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워치 액티브2 심전도(ECG)로 드러난 삼성 생태계라는 족쇄

지난 해 10월, 갤럭시 워치 액티브2 리뷰를 올리면서 이렇게 끝을 맺었다.

‘그렇다 해도 갤럭시 워치 액티브 2의 모든 잠재력이 다 나온 게 아니기에 애플 워치에 견줄 만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 이는 심전도, 낙상 감지 기능에 묶여 있는 족쇄가 풀어지는 날 다시 평가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 때가 되면 갤럭시 워치 액티브 2에 대한 평가를 바꿀 수도 있다. 지금보다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또한 애플 워치보다 낫다는 평가도, 아니라는 평가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지금은 이런 평가를 할 때가 아니다. 오늘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만족도 높은 스마트워치라고 말할 수 있을 뿐. 이 평가를 바꾸는 데 앞으로 얼마의 시간이 더 걸릴 지 알 수 없다.’

이렇게 마무리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글에서 밝힌 대로다. 갤럭시 워치 액티브2의 일부 기능을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갤럭시 워치 액티브2는 심전도(electrocardiogram, 이하 ECG)를 갖춘 것이 확인됐고, 낙상 감지 기능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다만 ECG 측정을 위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와 관련된 허가를 받지 못한 탓에 기능은 활성화되지 않았고, 낙상 감지 기능도 함께 밀렸다.

그렇게 갤럭시 워치 액티브2의 ECG 족쇄가 풀리기를 기다리는 동안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추가됐다. 원래 계획이 없던 혈압 측정 기능이 먼저 추가됐다. 그 후 갤럭시 워치3의 출시와 거의 비슷한 때 ECG 역시 활성화됐다. 흥미롭게도 제조사는 그 사실을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또한 낙상 감지 기능에 대한 소식은 아직 확인된 것이 없다.

갤럭시 워치 액티브2 ECG가 정상 작동할 때의 그래프.

어쨌거나 갤럭시 워치 액티브2에서 혈압 측정과 ECG 기능을 쓰게 된 것은 환영할 만하다. 두 기능으로 이용자는 어디에서나 상황에 따른 혈압 변화를 관찰하고 심장 박동의 정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건강을 위한 두 기능을 워치 액티브2에서 쓸 수 있다는 소식이 나와서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들이 있다. 이 두 기능을 쓰기 위해서 새로운 조건도 따라 붙은 탓이다. 삼성 갤럭시 스토어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있어야만 혈압 측정과 ECG 측정 기능을 쓸 수 있다.

왜 삼성 갤럭시 스토어가 필요한지 궁금할 것이다. 앞서 갤럭시 워치 액티브2가 출시될 당시 기본적으로 구글 플레이의 갤럭시 웨어러블 앱을 설치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작동한다고 설명한 바 있으니 말이다. 여전히 갤럭시 워치 액티브2는 거의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지만, 혈압 및 ECG 측정은 다른 스마트폰에서 할 수 없다.

이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지 못하면 갤럭시 워치 액티브2의 혈압과 ECG 측정을 할 수 없다.

갤럭시 워치 액티브2의 혈압과 ECG를 쓰려면 스마트폰와 워치 액티브2에 삼성 헬스 모니터 앱을 깔아야 한다. 이는 일반적인 건강 관리 앱이었던 삼성 헬스 앱과 다른 앱이다. 그런데 삼성은 혈압 및 ECG 측정에 필요한 스마트폰용 삼성 헬스 모니터 앱을 구글 플레이에서 배포하지 않았고, 지금도 하지 않는다. 이 앱은 갤럭시 스토어만 배포되는 데, 갤럭시 스토어는 삼성 스마트폰에 사전 설치되어 있다.

스마트폰에 설치하는 삼성 헬스 모니터가 중요한 이유는 갤럭시 워치 액티브2의 혈압 및 ECG 측정을 위한 기본 설정을 마무리하고 그 정보를 기록하기 때문이다. 즉, 갤럭시 워치 액티브2의 갤럭시 스토어를 통해 워치용 삼성 헬스 모니터 앱을 설치하더라도 스마트폰용 모니터 앱이 없으면 무용 지물이다. 삼성 스마트폰에서 백업한 헬스 모니터 앱은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설치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갤럭시 스토어가 없는 스마트폰은 갤럭시 워치 액티브2의 ECG 측정과 혈압 측정을 하지 못한다.

심전도 측정 결과 큰 문제가 없을 때 이러한 메시지를 표시한다.

갤럭시 워치 액티브2와 갤럭시 스마트폰에 삼성 헬스 모니터 앱을 설치하고 기본 설정을 마리면 혈압과 ECG를 쓰는 데 어려움은 없다. 다만, 혈압 측정은 혈압계를 통해 정보를 보정하는 작업을 해줘야 한다. 한달에 한번씩 실제 혈압 측정기를 이용한 보정 값을 입력해야 제대로 된 결과를 보여준다.

ECG는 혈압과 달리 별다른 보정 없이 곧바로 쓸 수 있다. 왼쪽 손목이나 오른쪽 손목에 액티브2를 찬 상태에서 워치용 헬스 모니터 앱을 실행한 뒤 오른쪽 상단 버튼에 오른쪽 상단 버튼에 손가락을 대면 측정을 시작한다.

그런데 갤럭시 워치 액티브2를 쓰는 이용자들 중에 측정 값이 마구 튀는 현상을 경험한 이들이 있을 것이다. 분명 제조사가 일러준 대로 손목보다 약간 왼쪽에 착용했는 데도 심전도 그래프가 심하게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정상적인 측정이 안되는 경우다.

이런 비정상적인 ECG 측정 결과가 나오는 이들은 갤럭시 워치 액티브2를 오히려 손등쪽에 가까운 손목에 착용해 보길 바란다. 툭 튀어 나온 ECG 센서의 접촉 범위 때문인지 정확한 원인을 찾진 못했지만, 나도 이러한 현상을 경험한 사람 중 하나였고 손등쪽에 가까운 손목에 액티브2를 찼을 때 해당 문제가 사라지기는 했다. 심전도 결과는 곧바로 확인할 수 있으나 갤럭시 워치 액티브2의 ECG 측정이 환경에 따라 조금 오락가락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참고로 갤럭시 워치3 ECG는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그래프가 나타나면 시계를 손등쪽으로 밀착시켜 착용한 뒤 시도해 보길 바란다.

갤럭시 워치 액티브2의 혈압이나 ECG는 건강을 챙기는 이들에게 매우 쓸모 있는 기능일 수 있다. 물론 워치 액티브2에서 얻은 데이터가 병원에서 진단을 받는 하는 것만큼 확실한 것은 아니어도 일상에서 내 몸상태를 확인하고 측정된 심전도 데이터를 PDF로 저장해 전문의나 병원 같은 의료 기관을 통해 문제를 확인할 길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다만 이 기능이 가진 가치를 모든 이들이 누릴 수 없다. 앞서 말한 대로 삼성 스마트폰이 없으면 작동하지 않는 기능이라서다. 물론 삼성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이용자에게는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굳이 갤럭시 워치 액티브2의 심전도 측정을 쓰기 위해서 삼성 스마트폰으로 갈아타는 것은 큰 부담이다.

ECG 활성 전까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쓰는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 중 갤럭시 워치 액티브2는 꽤 괜찮은 선택지였다. 1년 전 가격 대비 기능과 그 가치를 봤을 땐 그랬다. 하지만 ECG 활성 이후 그 견해를 바꿔야 할 것 같다. ‘갤럭시 워치 액티브2는 삼성 스마트폰 생태계 안에서만 가치 있는 스마트워치’라고 말이다.

끝으로 ECG 기능을 삼성 스마트폰에서만 쓸 수 있다는 경고가 단 1도 없었을 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안고 갤럭시 워치 액티브2를 써온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덧붙임 #

  1. 스킨 오류로 이 곳에 공개된 모든 글의 작성일 동일하게 표시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2020년 8월 29일에 공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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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2 Comments

  1. 김현성
    2020년 9월 2일
    Reply

    아… 눈물납니다. 심전도기능때문에 샀는데 엘지폰이라..흑흑.. 당자우바꿀 수도 없고.. 삼성이 설마 핸드폰바꾸라고 막아놓았을 까요? 그럼 정말 나쁜 기업인데요.ㅠ

    • chitsol
      2020년 9월 2일
      Reply

      저도 LG폰에 액티브2를 물려놨다가 헬스 모니터 앱 때문에 안쓰던 삼성폰 다시 켰습니다. 삼성의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았지만, 해당 기능을 삼성 폰에서만 쓸 수 있다는 경고가 없다보니 이전 구매자들의 피해가 예상됩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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