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써본 구글 글래스, 고달프면서도 재밌네~

한국에서 구글 글래스를 써보니, 구글 글래스와 한글
멋진 모델이 써도 어딘가 어색해 보이는 구글 글래스. 어차피 멋으로 쓰는 제품은 아니라지만, 거울에 비친 구글 글래스를 쓴 내 모습은 그야말로 가관이다. 이런 장치가 흔하지 않은 이곳에서 그야말로 IT 괴짜(Geek)로 보이기 십상이건만, 그래도 창피함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구글 글래스를 쓰고 돌아다녀볼 수밖에 없었다. 가끔씩 구글 글래스를 알아보는 이들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은 의심스러운 눈빛을 내게 쏘고 있었다. 지난 해 말, 구글 글래스 익스플로러 2.0 버전을 들여올 때만해도 가장 큰 걱정은 이것을 쓰고 돌아다니는 게 아니었다. 이 비싼 제품이 국내에서 얼마나 쓸만할까라는 질문에 물음표를 뗄 수 있을 것이가였는데, 밖으로 돌아다니는 데 용기가 필요할 줄은 몰랐다.(물론 며칠 전에 이야기한 안경 문제도 있었지만, 이것은 다행히 잘 해결됐다. 남대문 만세!)


어쨌거나 그런 시선에 익숙해지기를 바라며 구글 글래스를 쓰고 돌아다니며 얼마나 다른 제품인지 알아보는 데만 집중하려고 했다. 설치의 문제, 언어의 문제 등 시작하기도 전부터 걱정거리가 산더미였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정식으로 구매할 수 없고 지원도 없는 구글 글래스의 시작은 쉬운 게 아니다. 만약 스마트폰을 이용해 구글 글래스를 인터넷에 연결하는 방법이 유일했다면 정말 난감했을 것이다. 구글 글래스는 무선 랜에 직접 연결해야 하는 데 이 방법은 PC를 이용하는 것과 스마트폰에 마이글래스(MyGlass)라는 응용 프로그램을 이용해 설정할 수 있다. 문제는 구글 플레이에 있는 마이글래스를 우리나라에서 내려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PC를 이용해 일단 구글 글래스의 세팅을 마친 뒤 나중에 마이글래스 APK를 겨우 구해 스마트폰과 연결도 끝냈다.


한국에서 구글 글래스를 써보니, 구글 글래스와 한글
구글 글래스를 쓰려면 무선 랜 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설정도 몇 가지 해야 한다. 꼭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쓰려면 하는 편이 낫다. 이를 테면 구글 글래스를 썼을 때 자동으로 켜지도록 하는 기능이나 윙크로 사진을 찍는 기능, 구글 글래스를 쓴 상태에서 고개를 30도 이상 위로 들었을 때 화면이 켜지게 하는 기능은 구글 글래스에서 해야 하는 설정들이다. 다만 구글 글래스 잠금 기능은 나 혼자 쓰는 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어 뺐다. 잠금 해제하는 시간이 아까워서다.


구글 글래스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조작 몇 가지를 익히고 나니 조작은 그리 어려운 느낌은 아니다. 오른쪽 테를 양옆으로 문질러 메뉴를 이동하거나 아래로 쓸어 내려 이전 화면으로 돌아가도록 단순하게 UI를 만들었다. 세부 내용이나 메뉴를 불러올 때는 살짝 한번 두드리면 되고, 웹 검색 결과를 볼 때 두 손가락으로 확대를 할 수도 있다. 한 화면에 하나의 결과를 보여주는 카드 UI 방식이라 복잡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한국에서 구글 글래스를 써보니, 구글 글래스와 한글
그런데 구글 글래스를 우리나라에서 쓰기 전에 걱정했던 문제는 역시 한글과 구글 글래스 관련 서비스를 제대로 쓸 수 있느냐였다. 일단 한글은 음성 명령과 화면 표시로 나눠서 봐야 하는데, 음성 명령은 우리 말로 할 수 없다. 영어로 말해야만 알아 듣는다. 다만 음성 명령은 혀가 말리지 않는 한국형 발음의 문제인지 유별나게도 ‘구글’ 검색만 빼고 잘 알아먹는다. 음성 명령과 달리 디스플레이에서 한글은 별 문제 없이 잘 표시한다. 메일, 스마트폰에 들어온 문자, 그 밖에 RT된 트위터의 글까지 한글 출력에 대한 걱정은 붙들어매도 될 듯하다. 글래스 앱에서 설정한 구글 나우의 일정도 한글로 잘 보여준다. 단지 지역 명이 영문으로 표시되고, 영문 이름의 연락처를 등록해 놓은 이에게만 음성 명령으로 전화를 걸 수 있다. 하지만 한글을 볼 수 없어 겪어야 할 불편은 없으니 안심해도 될 듯하다.


이제 남은 걱정은 글래스 웨어에 관한 것이다.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 촬영 같은 기능은 딱히 걱정할 건 없는 반면 구글 글래스가 미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만 서비스 하다 보니 우려가 참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써보니 36개의 글래스 앱 중에 국내에서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것은 몇 가지에 불과한 듯하다. 이를 테면 구글 맵 기반의 자동차 내비게이션이나 골프 거리 측정(GolfSight) 같은 것이 대표적인 것 중 하나일 것이다. 그 이외의 글래스 웨어는 딱히 작동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이긴 하지만 모든 글래스 웨어를 다 쓰는 건 꽤 귀찮을 것 같아 몇 개만 활성화해 써보니 대부분 크게 문제를 지적할 건 별로 없었던 듯 하다. 구글 뮤직에서 음악 듣기, 행아웃을 통화하기, 트위터 피드보기, 구글 나우 정보와 G메일 내용 출력 같은 것들도 무리 없이 작동했으니까. 특히 자동차 내비게이션은 쓰지 못해도 구글 나우에 등록해 놓은 위치까지 대중 교통으로 이동하는 정보는 구글 글래스로도 표시되므로 길을 걸으면서 위치는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우리나라에서 무리 없이 작동하는 몇 가지 글래스 웨어 덕분일 테지만, 구글 글래스를 정말 몹쓸 물건일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좀 덜어낸 듯하다. 아직 서비스를 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도 써먹을 수 있는 게 적지 않아서 안심이 되지만, 정식으로 출시될 때는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조금은 기대된다. 우리 말로 음성 검색은 되는 것 외에도 우리나라에 맞는 현지화된 글래스 웨어에 따라 구글 글래스를 보는 시선은 달라질 수 있을 테니까. 어쨌거나 구글 글래스의 시작은 고달팠으나 그래도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 물론 이 상태로 판다면 그닥 좋은 평가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말이다.


덧붙임 #


1. 구글 글래스 역시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확장된 인터페이스로써 쓸만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


2. 구글 글래스의 배터리는 정말 최악이다.


3. 구글에서 공식 배포하는 글래스 웨어 이외에도 개발자들이 만들고 있는 글래스 웨어를 이용자가 직접 설치해 쓸 수도 있다. 다만 방법은 조금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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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9 Comments

  1. 2014년 1월 14일
    Reply

    구글 글래스를 알아 보는 행인들이 있군요 ! 전 아직 실물을 직접 보지 못해서요. 음성 명령도 한글에 맞추려면 최적화가 필요하겠네요. 아직은 갈 길이 먼 구글 글래스인듯 합니다. 이용기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칫솔
      2014년 1월 14일
      Reply

      갈길은 먼데 그래도 역시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고 쓰기 위한 보조 도구로써 가능성이 크게 보이더군요. 그 이야기는 다음에… ^^

  2. 2014년 2월 26일
    Reply

    이용기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IT 기기에는 문외한이라 이해가 좀 느린데요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쓰기에는 큰 문제는 없다는 걸로 이해되는데,
    문제는 처음에 구글 글래스를 국내로 들여오기전에 마이글래스를 36개의 서비스국가 아딘가에서 깔고 들여와야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는거 같군요 ;; 맞나요? ;; ㅜㅜ

    • 칫솔
      2014년 4월 14일
      Reply

      아.. 답글이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진작 답변을 드렸어야 했는데… 마이글래스는 다른 나라에 있는 지인을 통해 apk를 받아 설치했고, 검색을 통해서도 구할 수는 있습니다. ^^

  3. 이현석
    2014년 4월 14일
    Reply

    전파인증쪽을 찾아봤는데 아직 인증이 나지 않은 것 같은데요.
    국내 통관은 어떤식으로 진행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칫솔
      2014년 4월 14일
      Reply

      개인 용도로 쓰기 위한 장치는 전파 인증을 따로 받을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 통관은 일반 배대지로도 가능합니다.

  4. 이현석
    2014년 4월 15일
    Reply

    아 그러면 주문 자체를 배대지로 해도 상관 없으시다는 말씀이신가요?

    • 칫솔
      2014년 4월 15일
      Reply

      주문만 된다면 배대지로 하는 건 상관 없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주문 페이지가 열리지 않습니다. 미국이나 다른 판매국가 안에서 주문하실 수 있다면 배대지를 이용할 경우 배송료+관세+부가세 등 감안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이현석
      2014년 4월 15일
      Reply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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