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하게 완성도 다듬은 스마트워치 ‘어메이즈핏 GTR3’ 첫인상

* 이 글은 젭 헬스로부터 출시 전 어메이즈핏 GTR3를 대여받아 작성된 인상 비평입니다. 대여한 어메이즈핏 GTR3는 국내 출시 전 테스트 제품입니다. 때문에 일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내용을 반영했으니 참고 바랍니다.

수많은 스마트워치가 온갖 기능을 담으려 애쓴다. 하지만 스타일, 기능, 성능 등 모든 부분에서 균형잡힌 제품을 찾기란 쉽진 않다. 스타일이 좋아도 기능이 별로인 제품도 있고, 원하는 기능을 가진 스마트워치라도 성능이 따르지 않을 때도 있다. 때문에 스마트워치를 고를 때 방향성을 잡는 것은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어메이즈핏(Amazfit)이 스마트워치 부문에서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굵직한 브랜드 사이에서 뿌리를 잘 내린 데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예비 구매자들에 대한 전략적 선택지를 제공해 온 덕분이다. 어메이즈핏 스마트워치는 우리에게 익숙한 운영체제를 쓰지도 않고, 아주 넉넉한 앱을 갖춘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워치를 찬 채 장시간 움직이는 이용자들이 찾는 운동 관련 기능이나 배터리 같은 성능에 초점을 맞추고 구매 부담을 줄인 것이 적지 않은 선택을 받은 이유일 것이다.

어메이즈핏 GTR3는 기존 어메이즈핏의 특징을 잇는 스마트워치다. 운동 기능 및 배터리 성능에 대한 이전 세대의 유산은 잘 옮겨 실었다. 여기에 건강을 위한 기능을 좀더 추가했다. 심전도나 혈압 같은 고급 건강 측정까진 담지 못했으나, 기존 센서로 측정할 수 있는 건강 관련 기능도 최대한 챙긴 모양새다.

이를 담은 둥근 화면을 가진 스마트워치, 어메이즈핏 GTR3의 패키지는 아주 특별하게 꾸민 흔적은 없다. 흔한 육면체 패키지 안에서 꺼낼 수 있는 내용물은 어메이즈핏 GTR3 본체와 설명서, 충전 어댑터가 전부. 그래도 패키지 및 내용물은 대충 구겨 넣은 느낌이 없도록 매우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다.

패키지에서 꺼낸 어메이즈핏 GTR3는 제법 넓어 보인다. 1.39인치 화면을 포함한 본체 너비는 45mm. 이용자의 손목 굵기에 따라 조금 넓을 수도 있지만, 성인 남성의 손목이면 무난한 크기다. 끝 부분을 살짝 곡면 처리해 부드러운 느낌의 강화유리로 덮은 화면 상단 테두리엔 숫자나 세밀한 표시 대신 각 시각을 가리키는 인디케이터만 새겨 놓았다.

진한 그레이 색상의 알루미늄 합금 재질로 만든 시계 본체는 새롭게 모양을 내려 애쓴 흔적은 없다. 러그와 러그로 이어지는 측면의 모습은 그저 꾸밈 없는 형태로 시계의 기본적 형태를 잡아줄 뿐이다. 플라스틱 재질로 된 바닥쪽으로 뒤집어 보면 볼록 튀어 나온 면에 바이오트래커 3.0 PPG 생체 인식 센서가 들어있다. 센서 양옆으로 보이는 은색 접점은 충전용 접점이다. 어메이즈핏 GTR3는 무선 충전을 지원하지 않으므로 충전을 하려면 이 접점과 맞물리는 전용 어댑터를 써야 한다.

대각선 형태로 배치되어 있는 오른쪽의 두 버튼을 누르면 각각 일반 앱 또는 운동 기능을 호출한다. 특히 상단의 버튼은 누르는 것과 더불어 용두(Crown)로써 작동한다. 화면 속 메뉴를 위나 아래로 이동해야 할 때 화면에 직접 손가락을 대고 쓸어 올리거나 내릴 필요 없이 용두를 앞뒤로 밀면 화면속 메뉴가 움직인다. 용두의 움직임에 따른 메뉴 반응은 제법 빠른 편이다.

러그는 22mm 시계줄을 걸 수 있는 너비다. 특별히 디자인된 시계줄이 아니어도 손쉽게 시계줄을 걸고 뺄 수 있는 구조다. 어메이즈핏 GTR3의 기본 시계줄은 실리콘 재질 스트랩이다. 얇고 가벼운 재질 인데다 시계줄 안쪽을 올록볼록하게 만들어 좀더 편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오래 차면 시계줄 안쪽의 특이한 문양이 손목에 자국을 남긴다.

어메이즈핏 GTR3를 둘러본 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아이폰도 지원)과 연동을 시도했다. 관리 프로그램인 젭 앱(Zepp App)을 실행해 두 제품을 연동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 언어 설정도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출시 전 미완성 펌웨어가 설치된 어메이즈핏 GTR3의 연동을 끝냈을 때 한글 메뉴가 정상적으로 나오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다행히 펌웨어와 매니저 앱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해당 문제는 해결됐는데 그래도 일부 기능은 여전히 작동하지 않는 상태다.

안드로이드폰과 연동을 마친 어메이즈핏 GTR3를 손목에 차고 조작해 보니 다루는 것은 비교적 쉬운 편이다. 좌우로 주요 기능의 위젯 페이지가 넘어가고, 위아래로 쓸어 내리거나 올리면 알림 또는 설정 화면이 뜬다. 오른쪽 상단 버튼으로 더 많은 앱 기능을, 하단 버튼으로 운동 기능을 호출하도록 되어 있다. 쓰는 법을 익히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시키진 않는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어메이즈핏 GTR3는 대부분 화면을 꺼둔 상태로 두다 손목을 돌리면 곧바로 켜져 시계 화면을 띄운다. 화면이 수평만 맞아도 시계 화면을 띄우지만, 실제 시계 화면이 나타날 때까진 살짝 시간 지연이 있다. 더불어 내장된 기본 시계 화면은 채 10개도 되지 않는다. 그리 넉넉하진 않으나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젭 앱 안에 있는 스토어에 더 많은 시계 화면이 있으니 말이다. 서드파티 시계 화면 앱에 개방되진 않은 탓에 시계 화면의 다양성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기본 시계의 부족함을 조금은 해소할 수 있기는 하다.

설치할 수 있는 앱은 매우 제한적이다. 건강 관리에 필요한 측정 기능 외에 수면, 날씨, 나침반, 고도계, 휴대폰 찾기, 스톱워치 같은 이미 설치된 기본 기능 자체가 적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메이즈핏 GTR3만 차고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다. 물론 젭 앱 안의 앱스토어를 통해 홈 커넥트, BMI 계산, 물마실 시간 같은 앱을 추가 설치하더라도 그 수가 몇 개 되지 않는 데다 서드파티 앱이 없어 실제 앱 추가는 의미가 없다.

젭 앱(Zepp App) 스토어에서 좀더 많은 시계 화면을 볼 수 있다.

그래도 기본 설치된 기능들 가운데, ‘한번의 탭으로 측정’은 흥미롭다. 이 기능은 한번 실행으로 심박수와 스트레스, 산소포화도, 분당 호흡수를 모두 측정한다. 측정을 각각 수행하는 것보다 종합적인 결과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고, 그만큼의 시간을 줄여준다. 다만 BMI나 심전도 같은 기능은 어메이즈핏 GTR3에선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이용자가 직접 입력한 데이터를 통해 계산만 해주는 것에 불과하다.

어메이즈핏 GTR3는 각 운동에 맞는 측정 기능들이 매우 많다. 실외 러닝이나 걷기, 수영, 사이클링, 등장, 로잉머신, 요가, 줄넘기는 물론 심지어 e스포츠까지 거의 모든 실내외 운동을 측정한다. 난 운동을 즐겨하는 편은 아니기에 간단히 걷기 측정을 몇 번 해봤다. 걷기 측정을 실행하면 외부 GPS가 활성화되면서 걷는 시간과 발걸음수, 이동 거리 등 데이터를 착실히 쌓았다. 여느 스마트워치가 기능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여러 걷기 측정에서 GPS 데이터가 아주 정확하게 쌓이진 않았다. 나중에 젭 앱에서 이동한 루트를 평면 지도 위에 겹쳐 보니 도로를 따라 걸었음에도 이를 벗어나 있는 것처럼 표시 됐다.

수영이나 사이클링 등 실내외 스포츠 활동을 기록할 수 있다.

야간 수면 측정은 꽤 쓸만하다. 따로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밤에 잠들기 시작한 순간부터 일어나는 시간까지 수면의 질을 측정한다. 특히 잠에서 깨 수면 측정을 마치는 시간이 실제와 비슷한 데다, 자고 있는 동안 일어나는 변화도 거의 들어 맞는다. 아직 베타 기능이지만, 수면 호흡의 질도 자동으로 모니터링한다. 다만 야간 수면만 측정하는 것이다 보니 낮잠을 잘 땐 전혀 측정을 하지 않는다.

배터리는 어메이즈핏 GTR3의 확실한 강점 중 하나다. 하루 종일 심박수를 측정하고, 수면 모니터링을 켜고, 자동 스트레스와 혈중 산소 측정 같은 배터리를 많이 쓰는 기능을 켜도 하루에 쓰는 배터리는 10% 정도다. 즉, 한번 충전으로 일반적인 이용 환경에선 열흘 안팎 재충전 없이 쓸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GPS처럼 배터리 소모가 큰 기능을 하루 종일 켜는 것만 아니라면 말이다. 배터리를 최대한 아끼는 설정을 하면 한 달 이상도 버틴다지만, 열흘이라도 다른 스마트워치에 비하면 좋은 체력이다.

잠이 들고 깨는 순간까지 활동을 기록하며 수면의 질을 측정한다.

(참고로 날씨나 공기질, 일기 예보 같은 알림 기능은 지금까지 테스트했던 어메이즈핏 GTR3에서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완성된 제품이 아니다 보니 해당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게 젭 헬스의 설명이었다. 때문에 해당 기능이 정식 제품에서 정상적으로 서비스될 지 여부에 대해선 확인하지 못한 나로선 알려줄 만한 내용이 없다.)

이처럼 어메이즈핏 GTR3는 일상에서 움직임을 확인하고 가벼운 건강 지표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기능을 담고 있다. 서드파티 앱으로 기능을 확장하거나, 스마트워치에서 음악을 넣어 듣고, 심전도, BMI 측정 같은 기능은 완전히 배제했다. 그저 복잡함 없이 일상을 걷거나 잠을 자거나 숨쉴 때의 변화를 대부분은 알아서, 또는 일부 운동 기능처럼 이용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만 집중한 것이다. 특히 한번 충전 만으로 며칠 동안 재충전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점에서 하루만 지나도 배터리 잔량에 신경써야 하는 다른 스마트워치처럼 마음 졸일 일은 거의 없도록 했다. 어메이즈핏 GTR3는 비록 생태계의 깊이는 얕으나, 기능의 완성도와 배터리 성능 같은 요소들을 꾸준히 발전시킨 최신작으로써 능력을 보여줄 준비를 마치고 이용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중이다.

덧붙임 #

1. 이 글은 젭 헬스로부터 출시 전 어메이즈핏 GTR3를 대여받아 작성된 인상 비평입니다.

2. 이글은 2021년 11월 8일 공개됐습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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