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에 줄 그은 수박이 아닌 크롬OS

며칠 전 씨넷에서 크롬OS 19.0.1048.17 버전이 조금 변신했다는 소식과 아울러 매우 인상적인 스크린샷을 공개했다.

http://news.cnet.com/8301-17939_109-57411748-2/google-gives-chrome-os-a-less-alienating-interface/

크롬OS의 새 기능
씨넷에서 공개한 창모드 지원 크롬OS
이 글에 포함된 스크린샷을 보면서 크롬OS 자체가 바뀐 것보다 조금 흥미로운 인터페이스가 눈길을 끌었다. 예전 크롬OS는 화면 전체를 크롬 브라우저가 뒤덮고 있는 형태였지만, 이번에 공개된 버전은 크롬 브라우저를 창 모드로 전환하고 각 응용 프로그램의 아이콘을 바탕 화면에 꺼내놓고 있어 마치 윈도우의 데스크탑을 연상시킨다. 이를 아우라 인터페이스(Aura Interface)로 부르는 모양이다.

이 소식들이 여러 매체를 통해 공유되면서 윈도와 비슷해졌다는 평이 여럿 눈에 띄었다. 아무래도 사진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그럴 수 있겠다 싶었는데 혹시나 싶어 크로미움OS를 빌드해 공개하는 http://chromeos.hexxeh.net/ 의 4월10일자 빌드를 내려받아 버추얼박스에서 돌려보니 이미 아우라 인터페이스가 돌아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크로미움 OS의 빌드는 20.0.1096.1로 씨넷에서 공개한 것보다 좀더 이후의 버전으로 보인다.

윈도를 닮은 구석이라고는 없는 크롬OS

100% 크롬OS는 아니지만, 크로미움OS가 크롬OS와 상당히 맞닿아 있는 공개 운영체제 프로젝트이므로 외형이나 기능은 어느 정도 비슷하다. 물론 구글의 지원 여부에는 차이가 있지만, 그렇다고 지향하는 점이 완전히 별개는 아니므로 이 빌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들여다 보는 정도로는 무리는 없을 것이다.

크롬OS의 새 기능
로그인에 나타난 크로미움OS의 버전은 20.0.x 대다.
아우라 인터페이스가 적용된 크로미움OS는 예전 크롬OS를 볼 때와 다르게 하얀 크롬 브라우저의 테두리에 아니라 투명도가 적용되어 배경이 어렴풋 비친다. 이는 전체 화면으로 확대한 상황에서 배경을 보여줄 필요가 없어 투명 테두리를 적용하지 않았던 이전 크롬OS와 달라진 부분이다. 또한 크롬 브라우저를 전체 화면으로 확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창 모드로 전환할 수 있게 됐고 창의 위치를 옮길 수 있도록 했다. 창의 크기도 조절할 수 있다. 더불어 이용자가 원하는 이미지로 바탕 화면을 설정할 수 있고 브라우저가 아닌 배경 화면 위에서 응용 프로그램을 선택해 실행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체화면에서 창 모드로 전환할 수 있고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종전 크롬 브라우저만 뜰 때보다 훨씬 화려함이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전체적인 이용자 환경 자체가 바뀐 건 아니다. 윈도와 비슷해진 것도 아니고 그냥 크롬OS에서 부족했던 장식적인 요소를 좀더 보강한 정도인 것이다. 브라우저 안에서 설정과 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했던 것을 바탕 화면으로 빼낸 것일 뿐, 그것 이상의 특별함을 찾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다시 크롬 브라우저가 열리고 그 안에서 작업을 해야 하므로 특별한 환경 변화는 없다. 실제의 사용성도 윈도와 전혀 다른 데다, 솔직히 크롬 OS의 문제는 창 모드의 존재보다 브라우저 중심의 이용자 경험을 늘리지 못하는 쪽에 있는 데 그 점이 개선된 것은 아닌 상태다.

크롬OS의 새 기능
예전 브라우저를 전체화면으로 보는 것보다 창모드에서 좀더 보기 좋아졌다.
물론 이번 아우라 인터페이스로 화려한 볼거리를 갖춘 것은 나쁜 것만은 아니다. 너무 심심하고 재미 없어 보이던 크롬OS에 조금은 활력을 줄 수 있는 변화인 것은 맞다. 그렇다고 창 모드와 응용 프로그램을 위한 별도 화면을 둔 것만으로 윈도와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듯하다. 어찌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겠는가? 크롬OS는 크롬OS의 사용성을 개선했을 뿐 윈도와 비슷하게 보일 수도, 그렇게 만들 수도 없다. 호박에 줄을 그어 수박으로 만든 게 아니라 좀더 볼만한 호박으로 업그레이드했을 뿐이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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