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선언한 윈도 10, 한국에서 던지는 세 가지 질문

“3시간 짜리 발표를 40분에 요약하려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5월 6일 오전, 한국MS 에반젤리스트인 김영욱 부장은 국내 언론 브리핑에서 이런 푸념부터 꺼냈다. 지난 4월 2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행사 빌드(Build) 2015 키노트에서 공개된 내용이 너무 방대한 데도 이를 짧은 시간 안에 이야기를 하기 위해 정리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는 것이다. 사실 새벽 내내 빌드 2015의 키노트를 지켜본 한 사람으로써 그의 이런 푸념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MS 사티아 나델라 CEO를 비롯해 수많은 책임자들이 개발자들을 앉혀 두고 무려 3시간 가까이 쏟아낸 MS의 최신 솔루션과 기술, 서비스 전략을 단시간 발표를 위해 압축하는 게 우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라서다. 하지만 빌드가 세계의 개발자를 대상으로 MS의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행사라 해도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곧 출시할 윈도10보다 더 큰 관심사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종전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는 윈도 10에 대해 우리나라 이용자들이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운영체제 위한 플랫폼 변신 윈도10, 뭐가 다르지?

아마도 지금까지 윈도를 쓰던 PC용 운영체제로만 쓰던 이용자에게 플랫폼으로 바뀌는 윈도10은 별다른 의미가 없을 것이다. 어차피 윈도10은 앞으로도 PC 운영체제로 계속 존재하게 되니까. 단지 윈도에 붙였던 ‘PC용’ 운영체제라는 딱지는 더 이상 붙지 않는다. 스마트폰 또는 모바일을 위한 윈도 모바일이나 윈도폰처럼 모바일용으로 개발하던 또 다른 윈도도 마찬가지. 윈도10을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지만, 모바일용으로 따로 개발하지 않는다. PC와 모바일, 그 이외의 모든 장치에서 윈도10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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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려진 대로 윈도10은 단 하나의 이름으로 모든 장치에서 쓸 수 있다. PC와 스마트폰, 태블릿처럼 운영체제 비중이 높던 전통적인 컴퓨팅 장치는 물론 XBOX와 서피스 허브, 홀로렌즈, 그리고 사물 인터넷으로 분류되는 장치까지 윈도10 기반으로 작동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모든 장치가 윈도10으로 작동되더라도 모든 운영체제를 따로 개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핵심이 되는 윈도10 코어 위에 올리는 익스텐션에 따라 그 성격이 결정될 뿐이다. 제품의 성격 뿐만 아니라 프로세서 같은 핵심 부품이 달라도 윈도10은 이용자나 개발자가 필요로 하는 장치에 맞게 모든 것을 새로 만들지 않고 적용할 수 있다. 한마디로 모든 장치에서 요구되는 운영체제를 만들 수 있는 유연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이기 때문에 윈도 10을 플랫폼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매우 큰 변화를 맞은 윈도10이라도 우리나라에서 윈도10을 PC 운영체제가 아닌 플랫폼으로 인식하도록 만들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빌드에서는 플랫폼으로 바뀐 윈도10의 위력을 경험할 수 있는 여러 하드웨어가 선보여진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PC 이용자만 많고 윈도10을 누릴 수 있는 장치 보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다. MS가 윈도10을 더 이상 PC에 국한된 시스템이 아니라고 힘주어 강조하지만, 모든 이용자들이 그 사실을 이해하기에는 장치의 다양성이 부족한 상황. 윈도10의 출시 이후 그 다양성 부족을 어떻게 해소할지는 아직 답이 없는 상태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코타나, 기대할 수 있을까?

코타나는 윈도10에 들어가는 음성 비서다. 기본 성격은 시리와 같은 것으로 여겨도 상관 없지만 코타나가 좀더 나은 능력을 발휘할 듯하다. 헤일로의 인공지능 컴퓨터의 이름에서 따온 코타나는 이번 빌드에서 좀더 업그레이드한 능력을 선보였다. 이용자가 요구한 명령을 단순히 처리하는 게 아니라 좀더 세세하게 제어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 이를 테면 윈도10에 설치한 바이버 앱으로 누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달라고 했을 때 코타나가 설치한 응용 프로그램을 찾아서 실행한 뒤 메시지까지 전송하는 일을 제대로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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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윈도10 테크 프리뷰 빌드가 계속 업데이트 되는 지금 코타나를 한국에서 쓰지 못하고 있다. 아직 MS가 코타나에게 한국어를 말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은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윈도10이 국내에 출시될 때 코타나를 지원할 지 여부조차 알 수 없다. 한국MS는 국내에서도 코타나의 음성 비서 기능을 쓸 수 있을 것이라 말하고 있지만, 구체적 시기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타나의 다음 언어 지원을 묻는 설문을 공식 이용자 포럼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한국어 지원을 재촉하는 설문 응답은 매우 낮다. “이 설문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는 김영욱 부장의 말을 반영하면 이 커뮤니티의 현재 결과만으로 볼 때 한국어 지원은 상당히 늦게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더 많은 이들이 설문에 응답하게끔 한국MS가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것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코나타 언어 지원 설문 링크
https://cortana.uservoice.com/forums/258148-languages/filters/top

웹 표준에 충실한 엣지 브라우저, 우리나라에 적응할까?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10 테크니컬 프리뷰를 통해 공개한 프로젝트 스파르탄으로 불리던 새로운 인터넷 브라우저 이름을 이번 빌드 행사에서 공표했다. 새 이름은 마이크로소프트 엣지(Edge). HTML5 표준에 맞춘 웹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것을 모두 덜어내고 좀더 가볍고 날렵하게 새로운 엔진을 얹은 브라우저다. 철저하게 웹 표준을 따르는 브라우저로 설계한 까닭에 매우 빠르게 인터넷을 렌더링해 이용자에게 보여주는 데다 펜이나 터치로 브라우저 화면 위에 메모를 남겨 공유하는 드로잉 기능도 추가해 인터넷의 이용 방법을 바꿀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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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엣지 브라우저에 거는 기대에 비해 엣지를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에서 온전히 쓸 수 있는지 미지수다. 윈도10 테크니컬 프리뷰의 프로젝트 스파르탄에서 국내 포털 사이트를 비롯한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면 해당 사이트를 제대로 이용하기 힘들 수 있으니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이용할 것을 권하는 안내문을 표시하며 웹표준을 지키지 않는 국내 웹사이트에 대한 일종의 경고를 내보내고 있다. 물론 이 안내문을 무시하고 계속 이용할 수 있지만, 국내 이용자에게 그리 편한 느낌을 주지는 못하는 상황. 이처럼 우리나라의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가 엣지 브라우저와 궁합이 우려되는 가운데, 일단 한국MS는 엣지 브라우저의 개발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영욱 부장은 “엣지 브라우저가 아직 완성된 상황이 아닌 데다 계속 수정되고 있는 만큼 최종 버전이 어떨지 확답이 어려운 상태지만, 국내 웹사이트에 일일이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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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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