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워치 S1, 다 갖췄으나 왠지 애매한 스마트워치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운 미 밴드 시리즈로 보급형 피트니스 트래커 분야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긴 했지만, 스마트워치는 여전히 샤오미에게 미지의 영역이다. 한발 늦게 도전한 터라 그 이미지를 완성하기엔 시간과 제품이 충분치 않아서다. 마치 이제 스케치만 한 수준일 게다. 그렇기에 4월 출시된 샤오미 워치 S1은 어쩌면 초기 샤오미 스마트워치의 스케치를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있었다. 기존 스마트워치에 견줘 월등한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우지 않고, 색깔을 찾기 위한 도전에 나선 제품이기에 좀더 깊이 탐색해 보기로 했다.

샤오미 워치 S1은 외부 장식을 거의 없애고 머릿결 무늬만 살린 상자 안에 담겨 있다. 패키지 내용물은 샤오미 워치 S1 본체와 충전 어댑터, USB 케이블, 추가 고무 시계줄 정도. 본체에 있는 가죽 시계줄 외에 추가 시계줄을 포함했지만, 일반적인 스마트워치의 기본 구성에 가깝다.

일단 전원을 켜기에 앞서 샤오미 워치 S1을 꺼내 둘러봤다. 화면 테두리는 시에 해당하는 인디케이터만 그려 놓았다. 인디케이터가 그려진 바깥쪽 테두리와 안쪽 화면의 경계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데다 이너 베젤도 매우 좁아서 전원을 켰을 때 시계 화면이 좀더 커보인다. 화면을 덮은 평평한 둥근 유리판의 끝부분은 사선으로 처리해 부드러운 느낌은 전혀 없다. 그래도 위에서 내려다보면 버튼을 빼고 둥근 인디케이터 테두리 양옆으로 본체가 거의 보이지 않아 시계 화면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본체는 메탈 재질이지만, 두 가지 느낌을 살렸다. 시계 화면과 러그 사이의 본체는 빛을 받으면 반들반들한 광택 처리를 한 반면 옆에서 볼 땐 가로로 머릿결 문양을 살린 무광 처리를 했다. 옆에서 볼 때와 위에서 내려다 볼 때의 느낌이 많이 다르다. 러그 폭은 22mm인데다, 시계 줄을 거는 부분을 완전히 감싸는 형태라서 좀더 커 보이는 점은 어쩔 수 없을 듯하다. 광혈류센서가 있는 바닥은 평범한 플라스틱 재질이다.

앞서 말한 대로 샤오미 워치 S1은 두 가지 재질로 된 22mm 시계줄을 담고 있다. 가죽 재질과 불소 처리한 고무 재질의 시계 줄이다. 가죽 시계줄은 뻣뻣함이 느껴지지 않고 매우 손목을 부드럽게 감싼다. 고무 재질 시계줄도 불소 처리를 한 터라 매끈하면서 부드럽다. 다만 샤오미 워치 S1의 형태상 밝은 색상의 고무 재질 시계줄은 평범하다. 기본 가죽 재질이 잘 어울리나, 따로 메탈 시계줄을 써도 더 잘 어울릴 듯 싶다.

화면은 466×466 픽셀을 가진 1.43인치 크기다. 정보를 보는 데 충분한 크기이고 작은 글자를 또렷하게 표시할 만한 픽셀 밀도다. 다만 시계 화면에 따라 세밀한 픽셀 밀도를 그대로 느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화면 밝기는 실내에선 괜찮으나, 강한 햇볕이 내리 쬐는 상황에 따라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샤오미 워치 S1은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를 쓴다. 웨어OS 같은 개방형 운영체제와 전혀 호환성이 없는 독자 운영체제기에 많은 부분이 다를 수밖에 없다. 시계 화면 정도만 비슷하게 보일 뿐이다. 앱 실행이나 UI 환경에서 다른 점이 여럿이다. 그래도 샤오미 워치 S1의 연결 방법은 기존 스마트워치와 별반 다르지 않다. 전원을 켜고 언어를 정하면, 샤오미 워치 S1을 쓰는 데 반드시 필요한 미 피트니스 앱을 설치한 다음 블루투스, 무선 랜 등 몇 가지 환경을 잡아 주면 곧바로 시계를 쓸 수 있다.

미 피트니스 앱은 샤오미 워치 S1의 컴패니언 앱으로써 초기 설정 말고도 장치에서 측정된 각종 데이터를 동기화하고 장치를 관리한다. 또한 샤오미 워치 S1에서 쓸 시계 화면을 탐색하고 추가하거나 알림을 받을 앱을 고르거나, 장치에 없던 앱의 설치 및 제거, 위젯 편집도 한다. 이 말은 샤오미 워치 S1에 필요한 기능을 추가하거나 없애는 대부분의 일을 스마트폰에서 해야 한다는 의미다.

자체 운영체제를 쓰는 스마트워치인 만큼 조작 방법도 다르다. 샤오미 워치 S1은 화면을 터치하거나 오른쪽에 있는 두 개의 버튼으로 조작하는 방식 자체는 다른 스마트워치와 매한가지다. 오른쪽 버튼은 단순하게 작동한다. 위 버튼은 앱을, 아래 버튼은 운동 종목을 화면에 띄운다. 손가락을 댄 화면을 위로 쓸어 올리거나 내리면서 앱이나 메뉴를 옮긴 뒤 화면을 터치하면 앱이나 기능을 실행하는 건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 웨어OS 기반의 다른 스마트워치에서 터치 화면의 UI를 다루다 샤오미 워치 S1을 쓰면 왠지 어색하다. 보통 화면 상단 끝에서 아래로 끌어 내렸을 때 빠른 설정이 나올 거라 기대할 테지만, 샤오미 워치 S1에선 알림이 표시된다. 빠른 설정은 화면 하단 끝에서 위로 올려야 나타난다. 앱 목록을 표시하는 웨어OS 스마트워치와 전혀 다른 방식이다.

화면을 좌우로 옮기면 시계 화면을 포함해 위젯 페이지가 순환한다. 사전 설치된 위젯 페이지는 모두 3개다. 시계 화면, 움직임 및 수면 통계, 건강 및 날씨, 배터리 및 음악 재생 기능을 모아 놓은 페이지들로 한 페이지에 3~4개 위젯이 들어 있다. 자주 쓰는 기능 및 자주 확인하는 정보 몇 가지를 타일 형태로 배치해 놓았다. 이 위젯 페이지는 이용자가 추가 또는 삭제할 수 있다. 단, 한 개의 위젯만 단일 페이지로 구성할 수는 없고 반드시 3~4개 위젯을 선택해야만 하나의 위젯 페이지를 추가할 수 있다. 기본 설치된 위젯 페이지는 삭제할 수 있다.

시계 화면은 어렵지 않게 바꿀 수 있다. 샤오미 워치 S1 안에 기본 탑재된 시계는 7개 뿐. 바꿀 수 있는 시계 화면이 고작 7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실망하긴 이르다. 7개를 선탑재 했을 뿐, 미 피트니스 앱을 통해 좀더 많은 시계 화면을 고를 수 있어서다. 물론 운영체제 특성상 공개적으로 앱 설치가 불가능하므로 써드파티 시계 앱을 설치할 수 없다. 그만큼 다른 플랫폼을 쓰는 스마트워치와 비교했을 때 다양성을 갖추기 위한 장치는 안 되어 있다는 뜻이다. 또한 이용자가 시계 화면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는 도구도 없으므로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시계 화면은 제한적이다.

샤오미가 무료로 공개한 워치 S1용 시계 화면은 선탑재된 7개를 포함해 190여개 쯤이다. 사진, 포멀, 활동, 유틸리티, 모션 등 여러 항목으로 시계 화면을 분류해 놓은 터라 얼핏 적지 않은 수처럼 보이긴 했다. 가장 중요한 건 샤오미 워치 S1에 어울리는 동시에 마음에 드는 시계 화면이 있냐는 것이다. 한동안 각 항목을 돌아보고 시계 화면을 내려받아 적용하면서 잘 어울리는 시계 화면을 몇 개 찾아 냈지만, 그것도 고를 수 있는 제한된 시계 화면 안에서 비교하며 찾은 것이라 썩 마음에 든다고 말하긴 어렵다. 시계 화면은 샤오미에서 더 늘리겠지만, 얼마나 빨리 더 많은 시계 화면을 채울 지 가늠하긴 어렵다.

제한된 시계 화면과 마찬가지로 설치할 수 있는 앱도 제한돼 있다. 기본 24개 앱이 사전 설치된 상태고, 라디오, 계산기, 숫자판 퍼즐 등 3개 앱만 추가 설치할 수 있다. 왜 3개만 따로 설치하도록 했는지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만, 어쨌거나 다 설치해도 27개에 지나지 않는다. 샤오미 워치 S1의 앱 생태계는 폐쇄적이라 다른 개발사의 앱을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샤오미가 직접 다른 앱을 제공하지 않으면 더 이상 확장도 할 수 없다. 사전 탑재된 앱은 삭제할 수 없고, 내가 설치했던 3개의 앱만 다시 삭제할 수 있었다.

비록 더 많은 앱을 설치할 수는 없지만, 스마트워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앱은 깔려 있다. 블루투스로 연동한 스마트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거나 문자를 받는 일을 포함해 날씨나 음악 제어, 초시계, 알람, 나침반, 카메라 셔터, 그밖의 갖가지 건강 측정 앱이 들어 있다. 건강 관련 앱은 심박수, 통계, 산소포화도, 운동, 스트레스, 수면, 호흡 등으로 대체로 기능은 별 문제 없이 작동한다.

그런데 이 앱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전혀 쓸모 없는 앱도 들어 있다. 이를 테면 아마존 알렉사나 샤오미 페이는 서비스 제외 지역이라는 이유로 작동하지 않는다. 아마존 알렉사가 작동하지 않으니 말로 입력하긴 어렵고, 샤오미 페이는 국내에 출시된 샤오미 스마트폰도 아직 쓸 수 없는 상황이라 애초에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또한 연동한 픽셀6 프로의 긴급 재난 알림을 켜 놨음에도 샤오미 워치 S1에선 재난 문자를 수신하지 못했다. 이는 픽셀6 프로와 상성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 결국 스마트폰에 따라 기능의 작동 여부가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야외에서 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스마트워치의 GPS는 중요한 부분이다. 샤오미 워치 S1도 GPS를 내장했다. 글로나스, 갈릴레오, BDS, QZSS 등 여러 방식의 시스템이 들어 있다. 또한 듀얼 밴드로 작동하나 이를 단번에 확인하긴 어렵다. 설정에 GPS 관련 항목이 없어서 이것이 있는지 여부를 전혀 눈치챌 수 없을 뿐이다. GPS는 별도 설정 없이 야외 걷기나 달리기, 자전거 타기 같은 야외 운동을 실행하면 그 때 GPS를 켠다. GPS를 잡는 시간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빨리 잡을 땐 5초 이내, 늦을 땐 15초 이상 걸릴 때도 있다.

GPS를 켜고 야외에서 걷거나 뛰면 그 정보는 고스란히 샤오미 워치 S1에 기록된다. 기록은 운동을 중단하기 전까지 계속 되는데, GPS 정보가 잡히지 않은 실내로 들어가거나 제자리에 서 있으면 운동 기록도 자동으로 일시 정지된다. 기록된 GPS 정보는 샤오미 워치 S1에서 볼 수 없고, 미 피트니스 앱에 운동 정보가 동기화 되면 앱 내에서 지도와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샤오미 워치 S1이 측정할 수 있는 실내외 운동 종목은 모두 117가지다.

위치 정보의 정확도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건물이 많은 지역에선 길을 따라 걸어도 그 경로를 표시하는 정확도가 낮았다. 반면, 건물이 없는 지역에선 정확도는 상대적으로 높아 길을 따라 경로를 표시한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갤럭시 워치4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샤오미 워치 S1의 결과가 더 나았던 건 아니다.

샤오미 워치 S1의 건강 모니터링은 심박수나 스트레스, 혈중 산소포화도, 수면 측정 정도다. 심박수나 스트레스 측정 및 혈중 산소포화도 같은 모니터링을 위해 녹색과 적색 광혈류측정(PPG) 센서를 시계 바닥면에 심었다. 다만, 심전도나 혈압 측정 등 더 민감한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는 찾을 수 없다.

심박수 측정 수준은 다른 스마트워치와 함께 심박수를 함께 측정했을 때 비슷한 정도로 측정한다. 흥미로운 점은 일회성으로 측정하는 다른 스마트워치와 달리 심박수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측정된 결과가 더 낫거나 나쁜, 그 어느 쪽으로 확신 할 수 없는, 일상에서 참고할 만한 수준은 된다. 아직 고급 측정 장비를 이용한 측정 결과에 비할 수준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수면 측정은 따로 기능을 실행할 필요 없이 잠을 자면 측정한다. 밤에 자는 것은 물론, 낮에 잠깐 낮잠을 자도 모두 자동으로 수면을 측정한다. 잠을 자는 시간과 혈중 산소포화도, 심박수 등이 측정된다. 이후 측정을 마치면 얕은 수면, 깊은 수면, 렘 수면, 잠시 깬 시간 및 그 밖의 모니터링 결과를 미 피트니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생각보다 수면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질 수 있다. 이는 실제 수면에 들기 전부터 수면 시간을 기록하기 때문에 다른 스마트워치에서 측정하는 것보다 좀더 긴 수면 시간이 기록하는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 워치 S1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배터리 시간이다. 하루 또는 길어야 이틀인 다른 스마트워치에 비해 샤오미 워치 S1은 이런 저런 기능을 써도 며칠은 여유롭다. 하루 소모되는 배터리는 대략 25% 안팎. 시계 화면을 항상 표시하고, 30분 단위로 심박을 측정하고, 앱 알림과 전화 및 문자를 수신하고, 짧은 야외 운동을 하면서도 이런 기록을 남긴다. 야간 방해 금지 모드를 켜고 수면 측정을 위해 밤새 차고 잤을 때도 배터리는 고작 3%만 소모된다.

단, GPS를 켜면 상대적으로 배터리 소모가 빨라진다. 대략 10분당 1%가 감소하는 듯하다. 따라서 1시간 이상 야외 운동을 하는 이들이면 하루에 더 많은 배터리를 소모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한 운동을 하지 않으면 배터리 잔량이 10% 미만이어도 몇 시간 이상 작동한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손목에 차고 있지 않으면 대기 모드로 전환되므로 더 오랫 동안 전원을 유지한다.

충전 시간은 다른 스마트워치와 비슷하다. 15%가 남은 상태에서 100% 완전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 30여분이다. 더 적은 배터리 상태였다면 완충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게다. 15%에서 70% 충전까지는 45분이 소요된다. 충전 어댑터는 자석식으로 샤오미 워치 S1을 대면 착 달라붙지만, 무선 방식으로 충전한다. 때문에 샤오미 워치 S1 전용 어댑터가 없을 땐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에서 무선 충전으로 어렵지 않게 배터리를 채울 수 있다. 또한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다른 스마트워치용 충전 어댑터 중 일부는 샤오미 워치 S1과 호환된다.

아주 자잘한 부분을 제외하고 주요 특징 위주로 살펴 본 샤오미 워치 S1은 앞서 그려놓은 밑그림을 완성하는 제품이라고 말하긴 이르다. 비록 완성도는 높였고, 제품 구성도 좋은 데다 건강 모니터링 같은 기본 기능도 잘 갖추긴 했어도 경쟁 제품과 상대적 비교, 국내 환경의 적응 수준은 아직 미흡한 부분이 남아서다. 물론 고급형 스마트워치로써 쓸 만한 만듦새와 장시간 쓸 수 있는 배터리는 강점으로 꼽을 만하다. 그러나, 각 기능에 대한 차별점은 찾기 힘들고, 일부 기능이 한국에서 작동하지 않는 점, 장치 제조사의 특성상 개방적이지 못한 시계 화면 및 앱 환경은 여전한 약점이다. 샤오미 워치 S1의 몇 가지 강점은 더 많은 약점을 능가하진 못한다. 아직 밑그림 위해 확실한 색칠을 하기엔 이른 스마트워치다.

덧붙임 #

이 글은 2022년 4월 25일에 공개됐습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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