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어답터의 자유와 책임, 그리고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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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수많은 디지털 장치들이 정신 없이 쏟아지는 것을 보는 얼리어답터들은 아마도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하고 있을 겁니다. 멋진 스마트폰과 디지털 카메라, 휴대 플레이어, 노트북, 3D TV, 게임기 등 흥미로운 기능과 독특한 멋이 어우러진 다양한 디지털 장치들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처음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제품들은 대개 멋진 사진, 멋진 제품 소개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노력하고, 실제 첫 인상이 좋으면 높은 호감도를 갖게 되지요. 여기에 좋은 구매 조건까지 갖췄다면 백이면 백, 얼리어답터들은 구매 버튼에 마우스 커서를 올려 놓고 주저 없이 눌렀을 겁니다.


사실 조금 신중하게 기다렸다가 전문 매체의 리뷰가 올라온 뒤에 구매해도 전혀 늦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얼리어답터들은 마음에 드는 제품을 보는 순간 이미 사겠다는 쪽으로 절반의 마음이 기울어 버립니다.


이 순간까지도 꼭 사겠다는 쪽으로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닙니다. 나머지 절반의 마음을 채우기 위해서 사전 정보를 열심히 모으거든요.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정보가 모이면 그 뒤에 확실한 결정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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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정보를 모아서 사더라도 후회하는 제품이 있기 마련입니다. 막상 사 보니 사전에 접한 정보보다 성능과 기능이 모자랐거나 굳이 필요하지 않았는데 신기한 마음에 충동적으로 산 제품이 대체로 후회를 남기더군요.


저도 그러한 제품들이 여럿 갖고 있습니다. 서랍 속에 그냥 방치되고 있는 것들이 제법 많습니다. 후회를 하더라도 계속 제품을 구매하다보니 이제는 확실한 제품이 아니면  구매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으려 애쓰는 중입니다만, 눈에 밟히는 제품이 쏟아지고 있으니 미칠 지경입니다.


이렇게 후회를 해도 다시 물리는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소비자 변심에 의한 제품 환불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거든요. 더구나 물 건너 온 제품이라면 다시 물건너 보내고 환불받는 것은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싼 값에 중고로 내놓거나 서랍 속에 계속 방치해 놓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일 때가 많지요.


원하는 제품을 사더라도 그 제품에 대한 기대를 충족지 못했을 때 그 구매에 따르는 책임은 얼리어답터에게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얼리어답터에게는 제품을 사는 자유가 있는 반면 그 자유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도 갖춰야 하는 것이죠.


하물며 민주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주주의도 이 같은 선택의 자유가 있지만, 그 책임이 뒤따릅니다.


우리는 4년, 5년에 한번씩 매우 중요한 선택을 합니다. 우리의 선택에 따라 우리를 이끌 대통령이 바뀌기도 하고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등 수많은 이들의 이름이 바뀌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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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중요한 것은 이 선택에 따라 우리의 희비도 갈린다는 점입니다. 선택만 잘 하면 4년, 5년이 편하고, 그렇지 못하면 피곤한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그 책임은 다른 누구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 선택한 우리에게 있습니다.


성급한 제품 구매로 입은 피해에 대한 책임은 한 개인이 짊어지면 되지만, 민주주의에서 신중하지 못한 선택은 결과적으로 모두의 책임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세니까 무작정 던졌던 표 한 장이 부메랑이 되어 자유를 제한받기도 하고, 더 큰 자유로서 돌아왔다는 사실을 이제 알만한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의 자유는 매우 엄중하게 써야 합니다. 그 선택에 돈이 들지 않으니 아무렇지도 않게, 한순간 부는 바람에 의해 날려 버릴 것이 아니라 그 책임을 느끼고 행사해야 하는 것이지요. 나를 비롯한 모두에게 후회가 남지 않는 선택을 하고 그에 따른 결과도 책임질 수 있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절대로 충동적인 얼리어답터의 마음으로 맞이해서는 안됩니다. 민주주의는 얼리어답터여선 안됩니다. 조금 늦어도 신중하게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성숙한 의식 속에서 행사해야 합니다. 후회없는 선택, 우리 모두가 편해지는 길입니다.


덧붙임 #


갑자기 뜬금 없는 글에 놀라지 않으셨나 모르겠습니다. ^^ 이 글은 민주주의 UCC 공모전(http://civicedu.tistory.com/15)에 참여하기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여러분이 평소 민주주의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 기회에 한번 공유해 보세요. 마감일은 6월 25일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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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14 Comments

  1. 2010년 6월 10일
    Reply

    뜬금없는 글이 아니라 좋은 글인데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

    • 칫솔
      2010년 6월 10일
      Reply

      ㅎㅎ 고맙습니다. 날도 더운데 건강 관리 잘 하시구요~ ^^

  2. 2010년 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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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급한 제품 구매로 입은 피해에 대한 책임은 개인이 짊어지면 되지만, 민주주의에서 신중하지 못한 선택은 결과적으로 모두의 책임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세니까 무작정 던졌던 표 한 장이 자유를 제한받기도 하고, 더 큰 자유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3. 2010년 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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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오 이런 글도 좋아요! ㅋ

    솔찍히 반대파를 무조건적으로 숙청하지 않고 서로를 인정하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대한민국’을 위해 활동을 해야 하는데
    ‘정당’을 위해 일을 하려고 하니 그게 문제인거 같아요.

    • 칫솔
      2010년 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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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이런 글도 써야겠군요. ^^;

  4. 2010년 6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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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의 생생한 체험담이네요… =ㅁ=;;
    정말이지 충동적인 선택은 화를 자초합니다…

    • 칫솔
      2010년 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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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나를 위한 충동적 선택보다 우리 모두를 생각하는 신중한 선택을 해야만 하는 것 같아요. ^^

  5. 2010년 6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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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 결혼하시면 더욱 힘들어 지실 것입니다. 일단 지름신보다 마눌님이 더 무섭다는. ^^;

    • 칫솔
      2010년 6월 14일
      Reply

      그래서.. 결혼을 생각하지도 않나 봅니다. ㅋㅋ

  6. 2010년 6월 11일
    Reply

    칫솔님! 민주주의 UCC공모전에 좋은 글로 참여해 주시고 홍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민주화 과정에서 신중하지 못한 선택은 결국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말이 깊이 와닿네요. ^^

    • 칫솔
      2010년 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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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그런 실수가 늘 반복되고 남탓하기 바쁜게 또 민주주의의 일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댓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

  7. 2010년 6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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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칫솔님! 참가신청서 혹시 써 주셨나요? 아님 그냥 다른 분들께 이렇게 참가하는 거다 정도 보여주시기 위해서 트랙백을 걸어주신건가요? ^^;

    • 칫솔
      2010년 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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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흑.. 저의 실수.. 곧 보내겠습니다. ^^

  8.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로 올라왔다. 이 기가 막힌 상황을 맞이하면서 깊은 상념에 젖어든다.오랜만에 오른쪽에 보이듯 ‘민주주의 UCC 공모전’ 광고도 걸렸겠다, 비오는 5.18 30돌인 날에 민주주의 2.0을 생각한다.(여러분도 참여해보시길. 당신의 민주주의는 무엇인지…)오늘은 5월 18일. 소위 말하는 5.18 광주민주항쟁 30돌이다. 누구는 광주민주화운동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누구는 사실상 총격전을 벌이는 등의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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