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에 롤리팝 심어도 화끈한 변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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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레퍼런스 제품인 넥서스 시리즈를 처음부터 모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우연한 기회에 넥서스원을 손에 쥔 이후로 그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제품을 하나씩 챙겼을 뿐이다. 그렇게 몇 년을 지내다 보니 거의 모든 넥서스 레퍼런스를 보유한 수집가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일까?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넥서스 6의 빈자리가 조금은 크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하게 보인다.

하지만 모든 넥서스 시리즈를 가졌다고 해도 매일 모두를 쓰는 것은 아니다. 이 중에 대부분은 보관함에 처박히는 신세다. 가끔씩 테스트를 위해 한두 제품을 꺼낼 때가 있긴 하지만 이처럼 넥서스 제품들을 한 자리에 다 꺼내 놓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나마도 롤리팝 업그레이드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한 자리에  넥서스를 꺼내지도 않았을 게다.

넥서스 시리즈의 좋은 점은 비교적 오래 전에 나온 레퍼런스 제품이라도 조금 더 오랫동안 소프트웨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점이다. 구글과 안드로이드 제조사는 출시된 단말에 대해 18개월의 최소 소프트웨어 지원 기간을 약속하고 있으나 구글은 그 이상을 책임지는 것이다. 넥서스 시리즈를 책임지는 구글이 하드웨어 제조사가 아니어서 단말 제조와 생산에 대한 고민을 덜하는 대신 제품의 수가 적은 만큼 좀더 소프트웨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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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모든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안드로이드 5.0은 2012년 여름에 출시한 넥서스7 이후의 제품에 적용된다. 넥서스7 2012 후에 출시된 넥서스4와 넥서스10을 포함해 모두 5개의 제품이 롤리팝 적용 대상이지만 넥서스원, 넥서스S, 갤럭시 넥서스는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나 젤리빈(4.3)에서 업그레이드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5.0 롤리팝을 올릴 수 있는 업그레이드 대상이 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손쉽게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던 것은 아니다. 구형 넥서스7 2012의 경우 팩토리 이미지는 등록되었지만, 무선 네트워크를 통한 업데이트(OTA)는 무척 더딘 상황이다. 때문에 좀더 빨리 롤리팝으로 업그레이드하려면 일부는 수작업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예전 롤리팝 개발자 프리뷰를 올렸던 넥서스 2013는 OTA가 불가능한 탓에 수동 업데이트를 피할 수 없는데, 종전의 캐시를 지우지 않으면 정상적인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다.

롤리팝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모든 넥서스의 작업을 마치고 난 뒤 각 제품들은 대부분의 기능은 비슷해 보인다. 하드웨어의 제약으로 쓸 수 없는 기능 일부를 제외하고 롤리팝의 기능은 어느 정도 이식한 것처럼 보인다. 설정이나 머리티얼 디자인을 반영한 기본 앱으로 갈아 엎으니 그럴 싸하게 보인다. 아마 다른 롤리팝 제품을 써보지 않았다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업그레이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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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팝을 올린 넥서스5와 넥서스7. 왼쪽은 확실히 달라진 반면 오른쪽은 그대로다

하지만 롤리팝으로 업그레이드된 모든 넥서스 장치가 똑같은 환경으로 이식된 것은 아니다. 롤리팝을 얹은 넥서스9의 경험을 모든 장치에서 똑같이 넣으려고 하진 않았다는 뜻이다. 이를 테면 넥서스7 2012와 넥서스7 2013, 넥서스 10, 넥서스 4의 GUI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홈 UI에 머티리얼 디자인이 거의 반영된 느낌이 없고, 앱과 위젯으로 구분해 놓은 앱화면의 구조를 그대로 남겨 두어 롤리팝의 느낌이 잘 살지 않는다. 반면 넥서스5만 유일하게 넥서스9과 거의 비슷한 홈 UI를 반영한 때문에 마치 지금 새로 시작하는 제품처럼 비쳐진다. 롤리팝의 기본 글꼴로 삼은 본 고딕도 넥서스 72012과 넥서스 10에는 제외된 상태. 때문에 시스템의 변화도 적고 인터넷을 보는 경험도 크게 달라진 기분은 들지 않는다.

구글의 넥서스 업그레이드는 다른 업그레이드와 조금 다른 의미가 있다. 그저 새로운 운영체제의 업그레이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새 운영체제를 통해 안드로이드가 추구하는 이용자 경험의 진화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머티리얼 디자인과 단순한 구조의 홈Ui, 더 보기 편한 웹이라는 안드로이드의 달라진 롤리팝의 이용자 경험을 요구하는 이들에게 구글도 모든 면에서 그런 기대를 완벽하게 채우려 하진 않는 듯하다. 새 운영체제의 일부 기능만 올린 업그레이드도 부단한 노력의 결과긴 하다. 하지만 넥서스가 안드로이드 레퍼런스라는 역할을 맡고 있는 한 어디에서나 똑같은 이용자 경험과 의미를 전달하는 쪽에 더 노력할 필요가 있는 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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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서채열
    2014년 12월 17일
    Reply

    모바일스킨좀 업데이트해주세요
    폰으로 볼때 너무 불편해요
    그리고 덧글스팸설정이 너무 강한거 같아요
    덧글자체를 못씀…

    • 칫솔
      2014년 12월 18일
      Reply

      네. 말씀하신대로 댓글과 트랙백 스팸 설정이 강하게 되어 있습니다. 아직 텍스트큐브의 스팸 서버가 테스트 중이어서 지금 이를 해제할 수 없는 점을 양해 바랍니다. 모바일은 chitsol.com/i 로 접속하시면 훨씬 편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만, 일단 그렇게 입력하지 않아도 볼 수 있도록 처리해 놓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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