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에서 여러 쿼드코어 스마트폰을 선보이면서 이것이 올해 하나의 흐름이 되었음은 이제 알만한 이들은 알 것이다. 특히 옵티머스 4X HD나 HTC One X 같은 쿼드 코어 스마트폰은 만듦새나 기능 등 전체적인 완성도도 높은 데다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MWC에 참관했거나 이 소식을 접한 이들은 어서 이들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 쿼드코어 스마트폰과 관련한 취재를 하면서 느낀 분위기는 이들 제품이 외국이 아닌 국내 시장에 출시할 수 있는 가능성만 놓고 봤을 때 그리 호락호락한 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내 이통 시장의 프리미엄 코드, ‘LTE’
지난 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LTE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국내 이통 시장 초점은 오직 LTE에 맞춰져 있다. 3G와 비교할 수 없이 빠른 초고속 무선 망 서비스를 전방에 앞세워 한계를 보이고 있는 이동통신부문의 수익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 모든 마케팅 역량을 LTE에 맞추고 있다. 거의 유명무실한 규제가 되어 버린 LTE 단말 보조금 지급은 물론 대부분의 신규 고성능 단말기도 LTE로만 출시해 온 상황이었다.
이처럼 국내 이통 시장 상황이 LTE로 집중되어 있는 데다 고성능 스마트폰을 엮어서 LTE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보면 쿼드코어 스마트폰의 유일한 약점이 하나 드러난다. 쿼드코어 스마트폰에 LTE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번 MWC에서 공개된 모든 쿼드코어 스마트폰은 3G로만 작동했다. 최적화 작업을 거친 뒤 출시를 하더라도 당분간은 3G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는 기능만 갖춰서 내놓을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물론 일반 이용자에게 있어 쿼드코어폰의 3G 데이터 통신을 약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상당수 이용자들은 무제한 데이터를 즐길 수 있는 3G 모델을 반길 것이다. 단지 이 제품을 팔아야 하는 이통사의 입장은 이용자와 다르다는 게 문제다.
이통사가 쿼드코어라는 고성능 3G 스마트폰을 서둘러 내놓았을 때 지금까지 밀어 온 고성능 LTE 스마트폰에 대한 정책을 바꿔야 하는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 분명 쿼드코어 스마트폰이 뛰어난 성능와 기능을 갖고 있음을 이통사들이 모르진 않지만, 자칫 LTE라는 코드가 빠진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놓을 경우 겪게 될 혼란을 가급적 피하고 싶은 것이 실제 속내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 ‘LTE라는 초고속 무선망에서 더 빠른 단말기를 쓸 수 있다’는 인식을 기껏 심어 놓았는데, 쿼드코어 3G 스마트폰이 그 분위기에 찬물을 뿌리도록 놔둘 이통사들이 어디에도 없을 거라는 게 현장에서 나온 이야기였다.
쿼드코어 LTE 스마트폰이 답인데…
쿼드코어 스마트폰이 국내에 출시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당연히 LTE가 되는 쿼드코어 스마트폰을 내놓는 것이다. HTC처럼 동일 모델(HTC One X)에 대해 쿼드코어 3G와 듀얼코어 LTE를 병행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쿼드코어 LTE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겠지만, 지금 당장 이것이 가능하지 않은 상황인 게 문제다. 이는 하드웨어를 준비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니다. MWC에서 쿼드코어 스마트폰을 전시한 업체에 따르면 LTE가 들어간 쿼드코어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은 결코 문제가 아니라면서, 무엇보다 시장의 전략적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쿼드코어 스마트폰을 판매할 이통사와 제조사가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적 판단과 합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3G로 나온 쿼드코어 스마트폰을 LTE로 만들려면 일부 설계를 변경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이는 시장에 적합한 단말기를 내놓기 위해 비일비재한 일이므로 큰 걱정거리는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쿼드코어 LTE 스마트폰을 보급할 적기를 언제로 보느냐는 것. 지난 해 말부터 듀얼코어 LTE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쿼드코어 LTE로 전환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이통사와 제조사가 이미 제조와 공급을 합의한 듀얼코어 LTE 단말을 처리해야 할 시간도 필요하고, 어느 정도 정리를 한 뒤라야 쿼드코어 LTE를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높은 프리미엄 단말기로 적극적으로 내세울 수 있어서다.
때문에 지금 쿼드코어 LTE가 투입되는 전략적 판단의 시기를 정확하게 가늠하기가 힘들다. 아주 단순하게 상반기가 아닌 하반기에는 나올 것이라는 시각은 많지만, 그 폭이 너무 넓어서 사실 예상이라는 의미가 별로 없었다. 상반기 안에 듀얼코어 LTE의 제품군을 털어내고 하반기에 재정비한 LTE 스마트폰을 선보일 수도 모르지만, 무엇보다 시장 사업자들의 전략적 판단과 합의가 언제 이뤄지느냐에 따라 쿼드코어 LTE 단말의 설계와 제조가 진행되는 만큼 그 합의가 없는 지금은 쿼드코어 LTE 스마트폰의 출시 향방은 오리무중인 셈이다.
갤럭시노트 사태 또 벌어질까?
이미 여러 이용자가 갤럭시 노트 사태를 통해서 LTE가 아닌 3G로 나온 단말기를 사지 못했던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국내에 LTE 단말이 나오긴 했지만, 다른 칩셋, 다른 성능, 다른 요금제 등으로 인해 결국 외국에서 판매하는 갤럭시 노트를 수입해 개통했던 예가 있다. 만약 쿼드코어 스마트폰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늦어지면 아무래도 갤럭시 노트와 같은 사태가 또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소비자의 요구보다 시장 사업자의 판단에 따른 단말기 공급 정책이 유지되는 한 소비자 스스로 움직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어서다. 다행히 5월부터 언락폰에 대한 USIM 이동제가 전면 시행된다. 이통사를 통해 개통하지 않고 지금 쓰고 있는 USIM만 꽂으면 곧바로 쓸 수 있는 것이다. 쿼드코어 스마트폰이 그 제도의 수혜를 맨 먼저 입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덧붙임 #
XYZ님이 이의를 제기하신 댓글에 대한 답입니다. 그 기사는 오보입니다.
원칩으로 가야 하는 문제도 있고..
어찌되었던 퀄컴 스냅드레곤 LTE 쿼드코어 원칩이 나와야 가능한 -.-;
퀄컴은 이제 쿼드코어 시제품 내놓은 터라 양산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거에요.
세계 유수의 모바일 분야 기업들의 잔치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12년의 Mobile Wireless Congress 행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의 성공과 무선 데이터 서비스의 발달로 네트워크의 중심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이동함에 따라 나날이 위상이 높아져가는 MWC인 만큼 이번 MWC에서도 2012년 이동통신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 그 핵심 키워드는 무엇일까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죠. 그래서 지금부터 MWC 2..
Huawei, ZTE의 쿼드코어 스마트폰은 LTE 지원 아닌가요? 기사에는 LTE 지원으로 나오던데요.
그 기사는 오보이니 본문 마지막을 참조하세요.
고성능 스마트 폰은 전부 LTE로만 나와야 한다고 하시는 건 가요?
쿼드코어 LTE가 답인데….. 中에서 이야기 하는 것만 보면은 그렇게 주장 하시는 것 처럼 들립니다.
제가 그렇게 말했나요? 이통사 마케팅이 그렇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뜻이었는데요. ^^
그런데 中 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혹시 중국을 말씀하신 거라면 중국과 상관 없는 내용이라 말씀드리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