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항해가 될지도 모를 LG 윙이란 모험

곧 발표를 앞두고 있는 LG 윙(LG Wing)은 기본적으로 슬라이드와 회전형 구조를 동시에 갖춘 독특한 스위블(Swivel) 폼팩터다. 앞쪽 화면을 가로로 돌렸을 때 화면이 상단으로 올라가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 본체 상단에 회전하는 축을 두고 화면의 좌우 균형을 맞추는 슬라이드 구조가 동시에 작동하는 형식이라서다. 단지, 엄밀하게 따지면 LG 윙을 슬라이드 폰 폼팩터로 분류하기는 애매하지만, 화면과 본체를 분리한 측면에서 이전 슬라이드 폰 폼팩터는 조금 참고할 필요가 있다.

슬라이드 스마트폰은 지금까지 여럿 나왔지만, (블랙베리 토치나 프리브 이후) 한동안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폼팩터다. 흥미로운 점은 지난 몇 년 동안 외국에 출시됐던 몇 개의 슬라이드 스마트폰을 살펴보면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그 중에서 거의 모든 슬라이드 스마트폰의 전면 디스플레이가 전면 카메라로 인한 변형 없이 온전한 형태로 담겨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슬라이드폰 폼팩터가 물리 키보드를 넣기 위한 목적이 강했던 데 비해 최근의 슬라이드폰은 카메라를 숨기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됐다. 더 크고 넓은 디스플레이의 느낌을 방해하는 전면 카메라를 없애기 위한 일종의 변형된 방식인 것이다. 때문에 샤오미나 오포, 아너, 에이수스에서 내놓은 슬라이드 폼팩터의 스마트폰은 풀 디스플레이를 위해 화면을 아래로 당겨서 내리면 전면 카메라가 나타나는 슬라이드 방식을 채택했던 것이다.

전면 카메라를 숨겼던 슬라이드폰, 샤오미 미믹스 3

하지만 이러한 슬라이드 스마트폰이 더 늘어나는 상황은 아니었다. 슬라이드 스마트폰이 전면 카메라를 최대한 숨기기 위해서 도입하기는 했지만, 이를 개선한 새로운 기술이나 방식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미 본체 안에서 전면 카메라가 튀어 나오는 팝업 형태의 카메라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화면 아래에 전면 카메라를 숨기는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는 현재 상용화 단계로 접어 들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슬라이드 스마트폰은 여러 문제점도 안고 있다. 디스플레이와 본체가 분리된 구조여서 내구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방수 기능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화면부와 본체의 분리로 인해 더 두껍고, 슬라이딩 기구 설계에 의한 무게의 증가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비록 군더더기 없는 화면 형태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 해도 대안 기술의 등장과 여러 단점 등으로 최근 슬라이드 폰의 개발 추세는 주춤거리는 양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LG가 슬라이드 폼팩터의 변형 제품일 수 있는 스위블 폼팩터인 LG 윙을 내놓는 것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LG 윙은 기존 전면 디스플레이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전면 카메라를 감추는 슬라이드 폰의 방향성과 달리 보조 화면을 위해 전면 화면을 90도 돌리기 위한 회전 구조를 가진 제품이라서다. (참고로 LG 윙도 전면 카메라를 팝업 형태로 적용해 전면 디스플레이의 형태는 깔끔하다)

메인 화면과 보조 화면에서 각각 다른 앱을 실행하는 구조를 가진 LG 윙(이미지 | 안드로이드 오쏘리티 유튜브 캡쳐)

그런데 LG 윙이 특이한 것은 이전 슬라이드 폰과 조금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다. LG 윙의 회전 디스플레이는 후면 본체에 숨겨 놓은 4인치 정도의 보조 디스플레이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서다. 커다란 디스플레이 뒤에 숨어 있는, 거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4인치 보조 디스플레이를 위해 슬라이드와 가로 회전이라는 어렵고 복잡한 설계를 한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보조 디스플레이는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다. 아마도 보조 디스플레이가 세컨드 디스플레이로써 역할을 하겠지만, 그 역할이 무엇일지 질문을 하지 않을 이용자는 없을 것이다. 커다란 화면을 회전시킬 만큼 4인치 디스플레이를 쓰는 것이 가치가 있는 일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앞서 유출된 두 개의 LG 윙 영상에서 큰 화면에서 길 안내를 하는 동시에 작은 화면으로 음악 및 통화 제어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큰 화면을 방해 하지 않고 다른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러한 구성은 메인 화면과 보조 화면의 실행이 다르다는 의미다. 즉, LG가 두 화면에서 각각 앱을 실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던 V50의 듀얼 스크린 같은 작동 구조를 적용한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게임 등 일부 앱에서 보조 디스플레이를 동시에 활용할 것으로 보이는 LG윙(이미지 | 안드로이드 오쏘리티 유튜브 캡쳐)

물론 LG 윙의 보조 스크린은 일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앱 실행 화면을 가진 것처럼 작동할 수도 있고, 다른 앱의 보조 화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메인 화면을 회전한 상황에서 키보드 입력을 해야 할 때나 유출된 영상처럼 특정 게임의 일부 정보를 표시하는 보조 디스플레이처럼 말이다. 아마도 가상 키보드는 사이드바 같은 형태로 되도록 쉽게 꺼내 쓸 수 있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기능적으로 LG 윙은 크고 작은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활용하기 위한 준비는 어느 정도 되어 있을 것이다. 다만 하나의 디스플레이를 가진 장치보다 더 나은 가치를 줄 것인지 충분한 답을 갖추고 있느냐는 것은 여전히 물음표다. 이 부분은 출시 또는 발표 이후에 많은 평가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지만, 이런 질문의 등장 만으로도 이미 모험이 필요한 제품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더구나 LG 윙이 흥미를 끄는 것과 별개로 몇 가지 걱정되는 점은 있다. 먼저 슬라이드 제품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던 내구성과 방수, 두께, 무게 등 여러 문제적 요소를 얼마나 해결했느냐다. 독특한 폼팩터를 구현하는 것도 좋지만, 그 이전에 슬라이드 폰에서 나타났던 문제를 공유하지 않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앞으로 LG 윙 같은 회전형 폼팩터 제품을 또 내놓을 수 있느냐다. 사실 다른 것보다 이 지점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슬라이드 폼팩터가 후속 제품을 만들지 않는 것은 제품 자체의 시장성 문제와 함께 그 대안들이 나온 때문이다. 반면 LG 윙처럼 회전형 듀얼 스크린 폼팩터는 이전과 다른 폼팩터이기에 지금부터 시장성을 검토해야 할 상황이다.

그렇다면 LG 윙이 충분한 성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LG는 그 후속을 기획할 것이냐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단순한 흥미거리로 내놓는 게 아니라 주력 폼팩터로써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을 추진할 의지를 보이는 것은 이 제품에 모험을 걸 이용자들을 설득할 중요한 부분이다. 만약 LG 윙이 일회성 모험이라면 이용자의 동참을 호소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할 수 있어서다. 그런 질문에 지금 답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또는 애매한 자세를 보여준다면 이용자도 LG 윙에 대해 어떤 확신도 하기 어려울 지 모른다. 방향을 알려줄 빛 없는 안갯 속으로 모험을 떠날 수는 없지 않나.

덧붙임 #

  1. 스킨 오류로 이 곳에 공개된 모든 글의 작성 날자가 모두 동일하게 표시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2020년 9월 7일에 공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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