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2017] 레노버 ‘스타워즈 제다이 챌린지’, 증강 현실에서 포스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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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나도 믿지 않았지. 미신 같은 헛소리라고 생각했으니까. 선과 악 ‘다크사이드’ 사이의 싸움과 그 안에 숨은 신비로운 힘 따윈… 미친 소리 같겠지만, 사실이야. 포스, 제다이. 전부… 모두 사실이라고.”

영화에서 보던 대사를 현실에서 읊게 될 날이 올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에서 이 말을 남겼던 해리슨 포드(한 솔로 분)처럼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환상이라 굳게 믿었던 스타워즈의 팬들도 머지 않아 이 말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스타워즈 제다이 챌린지(Star Wars Jedi Challenges). 레노버와 디즈니가 함께 환상 속으로 초대하는 이 장치를 만난다면 말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스타워즈 프랜차이즈 제품이 쏟아졌음에도 스타워즈 제다이 챌린지가 다른 점은 영화에서만 보던 환상을 현실에서 직접 경험하는 디지털 장치라는 점 때문이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광선검을 들고 제다이가 되어 다크사이드와 싸우기도 하고, 홀로그램 체스를 즐기거나 스타워즈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전쟁의 지휘관이 되는 영화 속의 일들이 제다이 챌린지가 현실로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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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현 불가능한 스타워즈 세계를 현실에 중첩시킨 비밀은 증강 현실이다. 스타워즈 제다이 챌린지는 ‘미라지'(Mirage)라는 증강 현실 헤드셋과 광선검 형태의 컨트롤러, 그리고 광선검과 움직임을 추적하는 트래킹 센서 등 세 가지를 담은 증강 현실 장치 세트다. 홀로 렌즈 같은 수백만원짜리를 장치를 쓰지 않아도 이용자의 스마트폰과 제다이 챌린지 세트만 있으면 그 자리에서 스타워즈의 세계 속으로 뛰어들 수 있는 것이다.

제다이 챌린지를 위한 AR 헤드셋, 미라지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AR 헤드셋이다. 스마트폰을 꽂아야 했던 VR 헤드셋처럼 이 장치도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것이다. VR 헤드셋과 다른 점이라면 스마트폰 화면을 정면으로 바라봤던 것과 달리 스마트폰 화면을 바닥 방향을 향해 헤드셋에 거치하면 눈 앞쯕에 있는 반투명 디스플레이에 반사된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점이다. 즉, 스마트폰 화면을 직접 보는 게 아니라 반사된 이미지를 보는 점이 다르다.(호환 스마트폰은 모토롤라, 아이폰, 삼성 갤럭시 S 시리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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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지 헤드셋은 스마트폰만 거치하는 단순한 장치는 아니다. 두 개의 카메라를 내장해 외부에 있는 트래킹 센서와 광선검 컨트롤러를 추적한다. 좀더 정확한 추적을 위한 기본 설계는 되어 있는 셈이다. 더불어 거치된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할 수 없기 때문에 메뉴를 불러내거나 선택하는 버튼도 헤드셋 외부에 만들어 놓았다.

머리를 둥글게 말아주는 고데기를 떠올렸다는 이도 있지만, 제다이 챌린지의 광선검 컨트롤러는 스타워즈 팬이라면 그 자체만으로 갖고 싶을 만큼 모양새가 제법 그럴 듯하다. 증강 현실 속에서 가상의 검을 휘두르거나 제다이 챌린지 앱의 조작을 위해 검 끝에 짧은 빛이 나오게 만든 것만 빼면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을 법한 만듦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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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 헤드셋과 광선검 컨트롤러, 트래킹 센서까지 준비를 마쳤지만, 제다이 챌린지의 열쇠는 역시 콘텐츠에 달린 것은 분명하다. 준비된 콘텐츠는 광선검 결투와 홀로체스, 전술 게임 등 세 가지. 아직 콘텐츠는 적다.

이 가운데 기대를 모은 것은 단연 광선검 결투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7에서 퍼스트 오더를 이끄는 카일로 렌의 공격을 검으로 막고 반격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을 위해 미라지 헤드셋을 머리에 썼다. 아무래도 스마트폰이 탑재된 상태다보니 헤드 밴드를 잘 조이지 않으면 눈앞으로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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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셋을 고정한 뒤 게임 설명을 들어보니 진행 방식은 쉽다. 카일로 렌이 공격해 오는 순간 나타나는 노란색 표식대고 광선검을 든 다음 공격을 막아낸 뒤 반격하면 된다. 그런데 헤드셋에 나타나는 광선검이 제멋대로다. 광선검을 세워도 누운채 표시되는 등 내 의지와 다르게 움직이기도 했다.트래킹 센서가 있어도 전시장에 있는 여러 조명의 영향을 무시하긴 어려운 모양이다. 그래도 공격을 막고 나의 공격을 성공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까지 오래 걸리지 않는다.

홀로그래픽으로 싸우는 광선검 결투는 매우 치열해 보이지만, 사실 내 움직임은 생각보다 역동적이지 않다. 검과 검이 맞부딪쳐 싸우는 순간이 실제처럼 보이는 자연스러운 싸움이 아니어서다. 또한 진동을 이용하는 햅틱 피드백 효과도 있다는데 거의 약하고, 트래킹 센서의 범위 밖으로 벗어나지 않는 것도 중요해 움직임이 조금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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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선검을 들고 제다이 기사와 싸우는 이 기회를 그냥 버릴 수는 없으나 기대에 비해 떨어지는 정확도와 완성도를 보면서 괜찮다고 말할 용기가 없다. 이 말을 하려면 엄청난 포스가 필요하다. 레노버 미라지는 두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스마트폰 AR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을 갖춘 제품이지만, 그것이 제다이가 되는 착각에 빠지도록 만드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이를 보완할 시간은 남아 있다. 스타워즈 제다이 챌린지는 미국의 홀리데이 시즌에 맞춰 출시하기 때문이다. 정식 출시에도 이번 IFA에서 보여준 완성도라면 뭐, 별 것 있나. 그냥 스타워즈 팬이면 사야 하는 덕력을 시험했다 생각하는 수밖에.

레노버는 제다이 챌린지를 199달러에 예약 중이다. 예상했을 테지만, 한국 판매 계획은 없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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