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14 현장] 갤럭시 S5와 기어 패밀리의 쉬워진 ‘언팩’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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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언팩의 시작은 2년 전 갤럭시 S3의 데자뷰로 시작했지만 다소 산만한 느낌이었다. 단 한 곡만으로도 드넓은 얼스코트의 분위기를 휘어잡았던 갤럭시 S3의 언팩을 기억하는 이에게는 이날 3곡의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보내는 시간이 너무나도 길었던 탓에 분위기에 집중하려는 의지를 조금은 흐트려 놓는 일이 되고 말았다.

어쨌거나 무대 인사를 끝낸 바르셀로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박수로 떠나보내고 언팩은 시작됐다. 모두 조용해진 가운데 무대를 오른 삼성 IM 사업부 신종균 사장은 갤럭시 S부터 S4까지 2억 대가 넘는 시리즈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고 이제 더 의미있는 진화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겠다며 갤럭시 S5, 기어2(Gear 2), 기어 핏(Gear Fit) 등 세 가지를 차례대로 꺼내 놓았다. 그 어느 때보다 언팩의 차림상은 풍족해 보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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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무엇이 공개될 것인지 일찌감치 예측되고 예고된 상황이라 특별히 놀랄 것이 없긴 했어도 우리는 적어도 그 제품들이 어떤 이야깃거리를 갖고 나올 것인지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갤럭시 S5가 얼마나 진화를 했으며, 브랜드 변경까지 감수한 기어2는 지적된 단점을 모두 메웠을 것인지, 기어 핏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지 등 여러 복잡한 생각들을 언팩에서 채워주기를 바랐다.

역시 이야기의 시작은 갤럭시 S5다. 역시나 행사 직전 실물 이미지의 유출은 피할 수 없었지만, 그것이 갖고 있는 컨텐츠를 어떻게 이야기하는가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나는 지난해 뉴욕 라디오 시티홀의 갤럭시 S4 발표 처럼 사람들이 어려워할 메시지를 요란하게 풀어놓을까 사뭇 걱정이었다. 다행히 이번 언팩의 갤럭시 S5는 그때의 어려운 메시지가 하나도 없었다. 눈동자고, 제스처도 모두 이번 언팩에서 사라졌다. 물론 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언팩의 컨텐츠로 내세우지 않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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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 따라선 뭐가 이리 뻔하냐는 말도 나올만하다. 그러나 그 뻔한 것을 뻔하지 않게 설명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만듦새며, 기능이며, 가치까지 전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비록 갤럭시 S5의 만듦새는 크게 달라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틀의 개성이 두드러지지 않을지라도 배터리 덮개에 초점을 맞추어 그 개성을 진하게 우려내기 위한 색과 문양의 선택, 손에 착 감기는 촉감은 결코 TV 화면으로는 전달할 수 없는 것들이다. 깊은 물만 아니면 가벼운 빗속에서도 전화를 꺼내는 일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는 그리 어렵게 이해할 것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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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암비 인식으로 더 빨라진 포커스, 풍부해진 이미지 HDR 색조, 지정된 이미지와 그 주변의 초점을 선택적으로 조정하는 선택 초점(사실 이 기능은 LG G프로 2와 유사한 방식) 같은 기능도 그것을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다른 이야기다. 배터리가 ‘간당간당’할 때의 초저전력(Ultra Power Saving) 모드로 급한 연락을 받을 수 있는 대기 시간을 24시간까지 늘릴 수 있는 점, 자주 쓰는 기능들을 손쉽게 불러낼 수 있는 툴박스 등은 충분히 공감할 만한 재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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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더 빠르게 데이터를 내려받을 수 있는 다운로드 부스터 같은 이야기나 홈버튼을 문지르는 지문 인식과 그 활용의 방식, 카메라 아래에 들어 있는 심박 센서처럼 그 역할에 의문을 갖게 되는 부분도 없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가장 아쉽게 보이는 이유는 지나치게 하드웨어에 함몰된 컨텐츠라는 점이다. 관련 서비스, 일상의 약한 연관성이 이들 센서의 채택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하는 이유는 하드웨어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이번 언팩에서 의도된 것이라는 점을 알지만, 그렇기에 소프트웨어에 대한 갈망도 더 강해지는 듯하다.

기어2와 기어 핏은 갤럭시 S5와 또 다른 이야기다. 이제 손목 위의 장치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좀더 명확한 방향을 이야기하려고 애썼다. 기어2는 갤럭시 기어의 장점은 유산으로 그대로 이어받고 더 나은 손목 장치로 진화하기 위한 노력들이 더 많아졌다. 운영체제 교체에 따른 브랜드의 변화가 일찍이 관심을 끌기도 했지만, 이번 기어와 기어 핏은 가치의 진화를 이야기하기에 충분했다. 기능과 가능성을 넘어선 수많았던 불평, 이를 테면 덩치가 크고 넉넉하지 않은 배터리 시간과 개성을 강화할 수 없는 여러 답답한 환경을 모두 바꾼 것만으로도 기어2에 대한 평가는 계속 이어서 해야 할 듯하다. 더 강화된 프로세서와 간소해지고 빨라진 UI, 언제나 건강을 진단하는 심박 센서와 응용 프로그램, 자체적으로 음악을 재생해 일상의 활용 범위를 더 넓혔음을 이야기했다. 물론 패션과 목적성에 따라 기어2와 기어 핏의 선택은 갈리겠지만, 이용자는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되었음은 무리 없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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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5와 기어 2, 기어 핏 시리즈는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들을 했을지 모르지만, 그만큼 언팩의 이야기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지난 언팩과 다른 점이다. 특히 갤럭시 S5의 이야기가 만만했을 수도 있으나 지난 여러 번의 갤럭시 언팩을 참관해 온 입장에서 보면 지난 갤럭시 S4를 발표한 언팩의 화려하고 어렵기만 한 이야기들이 이번 언팩에서 상당 부분 생략한 것이 너무나 반가웠다. 그만큼 메시지는 좁혀졌고, 이제 그 메시지가 주는 가치를 이야기하기 편해졌다. 이것이 이번 언팩이 지난 해의 언팩과 다른 메시지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One Comment

  1. 왕해나
    2014년 2월 26일
    Reply

    안녕하세요^^ 경제투데이 왕해나 기자라고 합니다~ 제가 갤럭시S5에 대한 얼리어답터들의 반응을 모으고 있는데요. 제 기사에 출처를 밝히고 블로거님의 글을 일부분 인용해도 괜찮을런지요? 괜찮으시면 문세있으시면 010-9525-2703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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