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19] 소개하고 싶은 한국 스타트업 5

MWC19에서 기술과 제품의 전시에 참여한 전체 기업의 수는 2,300여 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중소 기업과 스타트업의 수는 222개. 무려 10%에 가까운,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MWC19의 행사가 진행되는 피라 바르셀로나 전시장 뿐만 아니라 피라 몬주익에서 부대 행사로 개최되는 4YFN(4 Years From Now) 행사장 등 곳곳에 흩어져 바르셀로나로 가져온 기술과 제품을 알리고 새로운 성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게다. 그러니 떠날 때 온전했던 목이 반쯤은 잠긴 상태로 한국으로 돌아와 지금쯤 다시 일상을 시작했을 테다.

그런 노력들을 기울인 모든 곳을 소개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사실 짧은 기간 열리는 전시회에서 222개의 업체를 모두 돌아보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관심사가 다른 곳을 이야기할 수도 없기에 나는 딱 여섯 곳의 스타트업을 이 글에서 소개한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지난 해에 만났기도 했고,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앞으로 생존을 걱정하는 곳도 있다. 그런 것이 스타트업이니까. 그래서 소개한다.

레티널(Retinal)

깜짝 놀랐다. 부스의 모습이 전혀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해 MWC18에서 각 전시관을 돌아보던 중 우연히 찾아낸 증강 현실용 렌즈를 전시했던 작은 부스의 한국 스타트업이 이제는 보란듯이 대형 부스로 MWC19에 돌아온 것이다. 물론 국내 대기업만큼 커진 것은 아니지만, 독립 부스 하나 운영하기 힘든 MWC의 특성상 3년 차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징이기도 하다.

레티널은 증강 현실용 AR 렌즈 제조사로 핀 미러(Pin Mirror)라는 독특한 방식의 AR 렌즈를 만든다. 핀 미러 방식은 글래스 안쪽에 일정 각도로 기울어진 아주 작은 반사 거울과 그림자를 만든 뒤 바늘 구멍보다 조금 큰 구멍을 통해 반사 거울에 맺힌 프로젝션 영상을 들여다 봄으로써 외부 모습을 가리지 않고 상을 볼 수 있는 렌즈다. 때문에 레티널 렌즈는 마치 여러 개의 구멍을 뚫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작은 구멍들을 통해 영상을 보는 것이다.

레티널 AR 렌즈는 구멍 속 반사거울의 각도에 따야 시야각을 조절할 수 있는데, 현재 120도까지 시야각을 넓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는 MWC19에서 공개된 홀로렌즈 2의 54도보다 훨씬 넓다. 때문에 홀로렌즈 2를 개발하고 발표했던 마이크로소프트 알렉스 키프먼도 개막 직후 이곳을 다녀갔다고. 또한 밝기와 해상도도 높은 데 MWC19에서 눈당 4K AR 디스플레이를 처음 공개했는데, 이를 활용하면 홀로렌즈 2나 기타 여러 증강 현실 장치에서 디스플레이로 부딪치는 문제를 확실히 해결할 수 있다. 다만 레티널은 직접 AR 안경을 개발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일반 이용자들이 관련 부품을 탑재한 제품을 만나기 까지는 시간이 좀더 필요할 듯하다.

뉴빌리티(Neubility)

전동 킥보드를 타고 달리다보면 전방만 보게 되므로 양옆이나 뒤에서 어떤 위협이 있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뉴빌리티는 이처럼 안전 장치가 너무 없는 전동 킥보드를 위한 안전 장치다. 양옆과 뒤쪽에서 오는 자동차나 그 밖의 위협이 감지될 경우 경고 기능이 들어 있는 착탈식 손잡이다.

손잡이는 기본적으로 양옆 대각선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센서를 담고 있는데, 만약 어떤 위협이 감지되면 곧바로 손잡이에 있는 진동을 울려 이용자에게 즉각 신호를 전달해 위험을 피하도록 설계했다. 햅틱 피드백의 반응에 따라 어느 방향에서 위험을 감지했는지 알려주거나 속도 제한 도로에서 과속에 대해 경고를 하기도 한다. 흥미롭게도 이 제품을 자동차 회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다만 아직 시제품 수준이어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

셀렉트 스타(Select Star)

일반적으로 인공 지능이 한장의 이미지에서 무엇인가 알아챌 수 있는 능력을 갖기까지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을 거듭해야만 한다. 하지만 데이터의 품질이 정확하고 깨끗하지 않으면 인공 지능의 학습 능력을 끌어올리는데 방해되므로 항상 질 좋은 데이터를 골라내는 작업, 즉 전처리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미지에서 자동차나 새 같은 형태를 오려 레이블을 붙이는 작업이 이에 해당한다. 흥미롭게도 전처리 작업은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사람이 정확하게 짚어 준 데이터를 기계 학습이 비교하면서 배워나가는 것이라서다.

이러한 전처리 작업을 좀더 재미있고 쉽게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셀렉트 스타다. 스마트폰 앱이므로 누구나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이미지를 보고 작업한 뒤 레에블을 붙이거나 글자 인식 등 여러 작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따분하게 일만하는 앱이 아니라 독특한 방법으로 작업의 대가를 지불한다. 광고를 보면 포인트를 주는 것처럼 전처리 데이터를 작업하면 역시 포인트를 지급하고 레벨이 오를 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러한 방법을 도입한 것은 전처리 데이터의 품질 때문이라고. 이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정도는 아니므로 당장 누구나 참여하는 것보다 전처리 데이터의 품질을 위한 관리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대전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K스타트업 부스에서 만났다.

슈퍼빈(SuperBin)

슈퍼빈은 쉽게 말하면 쓰레기 자동 분기 수거 장치다. 페트병이나 알루미늄 캔 같은 재활용 쓰레기를 넣으면 모아주는 장치다. 하지만 단순히 쓰레기를 분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쓰레기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이를 모아서 처리하는 과정까지 인공 지능과 사물 인터넷을 결합하고 있어서다.

먼저 슈퍼빈은 인공 지능으로 쓰레기의 형태를 인식한다. 쓰레기가 캔인지 페트인지 확인한 뒤 이를 압축하고 분리하는 것이다. 보통 분리 배출을 하지 않으면 쓰레기 분류장에서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걷어내고 이 과정에서 상당수 버려지는데, 이 장치를 이용하면 두 쓰레기는 자동으로 분류되어 압축까지 마치기 때문에 재활용율을 높일 수 있다. 이렇게 분리 수거된 재활용 쓰레기는 슈퍼빈이 수거해 재활용 센터로 이송하고 있다.

슈퍼빈은 현재 일부 관공서를 포함해 46곳에 설치해 시범 운영 중이고, 이곳에서 집계된 쓰레기 데이터를 분석해 쓰레기 대책을 세우는데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슈퍼빈은 SKT 스타트업 부스에서 만날 수 있었다.

콕스페이스(CoxSpace)

독특하게도 1인 스타트업이면서 기술 스타트업으로 MWC19에 등장했다. 콕스페이스는 손가락에 끼우는 컨트롤러다. 쉽게 생각하면 허공에서 마우스 커서를 제어하는 에어 마우스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제스처를 쉽게 도와주는 장치라고 보면 된다.

콕스페이스가 내놓은 콕시(CoXi)라는 컨트롤러는 손가락 두 번째 마디에 꽂는 작은 반지 형태의 컨트롤러다. 9축 동작을 인식하는 센서를 탑재한 콕시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커서나 연동된 화면이나 3D 모델을 움직이고 줌인, 줌아웃 등 복잡한 조작까지 터치 스크린 없이 허공에서 다룰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장치보다 가상 현실, 증강 현실 같은 장치에서 좀더 정확한 조작을 위한 보조 장치로 기획했고, 실제로 장치는 잘 작동한다.

이 제품을 개발한 콕스스페이스의 대표는 수년 동안 인피니언, 인텔 등 실리콘 기업에서 근무한 뒤 직접 제품 개발에 뛰어 들었다. 개발 기간은 짧지만 단순한 구조인 만큼 생산은 오래 걸리지 않아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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