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메인 개편한 야후, 로또만이 남은 건가?

며칠 전 야후 코리아가 마련한 멋진 잔치상을 받고 돌아왔지만, 왠지 기쁨을 나눴다기 보다는 걱정만 한가득 싸들고 돌아온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고 아마도 많은 이들이 잘한 개편이라고 칭찬도 많이 할테지만, 정작 개편을 끝낸 야후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니 오히려 착잡한 마음이 가시질 않네요.


행사의 진행은 나무랄 데 없었습니다. 촐싹거리기는 해도 행사 분위기를 띄우는 데 탁월한 솜씨를 뽐내는 개그맨 김기수 씨가 사회를 본 터라 IT 행사의 딱딱함도 많이 누그러졌고, (우리 동네 주민으로 알려진 ^^;) 야후 코리아의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타이거 JK의 깜짝 등장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행사 시간도 그리 오래 길지 않아 다행이었고요.


문제는 이날 발표한 개편 내용이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야후가 그토록 심혈을 기울여서 개편한 메인 페이지를 무려 5개월 전에 미리 접했던 터라(야후! 코리아는 어떻게 달라지나?) 이날 발표회에서 바뀐 모습은 관심 밖에었고, 무엇을 중점적으로 바꾸려했는지 그 이야기를 들어보려 갔었는데, 솔직히 말해 무엇을 강점으로 내세운 것인지 모르겠더군요.
 
세 가지 키워드? 집적(integration) 외에 의미가 없다


이날 야후가 내세운 키워드가 있습니다. (야후가 불친절해서 영어로 쓴 것은 아니겠지만) Global, Open, Social 입니다. 조금 알아듣기 편하게 바꿔 보면 세계화, 개방, 관계형 서비스 정도겠죠. 이번 메인 페이지 개편이 이 세 가지를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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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이거 다 설명하려면 장난이 아니지만, 어쨌든 요약하겠습니다. 세계화는 다른 나라의 컨텐츠를 야후 코리아에서 볼 수 있다는 것, 개방은 경쟁 포털의 서비스를 포함한 국내의 주요 인터넷 서비스를 야후 메인 페이지에서 선택할 수 있다는 것, 관계형 서비스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서비스를 야후 안에서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라? 이렇게 요약하니 어렵지는 않네요. ^^; 더 쉽게 요약해 보죠. 야후는 세계화, 개방, 사회성이라는 키워드로 분류했지만, 결론은 그냥 이번 개편한 야후 코리아에서 다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때려 넣은 것, 이것만큼 간단한 정의는 아마 어디에도 없을 텐데 너무 어렵게 설명하시더군요. “네, 개편된 야후 메인 페이지만 쓰면 다른 데 안가도 됩니다!”라고 말하면 되었을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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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좋은 약재를 한 솥에 모두 넣어 끓인 보약이 무조건 몸에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좋은 보약이라도 그것을 마셔야 하는 사람의 체질에 맞추지 못하면 보약이 아니라 독약이 될 수도 있거든요. 이번 개편된 야후 페이지가 각각의 키워드에서는 돋보이지만, 그 세 가지가 어떻게 조화를 이뤄 이용자에게 보탬이 될 것인지 쉽게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쓰면 좋은 것들을 모아놨으니 골라 쓰면 된다지만, 골라 쓰기 이전에 골라 쓸 것을 이용자가 찾아야 하는 것 자체가 개편 야후의 정체성을 알기 어렵게 만드는 것 같더군요.


블로거에게 투데이는… 로또인가?


“미디어 플랫폼에 강점을 갖고 있다”. 이날 야후 코리아가 개편 이전 야후의 강점으로 내세운 것이 바로 이것인데, 저는 이 주장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비록 야후 내부의 컨텐츠에 집중되어 있기는 했지만, 개편 전 야후 메인 페이지는 다양한 컨텐츠의 유통 경로로서 제 역할을 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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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 이후 야후코리아는 개방을 앞세워 미디어 플랫폼으로서 강화되었다고 했습니다. 종전 ‘오늘의 추천’을 투데이로 바꿔 상단에 있던 뉴스 섹션과 자리를 바꿔치기 했고, 투데이와 연관성을 가진 컨텐츠 링크를 최대 4개 반영하면서 그 중 일부를 아웃링크 형태로 돌린 것입니다. 사실 아웃링크를 강조하지만, 대체로 야후 내부의 뉴스나 컨텐츠 존, 블로그 등으로 이어지는 것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이더군요. 더구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바뀌긴 하지만, 투데이에 배치된 컨텐츠가 자동 롤링이나 랜덤, 인기나 독자 추천 배치가 아닌 까닭에 첫 섹션의 4개 이슈를 뺀 나머지 28개는 그저 구색 맞추기에 불과해 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블로거 입장에서 야후가 투데이에 대한 개방을 이야기했을 때 관심이 높았습니다. 분명 개편된 투데이는 블로그 컨텐츠가 포털 메인에 당당하게 자기의 컨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죠. 실제로 주중은 어려워도 기사가 거의 없고 이슈가 적은 주말은 블로거 컨텐츠가 집중 배치되기는 합니다. 덕분에 난데없이 야후로부터 유입이 늘어 기쁨을 누리는 블로거도 있겠지만, 아마도 그 기쁨을 지속적으로 누리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투데이에 글을 배치하는 편집자의 선택에 따라야 하기 때문이지요.


야후 투데이는 다음 뷰와 같은 시스템이 아닌 듯 합니다. 추측성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직 어떻게 돌아가는 시스템인지 몰라서인데, 어쨌든 그 내부에서 어떤 조건의 컨텐츠를 고르고 있던 그것을 뭐라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것이 시스템화되어 있지 않고 편집자의 주관에 따르는 것이라도 그러한 정책을 세운 야후를 비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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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날 행사에서 블로거들의 도움을 구하는 말을 한 것과 다르게 정작 블로거에게 희망을 줄만한 요소는 투데이 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 편집에 대한 설명이 너무나 부족했습니다. 좋은 컨텐츠를 찾아 야후에서 소개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나, 과연 누가 어떻게 블로거들의 컨텐츠를 배치하는가를 설명했다면 이날 참석한 블로거들이 야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금 같은 방식이면 유입은 반가울 수 있지만, 로또 1등을 맞은 것 이상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지요. 지속적으로 그 블로그에 관심을 쏟게 하는 장치는 아니니까요. 어쩌면 애초부터 그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였나 봅니다.


야후의 개편, 긍정적인 부분도 많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블로거들이 개편에 대한 좋은 정보, 즐거운 이야기를 했으니까 이 글에서는 생략했을 뿐이지요. 하지만 블로거 입장에서 보는 야후 개편은 이날 참석한 블로거들의 관심을 붙들어둘만한 장치가 부족하다는 게 결론입니다. 앞서 말했던 키워드도 융합되지 못하고 따로따로 노는 것 같아 따라오는 아쉬움은 그렇다쳐도 블로거들의 마음을 잡지 못한 개편이라고 봅니다. 이날 집으로 퇴근하지 않고 곧바로 야후 개편에 대한 설명을 들으려고 온 블로거들 중에 ‘바뀐 야후, 왜 쓸까?’라는 의문을 품고 돌아간 이가 많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초대장을 잘못 발송한 것입니다.


4년 만에 메인 화면을 개편, 나름 의미 있는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축하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더 기쁜 마음으로 보내는 축하는 조금 더 뒤로 미뤄야 할 이유가 많아 보였던 야후 개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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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8 Comments

  1. 2010년 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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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만의 개편이라는데 그냥 야후! 글로벌 사이트들과 별 차이가 없네요… 그냥 영문판 사이트를 한국어로 번역만 해놓은 것 같아요. 야후!의 각 국가별 사이트들과 함게 일관성있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도 좋고, 통합된 인터페이스를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글쎄요… 빡세게 로컬라이징을 해도 힘든 한국시장에서 저런 식으로 얼마나 먹힐지…? 차라리 야후!재팬처럼 독자적으로 나설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형편도 못 되는것 같고.. 뭐 그렇네요.

    • 칫솔
      2010년 8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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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대로 표준화된 화면이죠. 국내 이용자들이 그것을 얼마나 인정할지 모르겠어요. 미국에서는 좋은 반응을 끌고 있다고 하지만요.. ^^

  2. 몇일전 야후! 코리아가 홈페이지를 개편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개편된 홈페이지는 이전 홈페이지보다 훨씬 가독성도 좋고 자리배치도 괜찮은듯 합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큼지막한 이미지 광고 두개가 중앙에 위치하는바람에 광고 위아래 내용이 눈에 잘 들어 오지 않는 불편함은 좀 있는거 같습니다. 차라리 광고를 제일 위로 올리던가 아래로 내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 참 아쉬운 부분이 야후! 홈페이지 개편 이벤트에 제가 초대를..

  3. 2010년 8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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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뀌면서 좋아 진듯한 느낌도 들지만 뭔가 아쉽다는 느낌도 많이 들었는데 저만 느끼는게 아니였군요.

    • 칫솔
      2010년 8월 9일
      Reply

      사실 바뀌는 것은 좋은 데 보는 사람마다 입장 차이가 있기 마련이니까요. ^^

  4. 2010년 8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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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3일 야후!에서는 새로운 홈페이지를 알리기 위해 블로거를 모아 놓고 야후! 퍼플 나이트를 개최했습니다 저도 운좋게 참석을 했는데요 개그맨 변기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2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제법 긴시간이라 생각되어 지루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사회를 본 변기수씨가 원체 재미나게 행사를 이끌어서인지 금방 지나가더라구요 행사가 진행된 곳은 종로타워 33층인 탑클라우드란 곳이였어요 지방에 살다 서울에 온지 얼마되지 않은 저로써는..

  5. 8월 3일 종로타워 33층 탑클라우드에서 열린 야후 퍼플나이트에 다녀왔습니다. 이날 열린 야후 퍼플나이트에서는 4년만에 새롭게 개편하는 야후! 코리아의 새로워진 야후 홈페이지를 선보이는 자리로 수많은 유명 파워 블로거들이 참석을 했습니다. 이날 야후에서는 국내 포털 사이트 최초로 오픈형 홈페이지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이와함께 야후의 새로운 홈페이지 기반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하반기 서비스 출시 계획도 밝혔습니다. 야후! 코리아의 새로운 홈페이지는 스..

  6. 얼마 전, 제 티스토리 블로그에 쓴 글에 무려 30만명 가깝게 트래픽이 몰렸습니다. 트래픽 폭탄인 셈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몰라 살펴봤습니다. 우선 다음뷰에 베스트로 올라간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렇다고 다음의 메인에 이미지와 함께 실린 글도 아니었습니다. 베스트라 하더라도 다음뷰가 글 하나로 30만명 트래픽은 거의 가능성이 없습니다. 다음뷰 때문이 아니라면 무슨 이유일까 혹시나 싶어 야후 첫화면을 찾아봤습니다. 어떤 블로거가 야후에서 유입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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