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게재했던 리뷰는 모두 26개. 생각보다 많은 숫자다. 공정위의 블로그 마케팅 가이드라인과 관련 없는 제품 리뷰만 올리려 했던 노력치고는 말이다. 물론 가이드라인과 상관 없는 글을 쓰려고 보니 이곳을 찾는 독자의 관심을 끌만한 대중적 제품이 그리 눈에 띄지 않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 게다. 그럼에도 나름 의미를 둘만한 제품을 고르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얻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된 것은 다행일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지난 해 리뷰했던 제품들을 돌아보니 잠시 빌렸던 너대댓개 제품을 제외하고 일부는 지금도 쓰고 있는 반면 대부분은 서랍 속에서 잠자는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어쩌면 지금도 쓰고 있는 일부 제품이 의미를 둘만한 제품인지도 모를 일이다. 때문에 돌려 준 제품을 뺀 20여개 제품의 현재 상태를 점검해 봤다.
구글 글래스 2014/01/13 | 여전히 활약 중
재작년 말에 구입해 지난 해 초 리뷰를 했던 제품이다. 초기 연한 갈색으로 구입했다가 지난 해 말 램을 늘린 흰색 모델로 교체했다. 구글 글래스는 리뷰로만 끝나지 않고 그 이후 여러 웨어러블 관련 글과 보고서를 위해 이용했다. 더불어 다양한 웨어러블 행사에 적지 않게 활용했고 개발용으로 쓰이기도 했다. 구글 글래스의 상업적인 성적표는 낙제점이지만, 워낙 희귀한 제품이라 지금까지 여러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지금 두 번째 버전을 기대하는 중이다.
소니 엑스페리아 Z1 2014/01/19 | 가끔씩 이용 중
재작년 가을에 입수했으나 지난 해 초 국내 출시에 맞춰 리뷰를 끝냈다. 사실 엑스페리아 Z에 비하면 상당히 나아진 외형과 성능을 지녔지만, 필기 기능이 필요한 터라 이전에 쓰던 노트 제품군을 대체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뛰어난 방수 기능을 일상에서 가끔씩 활용하고 있다.
페블 스마트워치 2014/01/20 | 잠자는 중
지난 해 초 스마트 워치를 분석하기 위해서 구입했던 것 중 하나다. e페이퍼 디스플레이로 배터리를 오래 쓰고 값은 싼 편이었으나 너무 장난감 같이 생긴 데다 애초부터 한글과 거리가 있는 운영체제를 담고 있어 그리 편하게 쓸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 리뷰와 여러 보고서 작성 이후 충전 케이블을 뺐다.
소니 스마트워치 2 2014/01/27 | 잠자는 중
소니의 두 번째 스마트워치. 역시 스마트 워치 시장을 분석하기 위해서 서둘러 구입했다. 독자적인 응용 프로그램 생태계를 갖고 있던 스마트워치의 최신작이지만, 이 제품도 리뷰 이후 다시 켠 적은 거의 없다.
퀄컴 토크(Toq) 2014/02/03 | 잠자는 중
지난 해 초 연달아 구입했던 스마트 워치의 마지막 제품이다. 퀄컴 미라솔 디스플레이와 조인(Joyn), 무선 충전 등 다양한 기술을 실험적으로 구현했던 제품이었지만, 너무 크고 비싼 데다 한글 지원도 되지 않아 실망만 말한 뒤 다른 시계와 함께 거치대에 걸어 놓았다.
인텔 NUC DN2820FYKH 2014/03/25 | 잠자는 중
NUC는 손바닥 크기의 PC다. 재작년 코어 i3 계열의 인텔 NUC에 너무 만족한 나머지 그보다 더 낮은 성능의 베이트레일 계열 듀얼 코어 아톰을 탑재하고 저전력을 강화한 후속 제품을 구매했다. 코어i3 NUC를 대체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여전히 재작년에 설치한 NUC를 그대로 쓰고 있다.
미스핏 샤인 2014/04/15 | 여전히 활약 중
미스핏 샤인은 행동 추적기다. 얼마나 걷고 잠을 잘 자는가를 자동으로 측정하고 기록한다. 배터리는 거의 5개월에 한번씩 갈아주고 있다. 배터리가 떨어질 때쯤 경고를 날리지 않는 것을 제외하면 귀찮게 하는 일이 거의 없다. 항상 속옷 안쪽에 걸로 다닌다. 이미 내 몸의 일부가 된것처럼 작동하고 있다. 행동 추적 센서의 롤모델이다.
샤오미 홍미 2014/04/26 | 잠자는 중
지난 해 중국발 스마트폰 소식의 진원지가 된 샤오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중 하나다. 국내에서 쓸 수 없는 모델이지만, 관심을 갖고 지켜본 뒤 고이 잠재워두고 있다. 15만원 정도의 쓸만한 스마트폰이라는 결론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샤오미가 어디서 어떻게 돈을 버는 지 냉정하게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제품이다.
기어 핏 2014/05/06 | 잠자는 중
행동 추적기와 스마트폰의 알림 기능을 합친 기어 핏은 몇 개월 동안 꾸준히 썼던 제품이다. 여러 스마트워치가 그 자리를 노렸지만, 가볍고 덜 귀찮았던 기어 핏을 밀어내진 못했다. 하지만 지금 그 자리는 기어S에게 빼앗긴 상태. 기어S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당분간은 계속 잠들어 있어야 할 듯하다.
삼성 홈싱크 2014/06/16 | 여전히 활약 중
미국에서 파격적인 가격에 재고를 털었어야 정도로 아마도 역대급 망작에 속할 제품일지도 모른다. 안드로이드를 싣고 있음에도 운영체제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데다 구글은 안드로이드TV 플랫폼을 따로 런칭하면서 낙동강 오리알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쓰고 있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촬영한 사진을 무선 망을 통해 즉시 백업해 놓을 수 있어서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동 가능한 개인 클라우드로는 여전히 가치가 있다.
소니 스마트밴드 SWR10 2014/06/20 | 잠자는 중
소니가 꾸준히 웨어러블을 시도하지만 잘 안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제품이다. 스마트밴드는 행동 추적기의 특징을 가진 제법 단순한 제품이지만, 손목에 차고 다니며 상황에 따라 조작해야 하는 점에서 귀찮다. 며칠에 한번씩 밥도 줘야 한다. 화려한 GUI를 가진 앱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긴 어려웠다. 한마디로 나를 관리하는 데 너무 것을 요구하는 귀찮은 제품이었다.
인텔 DE3815TYKE 2014/07/25 | 잠자는 중
세 번째 NUC지만 덩치는 좀더 커졌다. 그럼에도 성능과 전력을 동시에 낮춘 묘한 제품이었다. 역시 코어 i3 모델을 대체하진 못했다.
기어 라이브 2014/08/01 | 잠자는 중
안드로이드웨어를 경험하기 위해 맨 먼저 구입했던 제품이다. 다른 기어 시리즈와 비교해 제품의 만듦새부터 매력이 떨어졌고 초기 안드로이드웨어의 빈약한 생태계도 불만이었다. 그냥 그 자체가 불만 덩어리였던 셈이다. 리뷰를 끝낸 이후 단 한번도 켜질 않고 있다.
서피스 프로3 2014/08/04 | 맹활약 중
얼리어답터에서 2014 최고의 제품을 말해 달라는 요청이 왔을 때 확실하게 답할 수 있던 제품이 서피스 프로3다. 어중간할 수 있는 노트북 겸용 하이브리드 태블릿의 개념을 확실히 잡았기 때문. 물론 여기에는 전작들의 실패와 많이 팔기 위한 제품만 쏟아내는 기존 PC 제조사의 한심한 제품 전략이 겹친 탓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태블릿과 노트북의 두 환경을 모두 아우른 제품을 바랐던 내게 가장 이상적인 답을 제시한 제품이다. 아마도 당분간 맹활약할 제품일 듯하다.
티빙 스틱 2014/09/17 | 여전히 활약 중
티빙을 TV에서 곧바로 볼 수 있도록 만든 티빙 스틱은 여전히 못마땅하다. 단지 시간을 두고 기능을 보강한 덕분에 그래도 쓸만한 OTT 제품이 되어가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외부 입력으로 전환하는 게 조금 귀찮고 내 채널 관리가 엉성해도 가끔씩 TV를 볼 때, 또는 극장에 가지 않고 영화를 보고 싶을 때를 대비해 꽂아둘 만하다.
LG G워치 2014/10/10 | 잠자는 중
두 번째 안드로이드웨어 제품으로 선택했다. 만듦새는 기어 라이브보다 여러 모로 낫다. 심박 센서 등이 없고 개성 없는 네모의 화면과 더 비싼 가격은 환영할 만한 게 아니다. 하지만 궁극적인 문제는 역시 다루기 불편한 안드로이드웨어다.
시놀로지 DS415Play 2014/10/29 | 맹활약 중
이 제품을 단순한 네트워크 저장 장치, NAS라 불러선 안된다. 시놀로지 DS415Play는 네트워크에 붙여 쓰는 컴퓨터다.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으로 쓰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프로그램을 설치해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각종 서버, 도구를 설치할 수도 있다. 오픈소스 커뮤니티 지원도 활발하다.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처리 능력도 크게 뒤쳐지지 않는다. 이용자에 따라 능력이 달라지는 NAS다.
모토360 2014/10/31 | 잠자는 중
남들은 극찬하는 스마트 워치지만, 뽑기 운이 좋지 않았던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세 번째 안드로이드웨어 제품으로 원형 디스플레이는 확실히 이색적이다. 화면 반응도 빨랐다. 다만 늘 시계를 표시하지 않고 화면 일부가 잘려 있는 데다 불량 화소가 잔뜩 낀 화면 탓이 기분이 몹시 상했다. 품질 관리의 허점을 봤던 안드로이드웨어 시계다.
넥서스9 2014/12/10 | 여전히 활약 중
올해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거의 사지 않았지만, 64비트 롤리팝을 처음 얹은 레퍼런스 하드웨어라는 이유만으로 샀던 태블릿이다. 상용 버전에 올라가는 완성된 롤리팝을 제대로 볼 수 있던 첫 제품. 그런데 배터리 소모가 적은 넥서스9에 적응하고 난 뒤에 다른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전원을 모두 꺼 놓은 상황이다. 이를 대체할 만한 제품이 나오긴 전까지는 계속 쓰게 될 듯하다.
넥서스 플레이어 2014/12/24 | 여전히 활약 중
안드로이드TV 플랫폼을 얹은 첫 레퍼런스 제품이어서 기대가 컸다. 과거의 스마트TV 제품들보다 더 많이 발전한 점은 눈에 띄지만, 아직도 한계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안드로이드 생태계와 OTT 생태계의 지원을 얼마나 받느냐가 숙제인데, 지금은 그냥 유투브 전용 채널로 쓰고 있다. 잠들기 전 VPN을 실행하고 우리나라에서만 차단된 방송 유투브를 보는 용도로는 쓸만하다.
기어S 2014/12/31 | 여전히 활약 중
2014년 마지막 날에 리뷰를 부랴부랴 리뷰를 끝냈다. 이 제품을 쓰는 데 우여곡절이 좀 있어서 그런지 해를 넘기지 않고 훌훌 털어버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데이터와 음성 통신을 결합한 기어S의 컨셉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돋보이도록 만들었어야 할 제품의 세련미는 찾아보기 어렵다. 기어S를 위한 앱생태계도 한참 부족하다. 그럼에도 당분간 손목에 차고 다닐 것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듯하다.
덧붙임 #
아마존 파이어TV, 아마존 파이어TV 스틱, 아마존 파이어폰, 소니 AS100V 액션 캠, 스윙바이트 골프 센서… 지난 해 리뷰를 끝내지 못하고 해를 넘긴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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