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역사 신문 16-애플의 두 창업자, 회사 떠났다

지난 연말 기간 잠시 중단했던 연재를 오늘부터 재개합니다. 오늘은 1985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아주 굵직한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그냥 지나치기에는 조금 아까운 이야기들만 모았습니다. 1985년에는 잡스와 워즈니악이 모두 애플컴퓨터를 떠나는 이야기와 윈도 1.0과 데스크뷰 같은 GUI 운영체제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냅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네덜란드 등에서 인기를 끌었던 MSX 2의 새 규격도 발표되었고, 시대를 앞서간  CPU인 80386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 워즈니악의 퇴사부터 이야기해 보도록 하지요.


[1985년] 워즈니악, 애플 떠난다
애플컴퓨터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이 2월 애플 컴퓨터를 떠난다. 스티브 워즈니악은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를 만드는 CL9이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고 이 회사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 사는 워즈니악이 설립한 CL9에 대해 적극적인 후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워즈니악이 애플 사를 그만두는 궁극적인 이유가 애플보다 매킨토시에 치중하는 현 경영 정책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 전했다. 더불어 애플 사가 후원하려는 것은 워즈니악이 애플과 매킨토시의 정책에 전혀 방해가 없는 새 사업을 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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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의 스티브 잡스(왼쪽)와 워즈니악(오른쪽). (사진 출처 : http://dankoifman.com)


[1985년] 그래픽 기능 강화한 MSX 2 제원 확정
아스키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래픽 기능을 더욱 강화한 MSX 2 스펙을 제정해 발표했다. MSX 2는 MSX 1과 똑같은 Z80A를 CPU로 채택했으나 기본 메모리와 비디오 메모리의 최소 크기를 64KB로 확장했다. 비디오 프로세서로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V9938 칩을 채택했으며 그래픽 모드가 64X48, 256X293, 256X212, 512X212 등으로 더 늘었다. 총 512개이고 색 가운데 16색을 동시에 표시할 수 있고 256X212 모드에서는 256색을 표시한다.
외부 포트는 조이스틱 포트와 2개의 카트리지 슬롯, 테이프 저장장치 연결 포트, RGB 모니터 연결 포트, AV 출력포트, 외부 스피커 출력 포트 등 더 다양해졌다. MSX 2는 아스키가 MS-DOS 3.0을 복제해 변형한 MSX-DOS 2.0을 탑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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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X와 마찬가지로 규격에 맞춰 필립스, 소니, 산요, 파나소닉 등 여러 전자 업체가 MSX 컴퓨터를 만들어 냈다.


MS가 손을 놓은 이유 아시는 분?
마이크로소프트는 MSX 2의 스펙이 발표된 뒤 더 이상 MSX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홀로 남게 된 아스키는 3년 뒤 발표한 MSX 2+와 MSX 터보 알(Turbo R)의 제원을 단독으로 결정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MSX에서 손을 뗀 이유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혹시 그 이유나 가설을 아는 분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기를 바랍니다.)

[1985년] 워즈니악에 이어 스티브 잡스도 딴 살림 차린다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의 동거(?)로 시작했던 애플컴퓨터 사가 집주인을 모두 잃었다. 애플 사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지난 9월 애플 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회사를 떠났다. 스티브 잡스는 CEO인 존 스컬리 등 경영진과 자주 마찰을 일으켰으며, 그가 곧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회사 안팎의 소문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사에 사직서를 제출한 뒤 애플 사에서 일하던 5명의 상임 관리자와 함께 NeXT 사를 설립했다.
애플 사는 스티브 잡스가 동일 계통의 회사를 설립한 것과 관련해, 향후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컴퓨터, 스티브 잡스 제소
스티브 잡스가 회사를 떠나자 애플컴퓨터 경영진은 잡스를 상대로 계약 위반과 기밀 탈취 등의 명목으로 제소했다. 하지만 양측의 합의로 제소는 취하되었고 NeXT 컴퓨터도 시판될 수 있었다.

[1985년] 인텔, 32비트 CPU 80386 출시
인텔이 오는 10월 32비트 CPU인 80386을 선보인다. 1982년에 80286을 선보인지 만4년 만에 출시되는 80386은 32비트 레지스터와 데이터 버스를 가지고 있으면서 8088과 80286 등 하위 CPU와 호환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80386은 1.5미크론 공정을 통해 27만5,000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했고 16MHz 클럭으로 작동한다. 80386은 4GB의 물리적 메모리와 64TB의 가상 메모리를 제어할 수 있다. 80386의 소비자 가격은 299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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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쿼터덱, 프로그램 환경 관리자인 데스크뷰 출시
쿼터덱은 도스 환경에서 수행되는 문자 기반의 운영 체제인 데스크뷰(DESQview)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데스크뷰는 1983년 데스크(DESQ)라는 이름으로 개발을 해온 프로그램으로 풀다운 메뉴 바를 눌러 나타나는 명령을 수행하는 풀다운 메뉴와 아이콘 그리고 즉시 수행되는 팝업 유틸리티를 갖추고 있다. 데스크뷰는 프로그램이 차지한 메모리 영역을 보호해 다른 프로그램과 충돌을 막는 보호 모드와 확장 메모리 기능을 지원해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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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1.0 시판
마이크로소프트는 몇 달 씩이나 발매를 지연했던 윈도(Windows) 1.0을 11월부터 시판한다. 윈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페이스 매니저란 이름으로 개발해오던 GUI 운영체제로 그래픽이 강화된 화면과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수행한다.
도스 상에서 실행되는 윈도 1.0은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윈도 페인트를 이용하면 그림을 그릴 수 있고 문서 작성기로 보다 전문적인 문서 편집을 할 수 있다. 그 밖에 달력과 명함첩, 메모장, 통신 접속용 터미널, 계산기, 시계, 제어판, 프로그램 정보 파일(Program Information File) 편집기, 프린트 스풀러, 클립보드, 램드라이브(RAM Drive)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수록되어 있다.
윈도 1.0은 자체적으로 포함한 프로그램이 아닌 다른 프로그램을 동시에 수행할 수 없으며, 도스용 프로그램을 윈도에서 수행하면 프로그램 정보 파일을 만들어야 한다.
윈도 1.0은 360KB 5.25인치 플로피 디스켓으로 구성되어 있고 512KB의 메모리, 1개의 플로피 드라이브와 하드디스크가 필요하다. 판매 가격은 10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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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VS 마이크로소프트 제1라운드 : 애플 승!
1985년 추계 컴덱스에 출품된 윈도우즈 1.0은 9월 애플로부터 드롭다운 메뉴의 유사성과 타일 윈도우, 마우스 지원 부분에서 애플의 저작권 도용과 기밀 절취의 명목으로 제소 당했다. 빌게이츠는 애플이 만든 운영 체제의 일부 기능을 라이선스 받기로 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그래도 윈도우즈 1.0이 출시된 뒤에는 수많은 버그와 잦은 시스템 충돌, 느린 속도 등과 싸워야 했다. 그래도 Micrografx의 In-A-Vision처럼 윈도우즈 1.0에서 작동되는 최초의 애플리케이션도 나왔다.
참고로 이번 1라운드는 애플이 이겼지만, 1987년의 2라운드 승부에서는 MS가 이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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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11 Comments

  1. 2008년 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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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워니즈악의 근황과 최신인터뷰가 실렸었는데, 본인의 말에 의하면 자신은 가르치는 일을 더 좋아했었기 때문에 손을 뗐다고하더군요.(제가 이해하기에는) 지금은 학교에서 선생님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 2008년 1월 5일
      Reply

      지난 해 말에 우리나라에 왔었답니다. 그는 진정한 IT 야인이자 괴짜이자 해커이자 주변인일 듯 싶어요 ^^

  2. 2008년 1월 4일
    Reply

    MS가 MSX에서 손을 뗀 것은 일본과 달리 미국 시장에서 MSX가 처절하게 실패한 탓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MSX가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은 것에 비해 미국에서는 스펙트라비전이라는 회사 하나 말고는 변변하게 출시한 것도 없었죠.

    • 2008년 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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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럴 수도 있겠군요. 미국이야 IBM 호환 PC와 애플컴퓨터가 주를 이루었으니 베이식이 눈에 차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듯 합니다. ^^;

    • 2008년 1월 5일
      Reply

      글쎄요.. 애플은 폐쇄성을 버리지 못하는 한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을 듯 싶어요~ ^^

  3. 2008년 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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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X 2를 갖고 있었던 사람으로..위 사진 보니까 반갑네요 ~ ^^ 저도 MSX가 더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Turbo R 정도를 끝으로 막을내려 조금 아쉽더라구요… 아마도 잘 안팔려서 그랬겠지요.. 그러고 보니 일본에서는 PC9801인가 하는 시리즈가 있었던 거 같은데.. ^^

    MSX box 나 MS active X 를 보면.. MSX를 조금은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

    • 2008년 1월 15일
      Reply

      앗.. 개미탐험가님. 오랜만이네요. ^^
      제가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6학년 때 다른 학교에 설치된 MSX를 보고는 컴퓨터는 꼭 사야지 했었거든요. 결국 고등학교 진학해서 IBMPC XT 호환 제품을 샀지만, 컴퓨터를 처음 알게 해준 그 공로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

  4. painkilla
    2009년 10월 11일
    Reply

    내용에 약간의 오류가 있네요. MSX2에는 MSX-DOS2가 탑재되지 않았고 아스키사에서 롬카트릿지형태로 별매되었습니다. DOS2가 기기에 기본탑재된 건 2+세대를 지나 TURBO-R세대에 이르러서의 일입니다. 그런데 글쓰고 보니 꽤 오래된 포스팅이군요. 실례가 되었다면 양해를…^^;

    • 칫솔
      2009년 10월 11일
      Reply

      아.. 네. 고맙습니다. 저도 한 번 내용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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