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5일, ‘ IPTV를 꼭 봐야 할까요?‘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케이블 TV 단체 계약의 갑작스런 해지와 함께 IPTV와 위성 방송 등 다양한 옵션 상품을 두고 어떤 것을 봐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남겼던 글이었지요. 이에 많은 분들이 댓글을 통해서 여러 조언을 남기셨고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오늘 글을 통해 댓글로 의견을 주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하면서, 그동안의 경과를 정리합니다.
일단 많은 분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제가 내렸던 결론은 “그냥 지켜 보자”였습니다. IPTV나 스카이라이프의 장단점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었지만, 대체로 시청 시간이나 보는 채널을 감안해 결정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더군요. 확실히 집에서 보는 채널이란 게 공중파 외에 영화나 스포츠 채널이 전부였는데, 전체 공중파 방송 대비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지켜보다가 정 불편하면 그 다음 대책을 세우기로 했지요.
지난 4월 1일자로 케이블 TV 송출은 끊겼습니다. 대신 단지 측에서 약속한 대로 공청 안테나 설비를 보강해 지상파 전송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 지상파가 아날로그로만 전송되는 문제 아닌 문제가 있었습니다. 급한 대로 방송은 볼 수 있었지만, 그동안 저를 비롯해 HDTV를 들여 놓고 고화질 방송을 보던 이웃들에겐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지요. 디지털 고화질에 눈만 높아진 터라 꽤 불만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HDTV 송출 문제는 2주쯤 지나 단지 측에서 시설을 보강, 고화질 지상파 방송을 송출함으로써 해결됐습니다.
한 달이 지날 때쯤 지상파 방송만 봐도 거의 문제가 없게 됐습니다. 처음 채널이 부족해 심심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심심하기는 커녕 오히려 채널 선택과 집중이 더 쉬워져 편하더군요. 여러 채널을 돌려보던 그 때가 딱히 그립지 않게 된 것이지요. 많은 IPTV나 케이블 TV가 수많은 채널을 두고 경쟁하지만, 결국 지상파를 이길만한 경쟁력이 있을지 고민입니다.
그래도 그리운 채널이 딱 하나 있습니다. EPL 경기가 나오는 바로 그 채널입니다. 아마도 제게는 경쟁력을 가진 컨텐츠가 있는 유일한 채널이었을 겁니다. 더욱이 요즘 박지성의 활약과 챔피언스 리그 등으로 더욱 볼맛이 날 때라 마음이 급해지더군요. 지난 한 달 활약상을 모아 편집한 인터넷 영상으로 그 갈증을 풀긴 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러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긴 했습니다. 그렇다고 채널 하나, 그것도 일주일에 서너 시간을 보려고 IPTV나 스카이라이프에 새로 가입하는 것은 그야말로 낭비 아닌 낭비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관한 고민은 사실 오래 하지 않았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대안은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 해법은 슬링 박스 같은 원격 TV였습니다. 슬링 박스에 대해서는 몇 차례 이야기(슬링박스로 화장실에 앉아서 TV를…, 어디에서나 자기 집 케이블 방송 보는 슬링박스 프로)했지만, 집으로 들어온 방송 신호를 변환해 인터넷으로 전송하는 장치입니다. 슬링박스 수신 프로그램을 이용해 PC나 노트북, PDA 등에서 볼 수 있고, 방송법에 따라 딱 한 장치에만 재전송하도록 제한되어 있습니다.
때마침 집에 남는 슬링 박스가 하나 있었습니다만, 누가 이 슬링 박스를 설치해 줄까라는 고민이 더 컸지요.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와이프 몰래 오븐도 지르고 카메라도 지르는 브루스님이 기꺼히 설치하겠다고 해 공유기와 함께 보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브루스님이 세팅을 끝냈다는 연락을 받고 프로그램을 깔고 세팅을 마친 뒤, 방송을 수신했습니다. 결과는 대 만족. 화질은 아주 좋은 편은 아닙니다만, 매달 더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필요한 때만 원하는 채널을 수신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 만족합니다. 사실 슬링 박스로 다른 채널까지 모두 볼 수 있지만, PC를 통해서 인터넷으로 오래 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PC로 보는 게 TV처럼 편한 느낌을 주지도 않아 오래 보기 어려워 TV를 보는 습관을 줄일 수 있을 듯 싶더군요.
이렇게 해보니 가장 중요한 고화질 방송 문제는 아파트 단지에서 해결했고, 부족해진 채널은 알아서 해결했으니 양쪽의 입장에 맞춰 절충안이 잘 찾아낸 듯 합니다. 결과적으로 케이블 시청료는 더 이상 내지 않게 됐고, 그렇다고 채널 빈곤의 허탈함도 갖지 않게 된 것이지요. 오히려 케이블 해지로 TV에 붙어 있는 시간이 줄어 다른 쪽에 투자할 시간이 늘어났는데, 케이블 해지라는 원치 않는 변화가 오히려 좋은 방향으로 변화를 가져온 듯 하네요. 지금은 어떤 불만도 없습니다. 그저 당분간 이 환경의 변화가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덧붙임 #
많은 분들이 시간을 내 남긴 조언을 따르지 않았으면 아마도 IPTV나 위성 방송 중 하나는 가입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거듭 고마움을 전합니다.
ㅋㅋ 만족하신다니 다행이네요
다 브루스님의 은공 덕분이죠 ^^
유익한 정보…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배리본즈님. ^^
와우..슬링 플레이어를 그렇게 사용하시다니…대단!! >.<ㅋㅋ
스마트폰에 모바일 슬링플레이어만 깔면 완벽해질 듯.. ^^
epl 같은 경우.. 아프리카 tv 에서 합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계약을 했다고 하더군요.)
원리는 본문의 방식과 같구요.
화질 좋은 방송의 경우 중계보는데 무리가 없더군요,.
참고로, 그외 경기는 꼼수를 써야.. (챔스라던지, 컵경기등.. ㅋ;;)
p.s. 저는 아예 다음날 아침 토렌트로 다운받아 봅니다.
새벽 3시 쯤 하는 경기의 경우요.
스킵하면서 보기도 좋고, 화질도 좋고, 생활 리듬도 무리없고..
(맨유라는 인기구단의 특성상.. 모든 경기가 토런트로 바로바로 올라오더군요.)
이상.. 같은 지성씨 축구 애시청자 인것 같아서 적어 봤습니다. ^^
인터넷 방송으로 볼까 했는데 회원 가입하고 플레이어를 깔고 그러다보니 좀 귀찮더라고요. 토렌토는.. ^^; 여튼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아.. 그런 일도 있었구나..
어라.. 공플님이 지난 번 글에 댓글을 안달았었나요? ㅋㅋ
꽤 훌륭한 선택을 하신 것 같습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고민은 많았는데 해결하고 나니 뿌듯하네요. ^^
저는 IPTV(메가TV 아니 쿡TV인가요)를 2년 반 정도 썼는데 무료 콘텐츠 (영화와 특히 유아용 프로그램들)가 많고 원하는 것만 골라볼 수 있어서 아주 만족합니다. (디지털 케이블TV도 봤지만 채널이 그렇게 많아도 볼 게 하나도 없어요. 맨날 지상파 재전송만 해대고..) 최신 유료 영화도 돈 내고 그냥 봐요.. (애들 땜에 주말에 영화관에 갈 수가 없으므로) 다만 스포츠 매니아 분들은 IPTV를 권장하고 싶지 않네요. 스포츠 채널이 아예 없어요.. 중계방송을 볼 수가 없더군요. 저는 안 봐도 상관 없지만..
그렇군요. 아마도 골라서 봐야 할 컨텐츠가 필요한 분께는 IPTV가 맞는 것 같아요. 저 같은 케이스는 IPTV를 좀더 늦게 선택해도 될 것 같더군요. 따져보니까 공중파 외의 방송 시청 시간이 얼마 안되더라고요. 그나저나 중계 방송을 볼 수 없다니 제게는 정말 쥐약이 아닐까 싶네요. ^^
아..슬링박스..저두 해드릴수 있었는데 말이지요. ^^; ㅋ
mobile IPTV보다..슬링박스가 휠 나을거 같다고 보는 1인입니다~ 사실…3G 용량과 요금제의 압박만 아니라면..DMB도 사실..필요없죠…^^..
히히.. 한 대 더 있긴 한데요.. 저도 모바일 IPTV처럼 복잡하게 가느니 재전송으로 가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싶어요.
와… 슬링박스.
그나저나 저도 월말에 이사가는데 ipTV를 설치할까말까 고민중입니다…ㅠ
월말이면 얼마 안남으셨군요. 잘 결정하시길~ ^^
Discovery 채널이 기본제공 채널이 아니라서
Catv Coverter 에 물린 슬링 박스로 어머니와 멀리떨어져서 채널 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아.. 리모컨 기능도 쓰시나요? 어머니께서 선을 뽑아 버리는 일이 없으시길 바랄께요. ^^
네이버 설명회장에서 칫솔님 봤습니다.
뭘 열심히 찍으시더군요. 김정남님 뒷자리에서…
인사를 건넬까 하다가 그런 자리가 아닌 것 같아 관뒀습니다.
전에 신문에서 봤던대로 젊고 잘생기셨더군요.
언젠가는 만날 날 있겠죠.
헛.. 아는 척 해주시지요. 저도 꼭 뵙고 싶었는데.. ^^ 다음 기회에 꼭 뵙길 기원하겠습니다.
IPTV를 꼭 봐야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필요에 의해서 보고 싶은 생각은 있습니다.
아직 제 생각에는 IPTV가 출발하고 시작된지 오래되지 않아 정착하기까지(?)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이란 IPTV와 관련한 제품/등등의 가격이란 측면에서도 좀더 유연해질 수 있다면 좋겠네요.
동감입니다. 아마 지금 부족하다고 지적된 컨텐츠가 보강되고 각 업체간 경쟁이 본격화되면 좀더 유연해지겠지요. 저는 그때가서 고민해볼까 합니다. ^^
인터넷이 되는 곳이면 어디서나 눈치 안보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것 같네요.
실시간 시청중일 때 슬링박스 물린 곳의 네트웍 영향은 조금 있을 듯 한데…
아무래도 광랜을 사용하는 것이 원할하겠죠.^^
[▶◀] 맞습니다. 눈치 안보고 볼 수 있는 게 가장 좋죠. 광랜을 쓰면 스트림 대역폭이 커져 화질은 더 나아집니다.
제가 만족하면서 보는 몇개 블로그중 한곳입니다 …유익한 정보가 많아 좋습니다 . ..
여기서 참고해서 산 전자제품도 몇개 있습니다 ..^^
유익하셨다니 기분이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