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북, 1년 장사 잘했을까?

울트라북의 시장 상황
인텔이 울트라북 컨셉을 발표한 지 벌써 1년이 훌쩍 지났다. 인텔이 처음 울트라북을 공개한 것은 지난 해 5월 30일 컴퓨텍스 키노트였으니까. 물론 실제 제품이 나온 것은 지난 해 말께였으므로 실제 제품 출시 이후로 따지면 반년이 조금 넘었을 뿐인데, 수많은 마케팅으로 인해 울트라북이 하나의 제품군으로 자리 매김은 이미 하는 듯 보이긴 한다. 하지만 이번 컴퓨텍스에서 울트라북은 PC 제품군의 일부였을 뿐 모든 PC 제품군을 통틀어 대세라고 부르기에는 어딘가 부족함이 있던 것이 사실이다. 1년 전 인텔이 말했던 울트라북과 지금의 울트라북 상황을 점검해 본다.

지금까지 공개된 울트라북의 수

지난 6월 5일에 열린 컴퓨텍스 키노트에서 인텔은 지금까지 공개한 울트라북을 무대에 전시했다. 그 가짓수만 대략 40여 가지가 넘어 보였고 인텔은 110개 이상의 울트라북을 OEM, ODM 업체가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론 우리 주변에서 이렇게 많은 울트라북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마다 판매하는 울트라북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주변에서 모두 볼 수는 없지만, 1년 전에 에이수스가 선보인 1개의 울트라북 샘플에 비하면 빨리 늘긴 했다.

울트라북의 시장 상황
40% 목표 달성

인텔이 지난해 울트라북을 출시하면서 내세운 목표치가 있다. 2012년 출하되는 노트북 PC의 40% 이상을 울트라북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그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울트라북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3억 달러 기반의 울트라북 펀드를 인텔 캐피털에서 조성해 운용 중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목표는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컴퓨텍스 현지에서 확인해본 결과 인텔은 이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나 현실적으로는 녹록치 않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울트라북을 설계해 생산할 수 있는 독립적 PC 업체가 적다는 사실이다. 지금 울트라북 중 상당 수는 폭스콘이나 콴타 컴퓨터 등 대만과 중국 PC 제조 업체에서 OEM, ODM 제품을 납품 받아 PC 브랜드를 붙여 팔고 있기 때문이다.

1천 달러 미만 제품 목표

울트라북의 시장 상황
아이비브릿지의 성능 향상을 통해 울트라북의 상승세를 이끌겠다는 게 인텔의 핵심 목표 중 하나다

인텔은 1년 전부터 1천 달러(세금 제외) 미만 제품의 출시를 목표로 내세웠다. 얇은 외형에 오래가는 배터리를 가진 울트라북을 좀더 많은 이들이 쓸 수 있도록 목표 가격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이용자들의 기대를 불러 일으켰지만, 당시에는 현실적이진 않았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인텔의 목표치이지 업계의 목표치가 아니었고 강제력도 없었기 때문에 업체들은 저마다 판매가를 달리 매길 수 있었다. 하지만 1년 전 제원의 울트라북이 이제서야 1천 달러 전후로 형성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128GB SSD를 쓰는 울트라북들은 이제 1천 달러 수준으로 안정화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고, 더 비싼 값에 판매하기 위해서 256GB 이상의 고용량 SSD를 쓴 제품도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울트라북은 물량으로 승부하는 HP 같은 PC 회사들이 주도한다.

하드웨어 가이드라인의 변화

사실 1년 전에 울트라북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란 게 없었다. 단지 21mm 이하의 두께와 배터리 시간 정도가 전부였다. 가이드라인이 확정된 건 그 몇 달 뒤에 첫 울트라북이 나오는 시점이었다. 가장 기본적인 몇 가지 조건이 더 추가되었고, 3단계에 걸친 울트라북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입장이 정리된 것(인텔 울트라북 가이드라인)도 이 즈음이었다. 일단 지난 1년 동안 대부분의 울트라북은 가이드라인에 맞춰 잘 만들어 왔다. 그리고 인텔은 아이비 브릿지를 공식 발표하면서 울트라북의 가이드라인을 추가했는데, 이와 관련한 내용은 이 글(울트라북 기준 업데이트 )을 참조하는 것이 빠를 것이다.

울트라북의 시장 상황
인텔이 울트라북을 처음 공개할 때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거의 없었다

다만 컴퓨텍스에서 확인한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썬더볼트에 관한 것이다. 썬더볼트의 기술적인 특허는 인텔이 갖고 있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인텔은 이와 관련한 특허를 남용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썬더볼트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 쪽의 일부 특허가 애플에 있다는 사실 때문에 일부 노트북이나 주변 기기 업체에서 썬더볼트 채용을 꺼리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업체가 그런 것은 아니고 아주 심각한 상황도 아니다. 다만 이러한 권리의 문제는 일부 울트라북 제조 업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결국 울트라북 가이드라인에서 강제하지 못하고 옵션으로 제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의 근거가 될 뿐이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4 Comments

  1. 2012년 6월 12일
    Reply

    넷북 하나 장만해서 ‘대박’으로 실망하고
    울트라북도 왠지 찜찜해서 안 샀는데…
    이렇게 정리해주시니 기분좋게 읽고 갑니다^^

    • 칫솔
      2012년 6월 19일
      Reply

      내리막일 때 샀다면 대박 실망했을 수도.. ^^

  2. 2012년 6월 17일
    Reply

    썬더 볼트가 신형이라 눈에 잘 띄지 않았던게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음.. 라이센스 문제라.. 이러다가 제 2의 1394가 되려나요?
    물론 DP라던가 여러가지를 묶을수 있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시리얼 SCSI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
    이래저래 널리 퍼지기에는 너무나 먼 당신인 느낌이라 꽃을 피워보기도 전에 사라질것 같기도 하고..

    일단은 관망을 해봐야 할 기술이 아닐까 싶어요

    • 칫솔
      2012년 6월 19일
      Reply

      1394 꼴 날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일단 내년 컴퓨텍스까지는 좀 기다려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애플 뿐만 아니라 대만 업체들도 썬더볼트를 채용하기로 했으니까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