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에 오기 전에 예상한 대로 이번 MWC에선 여러 쿼드코어 단말기가 전시됐습니다. 그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쿼드코어 스마트폰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LG 옵티머스 4X라고 할 텐데요. 경쟁제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쿼드코어 스마트폰이 보여줄 수 있는 성능을 기반으로 한 개성을 얼마나 담았는가의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지요. 또한 듀얼코어와 쿼드코어 비교 전시를 통해 성능의 차이를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든 것도 LG가 유일한 터라 그것에 더 많은 점수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MWC에 공개된 LG 옵티머스 4X의 특징들과 그 뒷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큰 화면, 잡기 편한 외형
옵티머스 4X을 처음 봤을 때 생각보다 아주 크진 않다는 느낌이 오더군요. 아마 옵티머스 4X를 보기에 앞서 옵티머스 뷰를 먼저 본 데 따른 착시였을지도 모르지만, 4.7인치라는 화면 크기에 비해서는 아주 큰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인 크기는 위아래 길이의 문제보다 좌우 폭의 문제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는데, 옵티머스 4X는 화면 양옆 테두리가 매우 얇아서 손에 쥐었을 때 넓은 느낌이 들지 않더군요. 테두리 두께를 줄이는 데 상당히 공을 들인 느낌입니다. 더불어 두께도 마찬가지. 초슬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두꺼운 편도 아니더군요.
외형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프라다 스타일을 따라가지 않은 외형입니다. 이곳 LG 부스의 옵티머스 뷰와 L 스타일이 모두 프라다와 비슷하게 보여서 개성이 적인 게 아닌가 싶었는데, 다행히 옵티머스 4X는 스스로의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더군요. 물론 뒤쪽 덮개의 문양은 좀 닮기는 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독자 디자인을 지켜낸 것은 의미가 있어 보였습니다.
테그라2와 테그라3 플랫폼 성능 비교는 유일해
LG는 지난 해 테그라2 기반 듀얼 코어 스마트폰을 맨 처음 공개했던 업체였습니다. 올해에는 테그라3 기반 스마트폰을 초기에 공개한 업체 가운데 하나지요. 때문에 이번 MWC에서 두 개의 테그라 플랫폼을 모두 쓰는 유일한 업체였습니다. 이런 배경으로 LG는 듀얼 코어 테그라2와 쿼드코어 테그라3 기반의 시제품을 같은 장소에 올려 놓고 그 차이를 보여주는 데모를 하고 있더군요.
데모로 돌린 앱은 엔비디아 글로우볼. 이 앱은 원래 쿼드코어 테그라3에서만 작동하도록 되어 있지만, 듀얼코어에서도 작동하도록 일단 손을 썼습니다. 글로우볼은 공의 움직임에 따라서 다양한 광원 효과와 아울러 물리적은 계산에 따라 공이 움직이도록 만든 테그라3 전용 앱인데, 듀얼코어에서도 작동하도록 해 그 차이를 실감케 했던 것이지요. 실제 두 플랫폼에서 반짝거리는 공의 움직임은 확실하게 달랐습니다. 듀얼코어와 쿼드코어의 가동률이 최상인 상황일 때 모든 그래픽 효과를 적용한 공의 움직임은 역시 쿼드코어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더군요. 하지만 아직은 옵티머스 4X도 간혹 멋칫 대는 일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므로 출시 이전까지 최적화 작업을 더 해야 할 듯 합니다.
동영상 재생 기능도 남다른 쿼드코어 스마트폰
이용자가 쿼드코어 스마트폰을 쓰려한다면 그 이유는 그만큼 고성능을 기대하기 때문이지만, 어떤 기능에서 고성능을 보여줄 수 있는지 제조사마다 고민이 있을 것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이번 MWC에서 옵티머스 4X를 가장 뛰어난 쿼드코어 스마트폰으로 꼽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쿼드코어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지요.
특히 가장 흥미롭게 봤던 것은 동영상과 관련된 기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에서 동영상을 볼 때 별다른 행위를 하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동영상 포맷을 재생하느냐의 여부만 따졌지 그 사용성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이지요. 이번 옵티머스 4X는 동영상을 보다가 특정 장면을 좀더 크게 보고 싶을 때 영상을 따로 이미지로 캡처할 필요없이 두 손가락을 벌렸다 오므리면 확대와 축소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영상은 멈추지 않고 계속 재생되고 확대된 화면을 이리 저리 옮기면서 볼 수도 있지요.
더불어 비디오 플레이어처럼 모든 프레임을 보여주면서 2배속, 4배속 같은 빨리 감기 기능도 넣었는데, 이번 MWC에서 공개하지 않은 동영상 관련 기능이 몇 개 숨겨 놓았다고 하더군요. 무엇보다 이런 작업을 위해서 모든 코어를 쓰는 것이 아니라 특정 작업을 할 때만 더 많은 코어를 쓰는 것이라 배터리 소모도 그리 많은 편은 아닙니다. 이전 작업을 하지 않으면 풀HD 동영상은 컴패니언 코어만 쓰거나 듀얼코어까지만 활용합니다.
ICS 특징 잘 살린 테마, 위젯 기능성도 높여
옵티머스 4X의 성능도 성능이지만, 좀더 주의 깊게 본 부분은 이용자 인터페이스입니다. 옵티머스 4X가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를 올리면서 시각적 효과를 높이는 데 상당히 공을 들인 걸로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것이 어떤 형태로 보여질지 나름대로 기대를 한 부분이었습니다.
일단 기본 UI는 매우 깔끔했습니다. 갤럭시 넥서스에서 다뤘던 최초 ICS가 투명도를 높이고 선 위주로 단정한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던터라 이후 ICS를 올리는 스마트폰이나 패드가 이 특징을 잘 살려주기를 바랐는데, 그 점은 잘 살린 듯 합니다. 다만 여전히 통일감이 느껴지지 않는 모양과 어색한 색감의 아이콘은 여전하더군요. 그래도 각각의 테마에 따라 전체적인 인터페이스의 느낌을 바꿀 수 있도록 한 점, 그리고 페이지를 전환할 때의 애니메이션 효과를 더 강조한 점은 칭찬할 만합니다. 전시장의 시료가 좀 문제가 있어 페이지 전환할 때 왠지 자연스러움이 빠진 것 같아 보인 건 사실이지만, MWC 출품 버전과 다른 개발자 샘플을 보니 그런 문제가 전혀 없더군요. 이 테마가 얼마나 다양해질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다른 런처를 써야겠다는 욕심은 버리게 해주네요.
또한 홈 화면에 있는 전화걸기, 메시지가 있는 도크 부분의 기능도 좀더 보강했습니다. 홈화면의 아이콘 배열은 위젯 호환성을 위해 가로 4열을 유지하지만, 도크에는 최대 6개의 앱을 넣어서 자주 쓰는 앱의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또한 날씨 위젯의 기능을 좀더 강화했는데, 위나 아래로 손가락을 문지르면 미리 지정해 놓은 여러 국가의 날씨와 시간을 하나의 위젯을 통해 표시하더군요. 잠금 화면을 푸는 방식은 ICS의 기본 잠금화면과 비슷하지만, 잠금 화면을 열었을 때 화면을 원 안에 미리 보여주는 효과를 넣은 것이 독특하게 보였습니다. 시연된 미개통 모델이 아닌 정식 개통된 모델은 잠금화면에서 특정 기능을 바로 실행하는 기능도 있었습니다.
MWC에서 보여준 건 일부에 지나지 않아
사실 옵티머스 4X에 대해 좀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MWC2012에 공개된 옵티머스 4X가 모든 기능을 다 보여준 게 아니어서 말할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특히 쿼드코어 성능과 관련된 기능이 일부만 적용된 상황이어서 실제 출시될 때 얼마나 많은 기능이 더 들어갈지는 저도 말하기가 어렵군요. 현장에서 인터뷰를 했던 LG측 개발자에 따르면 50%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한 터라 실제 출시될 때 무엇을 얼마나 더 반영할지 궁금합니다.
하지만 옵티머스 4X가 상당히 좋은 성능을 내는 스마트폰이라는 사실에 이견은 없지만, 역시 고성능 제품은 발열에 대한 고민을 좀더 할 수밖에 없겠더군요. 아직 공개되지 않은 <골든 애로우>라는 3D 게임을 실행해 옵티머스 4X에서 한참을 즐기는 데 화면부로 올라오는 열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코어 성능을 끌어내는 3D 게임을 장시간 즐길 때 생기는 열을 어떻게 잡을지 숙제로 남은 것 같습니다.
덧붙임 #
아참, 옵티머스 4X가 국내에 나올 가능성은… MWC 현지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아주 희박한 상황입니다. 아마도 외국에 출시된 3G 갤럭시 노트를 국내에서 개통했던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는군요.
보자마자 꽂혀서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제품입니다.
국내에 안 나올거라는 건 추측이죠?
설마 그럴리가…
암튼 너무 가지고 싶….
추측이 아니라 현장에서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 확인한 내용입니다. 관련 이야기는 따로 정리하지요.
개인적으로 갤럭시넥서스에 탑재된 순정 UI하고 테마가 마음에 드는데 삼성은 너무 보기 싫은 터치위즈라서 ㅜㅡ
LG가 UI에 대해서 상당히 공을 들였더군요. 삼성도 더 노력해야 할 겁니다.
테그라3의 그래픽 벤치점수를 보니 의외더군요, 엑시노스4210의 말리400을 겨우 이기는게 쪼금 실망했습니다…
그런 것으로 실망하기는 너무 성급하신 듯. 테그라3의 장점은 벤치마크로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
손에 착 쥐었을때 이래 저래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오, 이 폰 좋다’ ‘이쁘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올때가 있죠 LG폰에서 이런 느낌을 받은 지가 얼마만인지… 정말 오랜만이네요 (화밸때문에 사진이 별로네요 ^^; 살짝 미색이 들어간 화이트로 아주 이쁩니다 ^^) 스마트폰 시대로 바뀐 후에 LG전자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몇가지 있고 사람들마다 생각하는 이유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첫순위로 꼽는 이유가 바로 ‘디자인’입니다. 예전 피처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