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작업 실수로 출시 늦어지는 센트리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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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시장의 비수기 시즌에 접어드는 6월에 그 분위기가 반전되기를 기대했던 노트북 업체들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군요. 인텔의 차기 노트북 플랫폼인 센트리노 2의 데뷔 일자가 늦어집니다. ‘몬테비나’라는 코드명으로 개발되어 오던 센트리노 2는 원래 다음 주에 있을 컴퓨텍스에서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국내에는 6월 말 발표 예정-, 뜻하지 않게 발생한 두 가지 문제로 7월 14일로 발표를 미룰 것이라고 하는군요. 대량 공급은 8월 초 또는 중순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출시 지연의 원인은  통합 그래픽 칩과 무선 랜 두 가지 입니다. 최종 테스트 중 통합 그래픽 칩셋에 문제를 발견해 이를 수정하는 한편, 센트리노 2의 무선 랜 플랫폼이 될 802.11n 칩셋이 FCC 인증을 받지 못한 문제 때문에 출시를 늦춘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여기 FCC 인증을 받지 못한 이유가 좀 석연히 않긴 한데, 인텔 대변인인 빌 커코스(bill kricos)에 따르면 무선 랜 칩 인증을 받기 위한 서류 작업과 인증 과정에서 인텔 측의 실수와 부주의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무선 랜 칩셋에서 쓰는 안테나와 관련된 부분의 서류 문제였다고 합니다. 앞으로 몇년동안 노트북의 기본 플랫폼으로 쓰일 중요한 제품 발표를 앞두고 인텔이 이런 실수를 하다니 믿기질 않습니다. 그래픽칩의 오류보다는, 서류 작업의 실수가 이번 지연의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센트리노 2로 이름 붙여질 몬테비나 플랫폼의 특징은 이전보다 강력해진 CPU 성능, 더 빠른 멀티태스킹, 차세대 무선 랜, 와이맥스 등을 섞은 패키지입니다. 이전 플랫폼보다 얼마나 강력한지 알기는 힘들지만, 아무튼 새로운 제품 내놓는데 종전보다 강력하지 않다 말할 수는 없잖아요? ^^ 그래도 성능 자체에 의심이 덜 가긴 합니다. 몬테비나 플랫폼을 통해 나오게 될 45나노 펜린 CPU는 모두 15가지가 될 것으로 보이고, 최고 2.8GHz 클럭에 TDP(열설계전력) 25~35W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선 랜은 802.11a/g/n 규격을 포함하는데, 여전히 802.11n의 표준화가 확정 안 된 상태라 아마도 가장 최근 규격인 초안 2.0으로 내놓고 차후 이 안이 확정되면 표준안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차세대 무선 랜과 더불어 와이맥스도 포함되었는데 인텔의 뚝심이 대단하네요. 와이맥스는 무선랜보다는 넓은 지역을 커버하지만 이동형(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은 아닙니다. 도심지에서 1~2km 정도의 커버리지를 가지면서 무선으로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무선 랜과 와이브로 사이에 갇혀 어중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요. 와이맥스를 넣은 노트북이 시장에 풀려 시장성을 갖추면 무선 네트워크 사업자가 움직일 여지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업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설비 투자를 해야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제한된 범위 안에서 쓰는 네트워크 서비스를 쓰기 위해 또 비용을 소모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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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미국에서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인텔은 와이맥스 보급을 위해 2004년부터 클리어와이어와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와이맥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투자를 해왔습니다. 클리어와이어는 얼마 전 스프린트의 초고속 무선 인터넷 사업부와 합병되었고, 새로운 합작사를 세우면서 인텔, 컴캐스트, 타임워너케이블, 구글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리더군요. 적어도 미국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우리나라는 미지수지만. 이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열릴 발표회 때 국내 와이맥스 시장에 대한 투자와 협력 가능성에 대해 누군가 물어봤으면 좋겠군요.


그래픽 코어는 GMA X3100보다 3배 정도 성능이 올라 갈 것이라는 GMA X4500이 들어갈 예정이고요. 패키지(CPU+칩셋) 크기는 지금 레노버 X300과 맥북 에어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그래픽 칩셋과 무선 랜 인증에 관한 두 가지 문제가 별탈 없이 해결된다면 예상대로 7월 14일 온전한 센트리노 2를 만나게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발표가 더 지연되거나 802.11n 같은 일부 기능이 옵션으로 분리되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인텔이 원하는 답은 온전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것일테니 앞으로 남은 한 달 반의 시간 동안 그 답을 찾아내길 빌겠습니다.


덧붙임 #
참고로 센트리노 2는 컨슈머 노트북 제품에서는 센트리노 2로 쓰이지만, 비즈니스 노트북 시장에서는 센트리노 2 vPro를 씁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4 Comments

    • 2008년 5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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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류 문제는 워낙 꼼꼼하기로 소문난 인텔 같은 기업에게 너무나 치명적인 일이라 웃고 넘기기는 힘든 이야기지요.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그래픽 칩셋 문제가 함께 터져주지 않았다면 서류 문제만 부각되어 수십년 된 기업의 준비성에 문제가 있다는 질책과 비난이 더욱 커졌을 수도 있으니까요.

    • 2008년 5월 31일
      Reply

      살다보면 실수가 없을 수는 없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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