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가 아쉬운 HP와 더욱 고민이 깊어지는 델

어제 나온 IDC의 2007년 3분기 세계 PC 판매율 보고서를 HP가 봤다면(이미 봤을 테지만) “덜도말고 더도 말고 딱 0.4%만!”이라고 간절하게 외치고 있지 않을까 한다. 정확하게 0.4%만 더하면 세계에서 판매되는 PC 5대 중에 하나는 HP 것이라고 말할 수 있으니 말이다. 사실 지금도 그렇게 말하는 데 무리는 없지만, 20%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만큼 확실하지는 않으므로 고작 0.4%라는 숫자가 HP의 애간장을 태우는 건지도 모르겠다.


IDC가 발표한 2007년 3분기 세계 PC  시장 보고서에서 HP는 여전히 델을 따돌리고 세계 PC 판매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델, 3위 레노버, 4위 에이서, 5위 도시바다. 지난 3분기 HP는 1천309만 대의 PC를 팔아 19.6% 시장을 차지했고, 델은 1천18만대에 그쳐 15.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2006년 3분기에 HP가 처음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델을 제쳤을 당시의 각각 17.0%와 16.9%였던 것과 비교해 +2.6%와 -1.7%의 차이를 보인 갓이다. 하지만 양사 모두 전년 대비 PC 판매는 늘었다.


사실 볼만한 싸움은 3위 그룹에서 하고 있다. 3위 레노버가 박빙의 차로 에이서에 앞서 있어서다. 550만 대를 판 레노버(8.2%)와 543만여대를 판 에이서(8.1%)의 점유율 차이는 0.1%여서 한순간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라 앞으로 자리를 지키려는 레노버와 이를 빼앗으려는 에이서의 싸움이 더욱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레노버가 각 나라의 대표 메이커의 흡수 합병을 통해 덩치를 불리는 전략을 계속 펼칠 것으로 보여 에이서의 3위 탈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북미 PC 판매 순위에서는 여전히 델이 1위지만, 성장률은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하다. – 성장을 한 탓이다. 3분기 판매 실적에서 델은 북미에서만 501만 대를 팔아 28%의 시장 점유율을 가졌고 HP는 434만 대로 24.3%의 점유율을 보였다. 문제는 전년 동기에 526만대를 팔아 30.9% 시장 점유율을 보였던 델의 올 3분기 실적이 이에 미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점유율도 까먹었다는 사실이다. 이에 비해 HP는 전년 371만 대에서 올해 434만대를 팔아 24.3%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16.9% 성장률을 나타냈다. 3위 애플도 3분기에만 112만대를 팔아 6.3% 시장을 가져갔고 도시바도 94만대를 팔아 소폭 성장했다. 5위 게이트웨이의 추락은 계속되고 있다.


PC 비즈니스라는 끝이 안보이는 마라톤을 달리고 있는 HP가 가속도를 내는데 반해 속도를 내지 못하는 델의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IDC 보고에 따르면 지난 3분기에 선적된 PC 대수가 전년 동기대비 15.5% 늘어났음에도 델의 판매량은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IDC는 유로화의 강세와 투자 활성화로 PC 수요가 늘고 있는 EMEA(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시장에서 주목할만한 판매 증가가 있었다고 분석한 것에 비추어 보면 이 지역에서 델의 PC 판매가 저조한 것이 부진의 한 원인으로 꼽아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선두 PC 기업의 위용을 되찾고자 하는 델이지만,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그 자리를 되찾을 수 있는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온라인 직판을 양보하면서까지 도입한 오프라인 판매가 그리 신통한 결과를 내진 못한 모양이다. 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 탓에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게 무리였을지도 모르지만, 판매율을 늘리기 위한 다각적인 시도에도 시장의 반응이 좀체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델의 고민은 더욱 깊어만 갈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7년 3분기 PC시장 점유율, 출처 : t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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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13 Comments

  1. 2007년 10월 20일
    Reply

    저의 고민도 델의 성장가도가 꺽이는것을 지나 이제는 추락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델 제품을 많이 팔기에 세계1위라는 설명은 그나마 고객들에게 국내에서 인지도 낮은 델을 설득하는 주요한 재료중 하나였는데… 그렇다고 HP를 팔고싶은 생각은 별로 없으니~~(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뭔가 전환 포인트가 필요한 델입니다. (마이클이 돌아온것으로는 부족한가 봅니다.)

    • 2007년 10월 20일
      Reply

      델의 가장 큰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랍니다. 마이클 델이 1백만명 있다 해도 고객들에게 제품을 이해시키는 능력이 지금과 같다면 결과는 안봐도 비디오입니다. HP의 PR 활동에 비교하면 델은 받을 점수가 없는 수준이랍니다. 블로그 하나 열고 ‘혁신이다’라고 소리치는 걸 보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고 할 수 있지요. ^^

  2. 2007년 10월 20일
    Reply

    흐음..HP가 그렇게 많이 팔렸나요…;;;

    개인적으로 델은 디자인부터 별로 안좋아하기는 하는데..추락한다니 고민이 깊긴 하겠네요..

    • 2007년 10월 20일
      Reply

      HP가 1년 사이에 주가를 두 배 끌어올렸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르더군요. ^^ (25->50달러)

  3. 2007년 10월 20일
    Reply

    저희집은 데스크탑에다 노트북까지..
    dy를 거꾸로;;ㅋㅋ;;ㅋㅋ

    • 2007년 10월 20일
      Reply

      크억~ 의외의 dy 마니아셨던거군요. ^^

  4. 2007년 10월 21일
    Reply

    얼마전에 델에서 국내신제품 소개를 할 때 여성도우미분들을 써서 광고했는데,

    그걸보고 미국인들 왈: 저렇게 미국에서 광고하면 10배는 더많이 팔릴텐데에에에에에!!!
    (당시 델의 미국 광고는 딸랑 랩톱하나 보여주고 땡! 이었죠)

    • 2007년 10월 22일
      Reply

      저도 그 비교 글을 읽었습니다만, 우리나라는 행사 모델이 제품보다 더 튀는 탓에 제품의 특징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델 노트북은 행사 모델이 오래 들고 있기에는 너무 무겁습니다. -.ㅡㅋ)

    • 2007년 10월 22일
      Reply

      실은 그 당시 델의 신제품이 특징이 있었는지하는 의문이…

      (리뷰도 찾고 그랬는데, 결론은: 색이 추가되었다!!!! 였죠. 좀 슬프지만, 특성이 있다고는 좀… -ㅅ-)

    • 2007년 10월 23일
      Reply

      색만 입혔다는 것이었죠. 무게는 그대로였습니다. ^^

  5. 2007년 10월 22일
    Reply

    칫솔님의 해당 포스트가 10/22일 버즈블로그 메인 헤드라인으로 링크되었습니다.

  6. 2007년 11월 10일
    Reply

    PC 시장은 알다가도 모를 영역이네요.
    델까지는 이해했는데, HP는 조금 더 봐야겠어요.

    그나저나 레노버도 굉장한 회사군요.
    또한 저렇게 표로 보니 애플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도 알겠구요.

    HP와 델에 대해서 이해하고 싶네요..^^;;

    • 2007년 11월 10일
      Reply

      레노버는 공식적으로 8억, 비공식적으로 12억의 나라인 중국 기업이잖아요. ^^
      애플은 월드와이드 성적표에서는 보이질 않죠. 우물한 개구리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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