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ePC 701, 한글 윈도 XP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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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에 올린 글에서 예고한 대로 아수스 EeePC 701에 한글 윈도 XP를 깔아서 써본 소감입니다.


한글 표시와 입력 문제로 윈도 XP를 깔 수밖에 없었습니다만,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더군요. 드라이버 CD는 EeePC에 필요한 건 잘 갖춰 놓았으므로 윈도를 깔고 드라이버만 함께 넣어주면 어렵지 문제 없이 작동합니다. 윈도 XP를 깔 때 한 가지 문제라면 외장 광학 드라이브가 있어야 한다는 거. 그 탓에 애초에 윈도 XP가 깔린 게 아니라면 일반 사용자들이 윈도 XP를 까는 건 쉽지 않을 듯 하네요. 다른 불편은 별로 없는데 윈도 깔 때, 또는 리눅스 깔 때 광학 드라이브가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외장형 광학 드라이브를 사는 것 자체가 부담이 안될 수는 없겠죠.


그래도 윈도 XP를 깔고 시작하니 늘 쓰던 것이라 더 익숙하기는 합니다. 한글도 잘 나오고요. 화면이 작기는 해도 리눅스로 돌릴 때는 화면에 맞춰 아이콘이나 메뉴가 잘 어우러졌지만, 윈도를 띄우고 보니 그게 아니네요. 역시 작아보입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띄우면 실제 브라우징이 되는 공간이 넓지는 않아 글자가 조금 크게 나오는 곳이거나 페이지가 길면 스크롤의 압박이… ㅜ.ㅜ 늘 큰 화면을 보다가 작은 화면에 적응하려니 쉽지는 않네요. 그래도 글자가 깨지거나 흐릿하게 나오지는 않습니다. 또한 화면의 밝기나 밝은 햇빛 아래의 가독성도 좋은 편.


아, 키보드 이야기를 빠뜨릴 뻔 했군요. EeePC의 키보드를 누르다보니 제가 손이 작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키보드가 워낙 작아서 손가락이 길거나 두꺼운 사람은 타이핑이 좀 어려울 것 같더군요. 물론 독수리 타법을 쓸 수는 있지만, 그 신체 조건에 따라 일상적인 키보드로 쓰기에 쉬운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한글 자판이 새겨져 있지 않으므로 키보드 보면서 한글 문장을 만드는 분들은 포기하셔야 할 듯…
(키보드 크기와 부팅 성능, 속도 등은 아래 동영상 참조)


문제는 과연 이렇게 작은 화면에서, 작은 키보드로 작업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겠죠. 겉으로는 예뻐 보여도 실제는 다르기 마련이니까요. 그런데 작은 화면과 키보드를 가진 EeePC 701을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면서 일주일 정도 써보니 저처럼 워드 작업을 주로 하는 사람에게는 제법 괜찮은 것 같습니다. 대부분은 표시량이 많고 가독성이 좋은 큰 화면을 원하지만, 오히려 화면이 작으니 글을 쓰고 읽는 것에 대한 집중력은 더 좋아진 듯 싶습니다. 워드패드 하나만 풀 화면으로 띄워놓는 수준이지만, 간단한 문서를 쓰는 데에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습니다. 지금 이 글도 지하철을 타고 움직이면서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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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 XP를 깔고 난 뒤 확인한 시스템 정보(이미지 크기는 실제 화면 크기임)
문서 작성과 인터넷 검색, 동영상 재생 등 전반적으로 속도는 느리진 않습니다. CPU는 900MHz이지만 630MHz으로 클록을 낮춰 놓긴 했어도 동영상이나 인터넷 익스플로러 같은 기본 애플리케이션을 수행하는 데 느리지는 않았습니다. 512MB의 램도 타박할 정도는 아니지만, 4GB SSD는 확실히 모자랍니다. 아.. 이 정도 제원으로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릴 때는 부담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사실 성능은 별다른 불편을 주지 않았습니다만, 인터넷을 할 때 화면 때문에 조금 불편합니다. EeePC LCD의 세로 표시 능력이 좀 짧다 보니 올블로그를 띄우면 이슈 부분도 다 안뜨고 네이버는 광고 부분이 화면 한가운데 뜨니까요. 그래도 PC와 다를 바 없는 풀 브라우징과 속도에 대한 불만이 없습니다. 또한 어느 블로그에 들어가나 댓글 달기도 편하고 이곳을 관리하는 것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고요. 화면 때문에 생긴 한 가지 문제가 더 있는데 카트라이더를 할 때 아래쪽이 잘려서 나오더군요. 


개인적인 생각을 하나 곁들이자면, EeePC 701은 와이브로 단말기로는 쓸만할 듯 합니다. 무선 랜이 있긴 해도 그 크기와 무게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나 비싼 워드 편집기로만 쓰지 않으려면 와이브로를 쓰는 것이 가장 좋은 궁합이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와이브로를 이용해 지하철을 타고 움직이면서 인터넷에 들어가 검색하거나 뉴스를 읽고, 집에 연결해 둔 슬링박스로부터 실시간 영상이나 곰플레이어로 인터넷 게임 방송을 보고, 화상 채팅을 하는 등 여러 가지 일들을 해보았는데 다른 서브 노트북이나 PMP, UMPC를 들고 다니는 것과 조금 다른 느낌이 들더군요. 작은 가방에 넣고 다닐 수 있는 크기와 무게, 빠른 부팅, 별다른 불편 없는 키 입력, 비교적 오래 버티는 배터리, SD급 수준의 영상을 돌리는 성능으로 좀더 유연한 모바일 인터넷을 즐길 수 있었다고 해야 할까요? 특히 값 대비 고려했을 때 어떤 것에 견줘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150만 원이나 나가는 삼성 와이브로 단말기가 리치 마켓을 공략용이라면 EeePC로 보급형 시장을 겨냥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싶긴 합니다. 물론 윈도 XP가 깔린 EeePC거나 리눅스용 와이브로 드라이버와 한글입출력기가 심어져 있어야 하는 조건이 해결되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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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 모듈을 내장하면 어떨까?
아수스 코리아가 EeePC 701을 들여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들여 온다면 지금 나와 있는 리눅스 버전은 불가능할 듯 싶습니다. 아수스에서 한글을 비롯한 다른 언어를 포함하는 것에 미온적이라서요. 아수스가 한글을 포함해서 출시할 수는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성이 담보 되지 않은 나라에 제품을 내놓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낯선 리눅스에 대한 사후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 여겨집니다. 물론 출시한다면 윈도 버전일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만, 역시 공식적인 언급조차 없는 상태이므로 지켜볼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아무튼 아수스 EeePC 701을 살까 고려했던 분은 냉정히 판단할 것을 주문하고 싶습니다. 저처럼 작은 가방 안에 한 권의 책과 함께 들고다니면서 가볍게 워드 작업을 하거나 인터넷을 하면서 노는(?) 이들에게는 나쁜 솔루션은 아닙니다. 다만 그 이외에 업무용으로 쓰는 분들께는 화면 크기와 무거운 애플리케이션의 수행 성능, 까다로운 키 입력 등을 고려했을 때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래 간단하게 제품 관련 동영상을 찍어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이 직접 판단해 주시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39 Comments

  1. 2007년 12월 10일
    Reply

    잘봤습니다^^
    저도 이거 갖고 싶기는 한데 정발이 안된다면 물건너갈듯 싶네요…
    아, 그리고 한영키가 없을텐데, Shift + Space 로 해결하시나요?

    • 2007년 12월 10일
      Reply

      수요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정발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아.. 한글은 오른쪽 alt 키로 됩니다. ^^

    • 2007년 12월 10일
      Reply

      LCD만 고진샤 것을 가져다 쓰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지금 지하철 타고 움직이면서 와이브로로 댓글 달고 있습니다. ^^)

  2. 2007년 12월 10일
    Reply

    확실히 작군요..흐음…

    딴소리지만 저는 잡스 할아버지의 1월발표를 기다리고있어요..

    • 2007년 12월 10일
      Reply

      얼리님께는 너무 작은 녀석이 될 듯.. 그야말로 한 주먹거리가 아닐까요?

    • 2007년 12월 10일
      Reply

      가장 확실한 무선 온라인 휴대 게임기가 될지도 모르겠군요. ^^

  3. 2007년 12월 10일
    Reply

    잘봤습니다. 한번 써보고 싶은 기기이는 분명하나 4GB의 SSD는 확실히…
    주변사람의 8GB usb 메모리를 보면 확실히 아쉬운 용량입니다..^^

    • 2007년 12월 11일
      Reply

      네~ 비좁은 저장 공간은 정말 아쉽죠. 8GB만 되어도 나쁘진 않을 듯 합니다. ^^

  4. 2007년 12월 11일
    Reply

    오~ 책만한 사이즈네요 후덜덜;
    저기에 SD카드 하나 꼽아놓고 VS .Net 깔아서 코딩하고 다니면 좋을듯~ (해상도만 더 높으면 더 좋을텐데 아쉽네요)

    • 2007년 12월 11일
      Reply

      오~ 프로그래밍 분야에서도 활용가능한 크기인가요? ^^
      해상도 다음 버전에 나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5. 2007년 12월 12일
    Reply

    사이즈도 좋고 외관 색감도 좋아 보이네요. 10″ LCD에 해상도 올라가면 국내에서 정말 인기 끌겠습니다.
    내용 잘 봤습니다. (^^)

    • 2007년 12월 12일
      Reply

      많은 분들이 사이즈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듯 싶습니다. 아쉬운 화면 문제만 해결된다면 더 없이 좋겠지요. ^^

  6. 2007년 12월 14일
    Reply

    트랙백 하나 더 날렸습니다. 시도…해 주실 거죠? 홋홋홋.

    • 2007년 12월 14일
      Reply

      아뇻!
      (오늘 붸가짱님 다녀가셨답니다. ^^)

  7. 2007년 12월 14일
    Reply

    정말 작고 가벼워보이는군요!
    SSD 용량이 좀 아쉽긴 하지만, 말씀하신 용도로 사용한다면 잘 타협점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2007년 12월 15일
      Reply

      네~ 겉보기에는 그저그런데, 몇분께서 만져보시더니 가격대비 성능에서 만족스럽다는 평을 하시더라고요. 부족한 용량은 개조를 통해서 해결할까 생각중입니다. ^^

  8. [디지털 News 디지로그 블로거 붸가짱] UMPC ASUS Eee PC 701와 첫 만남 블로거 칫솔님의 도움으로 MPC ASUS Eee PC 701과의 만남을 갖게 되었다. 많은 리뷰를 보고 소개를 했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직접 ..

  9. 2007년 12월 18일
    Reply

    부족한 용량을 어떻게 확장하는게 좋을지… 리더기에 SD 카드 4기가는 너무 적은것 같고 외장 2.5인치 하드를 들고 다닐까요? 칫솔님은 어떤 방향으로 확장하실 생각이세요? 요긴 태국 방콕인데 한화로 37만원정도라 구입을 고려중입니다. 4기가 카메라있는 모델이요.

    • 2007년 12월 19일
      Reply

      지금 계획으로는 아래쪽 빈 공간에 SSD 8GB를 채워 넣을까 합니다. 가능하다면요. 개조에 도움을 요청드린 분이 있는데, 승낙을 한 상황이라 이달말쯤 시도해보고 되도록 개조 방법을 올려볼 참입니다. ^^

  10. 2007년 12월 19일
    Reply

    아~ 빈공간이 있나보군요. 일반 2.5인치 하드는 장착이 불가능할까요? 개조 스샷 기대하고 있겟습니다.

    • 2007년 12월 19일
      Reply

      2.5는 어렵고 1.8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아직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아.. 오늘 저녁에 흥미로운 것을 보여드리지요. ^^(스트립쇼는 아닙니다.ㅎㅎ)

  11. vicon
    2008년 1월 11일
    Reply

    eee pc에 들어 있는 소프트웨어는 일반적인 리눅스 데스크탑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한글입출력 문제 없습니다. 지금 탑재된 소프트웨어는 용량때문인지 한글폰트 따위를 넣지 않았기 때문일 뿐이죠. 거창하게 새로 개발해야 되는 게 아니라 통합 작업 정도이니, 수요만 있으면 asus korea가 맘만 먹으면 어렵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 2008년 1월 12일
      Reply

      일반적인 리눅스에 들어 있는 소프트웨어와 그 종류는 다르지 않습니다만, 그것을 어떻게 보여주고 쓰게 만드느냐는 다르지요. EeePC가 윈도를 쓰는 이들의 거부감을 줄이고 애플리케이션을 수행토록 만들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한글화 문제는 아수스 코리아에서도 해결할 의지가 조금은 있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단지 EeePC 리눅스 버전을 들여왔을 때 아수스 코리아가 문제가 발생한 고객에 대한 서비스에서 문제가 될것입니다. 가장 좋은 쪽으로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vicon
      2008년 1월 12일
      Reply

      하고 싶었던 말은, 일반적인 리눅스 데스크탑에서 한글화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고, 꽤 괜찮은 수준이라는 겁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잘 알고 있는데요. 오히려 eee pc에 탑재된 소프트웨어 정도의 한글화 수준은 오히려 대만 중국어 버전보다 완성도가 더 높고 덜 복잡합니다. 리눅스 버전 한글화라고 거창하게 어려운 작업이 아닙니다.

    • 2008년 1월 12일
      Reply

      vicon님께서 약간 오해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한글화 자체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드린 것이 아니라, 제품을 내놓은 뒤 그 관리를 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리눅스에 한글을 깔아서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든 것과는 별개로 한글이 깔린 EeePC의 리눅스를 쓰다가 생긴 문제를 해결하는 것까지 고려해야 된다는 것이지요.
      한글화 의지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씀드린 것은 아수스 코리아가 이러한 판매 후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음을 밝힌 것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검토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지금으로서는 말씀드리기가 어려울 뿐입니다. ^^;

    • 2008년 1월 12일
      Reply

      그렇군요.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테스트를 KLDP 회원께서 하고 계시나보군요. SCIM이 EeePC의 잔드로스 플랫폼에도 잘 돌아간다는 결과를 올린 것 같은데, 아수스 코리아에서 좋은 소식을 내놓기를 기다려야겠네요~

    • vicon
      2008년 1월 12일
      Reply

      리눅스는 별로 안 써보셨나 보네요. 저 파일은 업데이트할 소프트웨어 목록을 저장하는 파일입니다. KLDP 회원같은 거랑 관계없습니다. 패키지 설명에 들어 있는 kldp.net 페이지는 리눅스의 한글 입력기 프로젝트를 호스팅하는 사이트일 뿐입니다.

    • 2008년 1월 12일
      Reply

      ㅎㅎ 맞습니다. 리눅스는 별로 써본적이 없습니다. 추가하신 링크에 테스트한 내용을 읽고 말씀드렸을 뿐입니다. ^^

  12. lee
    2008년 2월 2일
    Reply

    이거 8기가 sd카드 인식 될까요?

    • 2008년 2월 2일
      Reply

      SD 8GB는 없는 걸로 압니다만, 일단 SD 4GB까지는 알아챕니다. SDHC는 알아채지 못하고요. 일본에서 발매한 EeePC는 SDHC 카드 리더를 달아서 아마 8GB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13. Won
    2008년 2월 5일
    Reply

    지금 한창 주문을 해 놓고 열심히 기다리고 있는데요..ㅎㅎ 저도 오면 xp로 바꾸려고 하는데..
    용량이 4gb밖에 안되니..xp를 깔면 얼마정도의 용량을 차지할까요?? 궁금하네요..
    그리고 만약에 나중에 ssd 용량 큰 거 구입해서 직접 바꿀 수 있을까요??

    • 2008년 2월 6일
      Reply

      가상 메모리를 쓰지 않도록 세팅한 상황에서는 1.5GB 정도의 여유는 있습니다. 바이러스 백신 등 몇몇 프로그램을 깔면 금세 용량이 줄어들지요. SSD는 바꿀 수 없고, 개조를 하거나 4GB SD 카드를 꽂아서 쓰는 수 밖에 없습니다. ^^

  14. 2008년 2월 21일
    Reply

    혹시 유튜브나 엠엔캐스트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의 성능 좀 알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 2008년 2월 21일
      Reply

      유투브 스트리밍은 거의 문제 없습니다. 창, 전체 화면 모두 무리 없던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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