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00, 디지털 풍류객의 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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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00. 참으로 간지나게 생겼다. 곧지도 않고 두께도 일정치 않은 검정과 진보라의 불규칙한 선으로 그려낸 문양을 반들거리게 덧바른 상판만 봐도 간지다. 허나 그 간드러진 멋을 채우는 즐거움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말쑥하게 옷도 잘 입고 일도 잘하더라도 놀 줄 모르는 ‘샌님’보다 가끔은 어디든 돌아다니며 자연을 벗삼아 즐길 줄 아는 ‘풍류객’에게 더 호감이 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멋드러지고 끝내주는 성능에 즐기는 재주까지 갖춘 노트북이라면 도시든 자연이든 방방곡곡 어디에서나 이용자를 즐길 줄 아는 디지털 풍류객으로 만들어 주리라.


그런 디지털 풍류객에게 어울리는 노트북이 P300이면 얼마나 좋을까? 매미처럼 책상 앞에 착 달라붙어 일을 하다 짬이 났을 때 잠깐 동안 멋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업무용이라는 탈을 벗고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재주를 갖추고, 멀리 떨어진 수많은 이들을 이어주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면 그것으로도 매력이 있지 않을까? 때로는 디지털 풍류객의 흥을 돋을 악기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놀이기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소통의 창이 되어 준다면 그것으로 P300을 들고다니며 어디에서나 풍류를 즐기는 데 충분하지 않을까?


물론 P300이 그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가 문제일 것이다. 허나 P300으로 이런 풍류를 즐길 수 있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P300을 옆에 끼고 경험한 것이 아니니까. 그저 그렇게 놀 수 있기를 바랄 뿐이고, 어떻게 놀아야 할지 머리 속에서 상상할 뿐이다.


P300의 제원을 요모조모 살펴보니 일단 놀 자리는 잘 깔아놓은 듯 싶다. 센트리노 듀오와 지포스 8600M GS, 터보 메모리 등 노트북 부품 세계에서 한 가닥 하는 것들만 골라 채웠으니 기본기는 잘 갖춘 듯 보인다. 33.7cm(13.3인치) 와이드 화면도 시원해 보인다. 물론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실제 경험하진 못했으므로 그렇다고 단정짓는 것은 아니다. 헌데 광학 드라이브가 없다. 무게를 줄여 이동성을 강화해야 할 P300 같은 서브 노트북에 광학 드라이브는 짐이었으리라. 그렇다면 광학 드라이브 없이 무엇을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


135Mbps 무선 랜, 윈도 비스타, HDMI, 웹캠, SRS WOW HD, USB 링크. 광학 드라이브를 없애도 많은 것들이 남아 있다. 이것들을 어디든 이동하기 쉽게 만든 1.6kg의 무게, 초박형 서브노트북의 장점과 결합하는 상상만 하면 되리라. 그럼 무엇을 상상해 볼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첫 째, P300을 거실로 옮겨 풀HDTV와 HDMI 케이블로 연결한 다음 PC에 있는 고화질 영화를 무선으로 보는 것은 어떨까? P300의 무선 랜을 작동시켜 벨킨 N 무선 공유기와 연결하고 PC에 있는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를 공유한 뒤 P300에서 이를 재생해 고화질 영화를 보는, 따로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를 사지 않고 P300의 능력만으로 이를 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둘 째, P300에 그럴싸한 이어폰을 꽂고 CD에서 뽑아낸 둔 팝 음악을 듣는 건 어떨까? 수많은 플레이어 놔두고 뜬금없이 노트북에서 음악을 듣는다니 정신 나간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SRS WOW를 업그레이드한 SRS WOW HD는 음의 세세한 부분까지 내 감성에 맞춰 제어할 수 있다. 그렇다면 P300은 책상 위에 올려진 내 아이폰과 겨뤄서 이길 수 있는 걸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셋 째, XBOX 360을 위한 미디어 센터용 서버로 쓰는 것은 어떨까? 비스타 홈 프리미엄을 운영체제로 쓴다면 당연히 미디어 센터가 포함돼 있을테니 XBOX 360을 미디어 센터 익스텐더로 등록해 쓸 수 있을 것이다. 제대로만 된다면 거실에 다리 뻗고 누워서 XBOX 360용 리모컨으로 P300에 담겨 있는 음악, 사진, 동영상 등 거실에 있는 TV에서 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넷 째, 지하철 안에서 P300을 열고 케이블 TV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가볍고 날렵한 P300에 와이브로 모뎀을 달고서 지하철에 자리 잡고 앉아 집에 있는 슬링박스에 접속해 영화나 드라마, 스포츠, 게임 방송 등 내가 원하는 채널을 마음대로 돌려보는 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1/3의 값에 파는 EeePC도 해냈는데, 설마 P300이 못하진 않겠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다섯 째, 웹캠을 이용해 멀리 떨어진 이들과 소통하는 재미도 쏠쏠할까? 메신저에 등록된 수많은 지인의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는 영상만이 아니라 나를 찍은 모습을 생생하게 보낼 수 없다면 나도 보는 이도 결코 즐겁지 않을 것이다. P300의 130만 화소 웹캠은 이런 걱정없이 즐거운 화상 채팅을 할 수 있겠지?



P300이 정말 이 같은 상상을 실현하고 어디에서나 디지털 놀이를 즐기는 디지털 풍류객의 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 정말 궁금하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34 Comments

  1. 2008년 2월 25일
    Reply

    근데 저는 SAudioCD를 들어도 콘서트가 아닌 순수한 음악에서 입체음향은 청음에 방해만 주는것 같더라고요^^

    • 2008년 2월 26일
      Reply

      스터프님 말씀대로 음악을 가려가면서 들을 필요가 있지요. 그래도 WOW HD는 공간적인 입체감을 살리기보다 소리의 세밀함을 조절하므로 좀더 만족스럽지 않을까 합니다. ^^

  2. 2008년 2월 25일
    Reply

    이녀석도 참 좋더라구요….요즘 맥북에어와비교가 많이되던데..^^ 디자인도 너무 이쁘구요..

    P.S.베스트바이가면 슬링박스가 종류별로 많은데 참..왜그렇게 사고싶을까요..ㅡ.ㅡ;;;

    • 2008년 2월 26일
      Reply

      슬링박스 사서 한국에 사는 친척집에 연결해놓으면 그곳에서도 돈 들이지 않고 한국방송을 볼 수 있잖아요. 가장 싼 게 100불도 안하지요? ^^

    • 2008년 2월 26일
      Reply

      그런데 그렇게 작업할거 생각하면 차라리 그냥 다운받아서 보는게 편할지도..-_-;

    • 2008년 2월 26일
      Reply

      불법을 생활화하면 곤란하지요. 곧 저작권 강화되면 다운로드하기도 쉽지 않을테니 잘 생각해보길~ ^^

  3. 2008년 2월 26일
    Reply

    아 P300보니까 엄청 얇더군요. 맥북 에어만큼은 안되지만..

    • 2008년 2월 26일
      Reply

      맥북 에어는 사더라도 제게 맞는 쓰임새가 별로 없는 듯.. 뽀대는 최고지만 말이죠~

  4. 2008년 2월 26일
    Reply

    요즘은 엘듸 노트북도 삼쉉 노트북에 비해 열라 멋지다능

    • 2008년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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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삼성보다는 엘듸쪽 디자인쪽 구성이 좀더 낫다고 평가합니다~

  5. 2008년 2월 26일
    Reply

    얼마전에 X노트 쓰는분 봤는데, 요즘 노트북 정말 좋아졌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능도 좋으면서 얇고 가벼워 보이더군요.
    그런데 워낙 불안한 폭발 뉴스가 많이 들려와서 ^^; 사람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줄 방법이 필요할텐데 말입니다.

    • 2008년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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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노트북은 정말 뭘 사도 잘 샀다는 평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
      저도 배터리가 걱정입니다. 적극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준다면 사람들이 갖는 불안감도 줄어들텐데, 쉬쉬하면서 해결하려니 오히려 불안만 키운다고 할까요?

  6. 2008년 2월 26일
    Reply

    ^^엔터테인먼트의 핵심을 공략한 멋진 글입니다.
    XNOTE 마스터가 되신다면 아주 멋진 리뷰가 나올 것 같습니다.
    칫솔님의 IT공력이 살짝 기대되는 마음입니다.
    좋은 반응이 있기를 바랍니다.

    • 2008년 2월 26일
      Reply

      고맙습니다. 저도 마루님처럼 멋진 리뷰 써보고 싶어요. ^^

  7. kc
    2008년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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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사용 예제들이네요. 언제쯤 작은 노트북을 하나 업어다 실험해볼 수 있을까요? ^^
    근데 화살 채팅은… 좀.

    • 2008년 2월 26일
      Reply

      작고 성능 좋은 놈이어야 가능한 일이라 ‘쩐’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참.. 오타 지적 고맙습니다. ^^

  8. 2008년 2월 26일
    Reply

    오오.. 도전하시는군요. 성공하시길..

    • 2008년 2월 26일
      Reply

      도전 그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겠지요? 고맙습니다. ^^

    • 2008년 2월 26일
      Reply

      되시면 Eee는 저한테… 홋홋홋. ^^

  9. 2008년 2월 26일
    Reply

    저도… 도전 포스트를 업데이트 했네요. @_@ 칫솔님이 되시더라도 울지 않을래요~~~

    • 2008년 2월 26일
      Reply

      헉. xxxxx님 없어서 했던 건데, 미워요~ ^^

  10. 2008년 2월 26일
    Reply

    칫솔님의 해당 포스트가 2/26일 버즈블로그 메인 헤드라인으로 링크되었습니다.

  11. 2008년 2월 26일
    Reply

    와우. 좋은 Review네요.
    저도 도전은 햇는데 엔터테인먼트하곤 거리가 멀어서. ^6;
    트랙백 남깁니다.
    좋은 결과 있으세요~~

    • 2008년 2월 26일
      Reply

      아직 리뷰는 아닙니다. 일종의 계획서 같은 것일 뿐.. 리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12. 2008년 2월 26일
    Reply

    X-NOTE M1을 구입해서 사용한지 벌써 1년이 넘어간다. 이녀석과 함께 VAIO-S26LP를 서브 노트북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무래도 메인 노트북으로 x-NOTE M1을 사용하다 보니, 엄한 짓을 많이도 했었다. ..

  13. 2008년 2월 26일
    Reply

    제가 찾던 딱 그 스펙을 가지고 있는 노트북이라.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봤을때 외부의 저 무늬가 촌스럽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2008년 2월 26일
      Reply

      무늬는 밉지 않고 튀지도 않더라고요. 쉽게 말해 오래두고 봐도 질리지 않더군요. ^^

  14. 2008년 2월 26일
    Reply

    저 이거 가지고 싶어서 평가단 신청 2개인가 3개인가 했는데 하나도 안되서 너무 슬퍼요. 흑흑흑

    • 2008년 2월 26일
      Reply

      어.. 신청하는 게 있었나요? 저좀 알려주시지~ ^^

  15. 2008년 2월 26일
    Reply

    LG의 랩탑은 예전부터 지켜보았는데, 정말 정성을 들여 만드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경쟁 모회사와 비교해서 말이죠..;; )

    이제 소니나 애플의 그것들처럼 무언가 상징성이랄까요? 딱 보면, LG XNOTE다..라는 생각이 들만한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LG의 랩탑이 그 정도의 선까지 올랐다고 보는데.. 쓸떼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괜히 바라게 됩니다..ㅎㅎ”

    • 2008년 2월 27일
      Reply

      우리나라 이용자들도 눈높이가 많이 높아진 터라 정말 잘 만들어야만 하지요.
      까만거북이님이 지적한 상징성은 저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를테면 부팅할 때의 소리라던가 하는.. ^^

  16. 들어가며 이벤트 이벤트! XNOTE 이벤트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저의 동공은 평소의 2배 이상 확대되었습니다. 그동안 비스타의 강력한 모바일(랩탑;노트북과 태블릿)지원 기능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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