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원만으로 가치를 매겨선 안될 LG 엑스노트 X30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앞선 실험을 통해 모든 노트북이 스카치 테이프 하나로 유리창에 달라붙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유리창에 달라붙은 LG 엑스노트 X300의 TV CF를 통해 깊은 인상을 받는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테이프로 유리창에 붙는 노트북’이라는 컨셉트 하나로 강인한 인상을 남겼으니 어떻게 보면 CF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노트북을 잘 아는 이들은 출시 전의 X300을 놓고 비판을 먼저 쏟아 냈습니다. 제원에 비해 너무 비쌌던 때문이었지요. 이는 곧 값에 맞는 성능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으로 것으로도 바꿔 말할 수 있지만, 2주 동안 다뤄본 X300은 제원만이 그 가치를 주는 게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제품이었습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얇고, 가볍다.


얇고 가볍다는 것은 이미 (테이프로 유리창에 붙이는) X300 CF를 통해서 어림짐작으로 감을 잡았을 겁니다. 실제로 1kg이 되지 않는 무게, 1cm가 조금 넘는 두께를 보면 그 광고가 전혀 헛된 이야기는 아닌 셈입니다.


조용하다.


X300은 방열 구멍이 없습니다.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을 빼내는 팬이 없다는 이야기죠. 때문에 조용합니다. 전원을 켜면 바람 새는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성능은 좀 떨어져도 저발열 프로세서를 쓰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조용한 게 무엇보다 마음에 듭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기 편하다.


X300은 10.1형이 아니라 11.1형 화면입니다. 대각 길이가 2.54cm 더 크고 해상도가 1,366×768로 높아 1,024×600의 해상도를 지닌 10형 넷북보다는 한결 편합니다. 웹이나 문서 작업할 때 일단 가로 스크롤이 필요 없는 점, 세로 스크롤도 짧아지는 등 여러모로 이점이 많습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키보드가 넓다. 하지만.


화면이 커진 만큼 좀더 넓은 키보드를 넣었습니다. 키 크기는 작지만 키와 키 사이를 좀더 넓혀 간섭을 줄였죠. 오른쪽 shift 키도 넓고 키 모양도, 단순하게 만들지 않은 데다 예쁜 글꼴을 써 보기에도 좋습니다. 키를 누르는 깊이가 조금 낮긴 해도 불편한 느낌은 아닙니다. 하지만 위아래 방향키가 너무 작고 바싹 붙어 있어 다루기 불편합니다. 또한 터치 패드 버튼을 없앤 터라 예쁘긴 하지만, 진동 만으로 좌우 버튼을 누를 때 감각이 살아나지 않아 어색했습니다.


윈도 7을 돌릴 만하다.


테스트한 X300은 아톰 Z550(2GHz)에 GMA 500 그래픽 코어, 1GB램 를 쓰고 있습니다. 운영체제는 윈도 7 홈 프리미엄. 아톰 Z 시리즈 위에서도 느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에어로까지 깨지지 않고 돌아가는 것을 보니 괜한 걱정을 했나 봅니다. 최저 성능은 2.2점. 그래픽도 2.3점 밖에 안되니 성능에 대한 기대치는 낮추는 게 좋습니다.


풀 HD 동영상도 본다. 하지만.


이 시스템의 그래픽 코어는 GMA 500입니다. 3D 성능은 보잘 것 없어도 풀 HD 영상을 재생하는 재주는 좋습니다. 또한 윈도 7의 미디어 플레이어가 H.264 영상도 재생할 수 있어 이 코덱으로 인코딩된 풀HD 동영상도 너끈히 볼 수 있지요. 풀 HD 영화를 2시간 정도 재생합니다.


하지만 곰플레이어나 팟플레이어에서 고화질 영상을 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들 플레이어가 이 하드웨어를 활용하는 디코더가 없는데다, LG 역시 관련 디코더를 따로 제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려면 세팅에 들어가 디코더를 ‘Microsoft DTV-DVD Video Decoder’로 세팅해주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한 설정법을 따로 설명하겠지만, 설명서에 관련 내용이 없는 게 아쉽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휴대하기 쉬운 어댑터. 하지만


어댑터는 매우 작습니다. 들고다니기 편할 만큼 작게 만들어 꽤 인상적이었지요. 여기에 그래픽과 유선 랜을 꽂을 수 있는 젠더를 결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확장 젠더를 결합하면 전원 어댑터에 연결하는 전원선을 빼야 합니다. 전원선을 빼지 않고 어댑터를 결합하는 바이오 P처럼 만들지 못했습니다.


모든 것을 합친 스타일이 좋다.


이 노트북을 쓰면서 벤치 마크 프로그램은 돌릴 생각도 안했습니다. 성능만 따지면 X300은 결코 합격점을 받을 수 없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또한 이 노트북의 가치는 성능에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도 알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 노트북은 어디든 이동하면서 단순한 PC 작업을 해야 하는 이용자들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3D나 사진 처리 같은 무거운 작업 대신에 문서나 인터넷, 동영상 재생 등 가벼운 작업 위주로 이동성이 작은 이용자들이 주 타겟이지요. 때문에 누가 사도 상관 없는 다른 노트북과 달리 X300의 주 이용층은 남자보다는 여성이라는 성별의 기울기가 존재합니다. 좀더 가볍고, 얇고, 조용하고 쓰기 편한 특징과 함께 스타일도 좀더 강화한 것이지요. 마치 뜨개질을 연상시키는 듯한 상판의 독특한 문양과 보호 패널로 매끈하게 덮은 화면, 깨끗한 손받침과 은은한 테두리의 색 등 남성보다는 여성 취향에 가까운 노트북입니다.


물론 이러한 X300이 가진 스타일이라는 장점이 값에 비해 그만한 가치를 주느냐를 따진다면 논란은 있습니다. 분명 성능 대비 가격은 합리적이라 볼 수 없으니까요. 다만 이 제품은 성능으로만 합리화할 수 없는 특징을 가진 제품인 것은 분명합니다. 적당한 성능 조차 기대하지는 못하지만, 가벼운 용도의 세련된 노트북을 찾는 이들에게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요소도 있으니까요.


덧붙임 #


사용자 삽입 이미지파우치는 솔직히 말해 영 시원치 않습니다. 밖은 푹신하고 안은 단단해 기능성은 좋지만, 하얀 X300과 전혀 어울리지 않네요. 바깥 포장재보다 안쪽 포장재는 정말 고급스럽고 잘 만들었는데, 역시 깨끗한 이미지의 본체와 조화롭지는 않았습니다. 짙고 어두운 색의 본체였다면 오히려 좋았을 지도 모르겠네요.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6 Comments

    • 칫솔
      2010년 3월 14일
      Reply

      이 기회에 도전 하심이… 페니웨이님과 왠지 잘 어울릴 것 같아요. ^^

  1. dylanseo1995
    2010년 3월 14일
    Reply

    이제 가격을 해결해야겠군요..

    • 칫솔
      2010년 3월 14일
      Reply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요. ^^

  2. 2010년 3월 14일
    Reply

    풀HD영상말이죠. 다음팟플레이어에서 비디오코덱설정가셔서 마이크로소프트 DTV-DVD 비디오 디코더를 설정하시면 윈도우미디어플레이어에서 재생하는 그 디코더과 동일한 디코더로 재생하게됩니다 ^^ 한번 설정해보셨음 좋겠네요.

    • 칫솔
      2010년 3월 14일
      Reply

      그렇군요. 글을 조금 손봐야겠네요.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3. raptor
    2010년 3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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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좋네.. 싶어서 검색해봤더니 그야말로 무적의 가격이로군요^^;

    • 칫솔
      2010년 3월 15일
      Reply

      뭐.. 더한 놈도 있습니다. 손휘의 바이오 X라고.. ^^

  4. parkyup
    2010년 3월 14일
    Reply

    매장을 둘러보니 단연 눈에 띄어요! 국산 통틀어서 가장 깔끔한 디자인이 아닌가 생각해요 ㅋㅋ

    • 칫솔
      2010년 3월 15일
      Reply

      할인마트에 가봤더니 눈에 확 들어오게 유리관 안에 전시해 놓았더라고요. 흠. 만져보게 하면 더 좋을텐데 말이죠. ^^

  5. 2010년 3월 15일
    Reply

    음.. 특허 문제로 소니와 같은 디자인의 파워는 못한게 아닐까요?
    아무튼 LG도 빨콩을 달아주면 2배로 잘 팔릴텐데 말이죠 ㅠ.ㅠ

    • 칫솔
      2010년 3월 15일
      Reply

      어떤 특허를 말씀하시나요??
      근데 여기에 빨콩은 어울리지 않을 듯 싶어요.

    • 2010년 3월 15일
      Reply

      소니처럼 은색 빨콩이면되죠 ㅋ
      굳이 빨콩이라고 빨개야 하는 이유는 없죠 ㅋㅋ

      음.. 혹시 어댑터의 연결및 분리에 대한 특허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답니다.
      별거 아닌거 같지만, 다른 기업에서 안하는거 보면 못하는 이유가 대부분이 특허인경우가 많으니까요.

  6. 2010년 3월 15일
    Reply

    아, 이거 견물생심이라고…자꾸 눈만 높아지고…ㅠㅠ
    그래도 멋진 구경하고 갑니다~~

    • 칫솔
      2010년 3월 15일
      Reply

      이런 건 제가 질러서 보여드릴테니 주말의 포스팅을 위해 촬영가실 때 저좀 데리고 가주세요. ^^

  7. 2010년 3월 15일
    Reply

    때로는 상큼 발랄 사랑스러운 여자친구로, 때로는 성숙한 여인으로 CF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신민아. 아마 블로거 중에도 신민아의 매력에 푹 빠진 분들 많으시죠? 최근 기발한 프리젠테이션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 지난 2일부터 온에어 되고 있는 LG전자의 새로운 노트북 ‘엑스노트 X300’의 CF ‘매직(Magic)’편에서 신민아는 노트북 하나로 상대를 가볍게 제압하는 커리어 우먼으로 나옵니다. (지난 해 엑스노트의 넷북 ‘아이스크림 미니’ C..

  8. 2010년 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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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 이거 광고에서 테이프로 붙인 그 주인공이네요 ㅋ_ㅋ
    역시 가격이 후아 … ;;
    그놈의 가격 좀 잡혔을때 얼렁사야지 안그러면 또 놓치겠네요

    • 칫솔
      2010년 3월 23일
      Reply

      그러게요. 그나저나 LG가 이달말에 이것보다는 성능이 좀더 좋은 걸 내놓는다는데 저는 그게 기대된답니다. ^^

  9. 2010년 3월 23일
    Reply

    하 요고 주변에 지르신분이 있었는데 잘하면 구경이라도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구매할때 친하게 지냈어야 하는데 그때 바쁘다고 모른척했더니 구경할 기회가 지금껏 없었네요 ㅠ
    정말 갖고 싶긴하네요…ㅎ

    • 칫솔
      2010년 3월 23일
      Reply

      구경하지 마세요. 빼앗고 싶어질지도 모르거든요. ^^

  10. 2010년 3월 25일
    Reply

    1kg이 채 안되는 가벼운 무게, 프리미엄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실루엣… LG전자의 X300을 쓰면서 느끼는 강점은 단연 그런 외부적인 포인트다. 유리 테이프로 하나로 벽에도 붙여놓을 수 있는 넷북이라는 점을 강조했던 CF 그대로 X300은 가볍고 시크했다. 맘에 드는 스타일… LG전자가 최근 선보인 넷북인 엑스노트(Xnote) X300은 은은한 화이트톤에서 풍겨오는 고급스러운 펄감을 살린 슬림한 외형으로 단박에 눈길을 끄는 매력적인 녀석이다…

  11. 지난 1월 18일 정식 출시한 LG전자의 XNOTE X300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스카치테이프로 벽에 붙여둘 수 있다는 것으로도 홍보한 이 제품의 특징을 한마디로 이야기한다면 가벼움보다는 ‘얇다’ 쪽[각주:1]일 것이다. 그만큼 X300이 자랑하는 17.5mm라는 두께는 대단한 수준으로 웬만한 다른 노트북들과는 두께 면에서 비교하기 힘들 정도다. 여기에 본체 양 옆으로는 구멍을 전혀 내지 않고 통풍구까지 없앤 과감한 디자인은 확실히 멋지..

  12. SSD
    2010년 3월 30일
    Reply

    지인들에게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특히 SSD부분은 샌디스크사가 개발한 저가형 넷북용 SSD를 써서
    일반 SATA HDD 속도도 나오지 않습니다.
    광고도 보면 그냥 SSD달았다고 하지 고속SSD라고 광고하지 않습니다.
    LG의 노이즈 마케팅 이번에 정말 실망입니다.

    • 칫솔
      2010년 4월 2일
      Reply

      SSD와 관련한 문제를 최근 알게 됐습니다. 지금 확인 중으로 좀더 정보가 모이면 글을 공개하도록 하죠.

  13. erwer
    2014년 1월 15일
    Reply

    아오 그랬군요 ㅡㅡ; 그래서 그런 속도가 나온거였군요.

    지금 x300 쓰고있는데 윈7은 졸!라게 무거워서 쓰지도 못하고 (익스플로러 하나 키면 램 100메가 남음)

    겨우 xp로 근근히 쓰고있는데 정말 HDD속도도 안나옵니다. 일반적인 sdd속도가 500메가/s 넘어가는데 이 sdd는 40메가/s네요. 정말 짜증납니다.

    이 제품 정말 개 쓰@레기고 전 그래서 절대로 LG꺼 데스크탑이든 노트북이든 안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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