 눈여겨 보기 바란다.


방향 버튼와 재생 버튼 만으로 메뉴를 고르거나 옵션을 바꿀 수 있도록 한 조작은 아마도 역대 소니 워크맨 가운데 가장 좋은 듯 싶다. 사운드와 노이즈 캔슬링 등 돋보이는 기술을 넣었으나 조작성에서는 최악이었던 S700 시리즈의 악몽을 A800이 치유해 주는 듯 하다. 화면 아래 상하좌우로 다루는 방향 버튼과 가운데 OK 버튼, 옵션과 되돌아가기 버튼 만으로 모든 메뉴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가로로 뉘어 동영상을 볼 때와 세워서 MP3를 들을 때 각 방향에 맞춰 버튼의 역할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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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들 이어폰이 인이어 방식 MDR-EX082다. 이어팁이 귓속에 박혀 주변의 소리 간섭을 막고 달팽이관 가까이에 소리를 넣어주는 이어폰이다. 전용 USB 단자를 써서 호환성이 떨어진다.

A800의 동영상 재생에 대한 관심도가 높지만, 일단 음악 플레이어이므로 먼저 음악부터 들어보았다. 음악을 저장하려면 소닉 스테이지를 거쳐야 한다. MP3의 ATRAC 변환은 하지 않고 바로 전송해 준다. EQ를 조정하지 않은 기본 음색은 저음이 비교적 강했다. 중고음이 처진다는 얘기는 아니고 각 영역별로 음색이 적당히 나뉘어 있지만, 그중에서도 저음이 유난히 강하게 들렸다. 저음이 그리 가볍거나 둔탁하지 않도록 균형이 잡혀 있어 아마도 저음이 강한 음악을 즐겨듣는 이들이 좋아할 소리다. 또한 타악기 소리를 번들 이어폰이 잘 표현한다. EQ는 이용자가 직접 5개 밴드를 건드려 조절할 수 있고 2개 슬롯에 저장해 둘 수 있다. VPT(서라운드)는 곡을 듣는 분위기를 바꿔주지만, 음악이 가져야 할 분위기마저 바꿔버려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테스트 버전에서는 곡을 들으면서 EQ를 조절할 때 팝 노이즈가 생겼으나 소니에서는 양산 버전에서 이 문제가 없을 거라고 한다.


동영상 재생 시도는 좋았다. 이미지 컨버터를 써서 768Kbps MPEG 4 AVC 파일로 변환한 뒤 2인치 백색 LED 백라이트 LCD에서 보는 맛은 나쁘지 않았다. 화면의 표시 크기가 그다지 큰 것도 아니고 픽셀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뮤직 비디오 정도를 보는 데에는 무리 없어 보인다. 단지 4:3 동영상은 꽉 채워 나와 보기 좋은 반면 16:9는 위아래 공간이 많이 남아 보기에 좀 불편하다. 화면 밝기는 5단계로 조절되지만, 역시 밝은 대낮에는 효과가 없다.


동영상 변환 시간은 긴 편은 아니지만, 이미지 컨버터는 자막을 넣은 동영상 변환을 여전히 허락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동영상 변환의 자유를 이미지 컨버터로는 누릴 수 없을 것 같다. A800에서 사진을 보려면 이미지 컨버터를 거쳐야 하는데 변환된 사진을 보는 재주는 썩 와닿지 않는다. A800이라면, 아니 어쩌면 소니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여겼는데, 아직 MP3 플레이어에서의 사진 트랜지션을 기대하는 건 무리인 듯 싶다.


사진 재생은 마음에 안들었지만, 마음에 드는 부가 기능이 없는 건 아니다. 디지털 시계만큼은 그 어떤 디지털 방식으로 표시하는 시계보다 예뻤다.

화면 2인치 TFT LCD 320×240
저장 용량 2GB/4GB/8GB
음악 형식 mp3, wma, aac, ATRAC(advanced lossless)
동영상 형식 H.264, MPEG-4
사진 형식 JPEG
재생 시간 음악 30시간, 동영상 8시간
무게 29g
 19만9천 원(2GB)
문의 소니 코리아 www.sonystyle.co.kr

음질 ★★★★ 동영상 ★★★☆ 편의성 ★★★★☆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6 Comments

  1. 2007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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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만간 구매할 예정인 아이입니다. rh1 이후 휴대용 기기에서 만족스러운 음질을 들은 적이 없는데 이 아이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화이트노이즈야 낮은 출력을 커버하기 위한 소니 특유의 튜닝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딱히 불만은 없는데 내수 사용기를 보면 rh1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 대부분이라서 살짝 걱정스럽기도 해요. 소니에 거는 기대와 별개로 차라리 베오사운드 후속 모델이 나왔으면 하는 생각도 드는 요즘입니다.

    • 2007년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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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rh1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비교해 말씀드리기는 좀 어렵습니다. ㅜ.ㅜ 어떤 톤의 소리를 원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칼칼한 느낌은 주지 않는다고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2. 2007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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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제품에 비해선 가격이 번들까지 치면 꽤 싼편이네요.

    • 2007년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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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들의 압박도 크긴 하지요. ^^ 다만 인이어 이어폰이 싫어하는 이들에게는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몰릴지도.. -.ㅡㅋ

  3. 2007년 5월 13일
    Reply

    A3000 사용자로써 한참을 째려보게 만드는 녀석입니다,,킁;;

    리뷰 잘 보고 갑니다~ ^-^;;

    • 2007년 5월 13일
      Reply

      너무 째려보진 마세요. 눈만 아픕니다 ^^; 손 안에 넣고 이리저리 굴리게 될 그날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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