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으로 오큘러스 퀘스트2의 착용감 개선하기

오큘러스 퀘스트2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쓸모 있는 가상 현실 헤드셋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헤드셋을 쓰다보면 좀더 착용감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찾게 되고, 결국 이를 개선하는 데 적지 않은 비용을 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하는 오큘러스 퀘스트2용 업그레이드 액세서리는 적지 않게 나와 있지만, 꼭 비싼 주변 장치를 사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되도록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단점을 해결하고 착용감을 높이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1. 오큘러스 퀘스트2에서 안경 문제를 해결하는 법

안경을 쓰는 사람들에게 VR 헤드셋은 여러 모로 불편할 수밖에 없다. 안경을 쓴 채 그 위에 헤드셋을 쓰는 과정 자체도 번거로울 뿐더러 성공적으로 헤드셋을 쓰더라도 결국 안경 때문에 불편할 수밖에 없어서다. 결국 안경을 벗고 헤드셋을 쓰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일 수밖에 없다.

오큘러스 퀘스트2 렌즈 모양으로 재단한 안경 렌즈를 테이프로 부착한 모습

오큘러스 퀘스트2에서 안경 문제를 해결하려면 적지 않은 돈이 드는 게 현실이지만, 이를 좀더 싸게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큘러스 공식 홈페이지의 렌즈 어댑터를 쓰는 방식을 버리고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렌즈를 직접 퀘스트2 위에 얹는 방법이다. 즉, 오큘러스 퀘스트2의 렌즈 모양 대로 가공한 뒤 테이프로 붙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이 방법은 가장 간단하면서 약간 까다롭다. 퀘스트2의 프레넬 렌즈의 모양이 매우 독특해서다. 때문에 이것과 비슷하게 재단해야만 부착이 쉽다. 문제는 이 모양으로 재단할 수 있는 모형을 먼저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을 3D 프린터로 출력하거나 비슷하게 모양을 그린 뒤 오려야 한다.

이런 형태로 3D 프린팅 하거나 유사한 모형을 만들어 안경점에서 재단하면 된다

3D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다면 상대적으로 렌즈 재단은 쉽다. 오큘러스 퀘스트2의 렌즈 모양대로 재단할 수 있는 3D 프린트 파일은 VR 렌즈 랩에서 제공한 적이 있고 지금도 내려받을 수 있다. 또는 씽기버스(링크)의 Riftlensdetails.stl 파일만 받아도 된다. 원래 이 설계도는 오큘러스 리프트의 렌즈에 맞춰서 만든 것이지만, 퀘스트2도 모양이나 크기가 똑같아 이를 쓰는 데 지장은 없다.

이것을 출력해 가까운 안경점에서 가져가 재단하면 된다. 되도록 압축을 덜한 두꺼운 렌즈를 선택하고 옆면을 최대한 평평하게 다듬는 것이 좋다. 이때 블루 라이트을 줄여주는 렌즈 옵션을 추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보통 렌즈만 가공한다면 안경점에 따라 한쌍을 작업하는 데 1~4만 원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오큘러스 퀘스트2 렌즈 부분에 맞춰 재단한 안경알. 모양이 조금 독특하다

이렇게 재단한 렌즈를 오큘러스 퀘스트2의 렌즈 위에 얹어 테이프로 옆면을 따라 붙이면 된다. 이때 볼록한 면에 아래로 가야 한다. 만약 퀘스트2의 렌즈 모양대로 오목한 면을 아래로 두고 붙이면 초점은 맞아도 중앙을 제외한 주변부가 조금 왜곡될 수 있다. 테이프로 모든 면을 잘 붙이기만 해도 렌즈가 흘러 내리는 일은 없으므로 안경을 쓰는 불편에서 해방될 수 있다.

2. 꼭 바꿔야 할 헤드 스트랩

오큘러스 리프트와 퀘스트를 쓰다가 퀘스트2로 넘어오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은 헤드 스트랩이었다. 퀘스트2의 바뀐 헤드 스트랩이 신축성은 있지만, 앞쪽 헤드셋의 흔들림을 완벽하게 잡아 주기엔 어려움이 있어서다. 더구나 고개를 숙이면 헤드셋의 무게에 따라 뒤쪽 스트랩이 슬그머리 위로 올라오는 때가 종종 있어서 불안하다.

기본 스트랩은 신축성은 있지만 헤드셋을 쓰고 과격하게 움직일 때 고정력이 약해 불안하다

때문에 오큘러스도 엘리트 스트랩이라는 헤드 스트랩을 옵션으로 판매 중이다. 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이것을 선뜻 구매하는 게 꺼려진다. 다행히 대체 상품은 외국 쇼핑몰을 통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엘리트 스트랩과 비슷한 제품도 있고, PSVR처럼 만들어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스트랩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오큘러스 퀘스트2 호환 헤드 스트랩은 정품만큼 고급 품질은 아니지만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다.

엘리스 스트랩과 비슷한 제품은 대체로 20달러 안팎에 구할 수 있다. 이 스트랩을 쓰면 조금 무거워질 수 있으나 어차피 앞의 무거운 헤드셋과 무게 균형을 맞추는 점이 좋고, 뒤통수 전체를 확실하게 감싸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퀘스트2를 이용할 수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헤드 스트랩 하나만 바꿔도 오큘러스 퀘스트2를 쓰는 경험은 훨씬 좋아질 수 있다.

3. 안면 인터페이스 교체, 일회용 위생 커버는 효과적

오큘러스 퀘스트2의 안면 인터페이스는 헤드셋을 쓸 때 얼굴에 닿는 부위로 퀘스트 2는 안경 착용자를 위해 안쪽 공간을 좀더 넓힐 수 있게 스페이서를 추가하도록 이 부분을 분리할 수 있다. 또한 얼굴이 닿는 부위의 폼 재질은 푹신하고 부드러운 스폰지 재질이라 초기엔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기본(왼쪽)과 오른쪽(개량) 안면 인터페이스의 차이. 열기를 빼내는 구조와 코 부분의 외부 빛을 차단하는 실리콘 커버, 안면 폼 등 차이가 많다.

다만 헤드셋을 오래 쓴 채 뭔가를 하다보면 기본 안면 인터페이스의 몇 가지 단점을 어렵지 않게 느끼게 된다. 가장 큰 불편은 안쪽의 열기로 인해 땀이나 습기가 찬다는 점이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스폰지가 흡수하면 축축한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또한 코 아래 부분이 완전히 가려지지 않아 완전한 몰입을 방해할 때가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런 단점을 보완하려면 안면 인터페이스와 관련 액세서리를 바꿔야 한다. 물론 무조건 바꿀 필요는 없다. 단지 열기를 되도록 빨리 빼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안면 인터페이스는 어느 정도 효과는 있는 데다, 얼굴에 닿는 폼 재질을 가죽처럼 부드러운 것으로 바꿀 수도 있어 착용감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코 아래 부분을 가리는 실리콘 커버를 활용하면 외부 빛에 의한 몰입감 방해까지 없앨 수 있다.

접착식이든 커버형이든 위생 커버는 얼굴을 보호하는 데 여러모로 쓸모가 있다.

무엇보다 권하고 싶은 것은 위생 커버다. 교체형 위생 커버는 안면 폼 위에 덧대는 것으로 얼굴이 닿는 부분의 땀을 흡수하고 안쪽 폼이 땀으로 부식되는 것을 방지한다. 특히 스폰지 폼을 쓰는 경우 안쪽에 땀이 흡수되면 위생적으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운데, 위생 커버를 하나 덧대어 놓으면 커버 폼에 땀 침투를 방지하고 깨끗한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어 피부 오염 같은 문제를 피할 수 있다.

ETC. 만약 헤드셋을 썼을 때 가끔 화면이 켜지지 않는다면…

오큘러스 제품들은 안쪽에 근접 센서가 있어 착용자가 헤드셋을 써야만 장치가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일부 제품 중에 이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헤드셋을 써도 장치가 자동으로 켜지지 않을 때가 있다. 또한 사용 중 자동으로 절전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이런 제품은 사후 관리를 받아야 하는 게 정상이지만, 제품을 보내고 다시 받는 게 귀찮은 이용자도 있을 것이다.

웹캠 커버를 붙여 쓸 때마다 센서를 가리면 갑자기 꺼지는 일은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근접 센서를 가리는 것이다. 즉, 헤드셋을 쓸 때마다 헤드셋 안쪽 중앙에 있는 근접 센서를 테이프 같은 것을 붙여 센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매번 테이프를 붙였다 떼는 것은 어려운 일이므로 노트북용 웹캠을 물리적으로 가리는 웹캠 커버(300원 안팎)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즉, 헤드셋을 쓸 때는 웹캠 커버로 가리고, 헤드셋을 벗을 때 웹캠 커버를 열어 자동으로 꺼지게 만들면 된다. 이런 문제를 겪는 이용자라면 해볼 만한 시도일 것이다.

덧붙임 #

  1. 스킨 오류로 이 곳에 공개된 모든 글의 작성일이 동일하게 표시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2021년 1월 29일에 공개되었습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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