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올해 초, 그래픽 코어를 통합한 코어 i5 CPU를 선보였습니다. 전에는 CPU 따로, 그래픽 기능을 가진 어댑터를 따로 썼는데, 이제는 따로 쓸 필요가 없는 고성능 CPU가 나온 것이죠.
이 CPU를 내놓으면서 인텔은 “더 이상 싸구려 그래픽 카드를 꽂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5만 원이 채 안되는 그래픽 카드를 꽂아서 슬롯과 전력을 낭비할 바에야 그냥 그래픽 기능을 내장한 CPU 하나로 해결하자는 이야기지요.
나름 이 논리는 설득력 있어 보이긴 합니다. 왜냐하면 코어 i5 안에 포함된 인텔 GMA(Grapgic Media Acceleration) HD와 시중에서 파는 5만 원짜리 그래픽 카드의 게임 성능을 비교해 보면 고만고만하기 때문이죠. ‘코어 i5 + 자체 그래픽 코어’와 코어 i5 + 5만원짜리 독립 그래픽 카드’를 꽂은 두 시스템에서 기본 설정의 레지던트 이블 벤치마크를 돌려보면 둘다 게임을 하기에는 프레임 수가 모자랍니다. 벤치마크를 돌리는 동안 12~15 프레임을 오갈 정도니까요. 물론 독립 그래픽 카드를 쓴 쪽이 같은 설정에서 몇 프레임 앞서긴 하지만, 20 프레임을 넘기지 못합니다. 최소 30 프레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야 그나마 게임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될텐데, 양쪽 다 그 기준은 충족하지 못합니다. (텍스처와 같은 그래픽 설정을 최하로 놓는다고 해도 프레임 증가는 미미한 수준입니다.)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그래픽 기능을 담은 CPU이니 이 정도를 구현하기 위해서 질 낮은 그래픽 카드를 꽂을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대신 게임이나 고성능 그래픽을 구현하려면 더 비싼 그래픽 칩셋 또는 그래픽 카드를 사는 데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소비자 입장에서는 생각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소비자는 이중 투자를 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를 테면 CPU와 그래픽 카드를 따로 산다면 그것은 각각에 대한 투자가 될 수 있지만, 그래픽 칩셋을 통합한 CPU 외에 또 다시 그래픽 카드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그래픽에만 두 번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죠. CPU에 통합한 GMA HD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으로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과 다른 의견이 충분히 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 노트북은 확실히 관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데스크탑이야 아쉬우면 좀더 성능 좋은 그래픽카드를 꽂아서 쓸 수 있는 차선책이 있지만,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는 완제품 형태로 사야하는 노트북에서 그래픽은 따져야 할 사항입니다. 물론 단순한 작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CPU의 성능만 좋아도 그만이지만, 코어 i5처럼 성능 좋은 CPU라면 이용자가 이런 저런 조건을 따지지 않고 쓸 수 있도록 그래픽 칩셋을 통해 그 균형을 맞춰줄 필요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GMA HD를 내장한 코어 i5는 그런 기대를 완전히 충족시키진 못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균형 잡힌 성능보다 기본 성능으로 채운 탓이죠. 특히 게임쪽에서는 아쉬움이 더 큽니다. 내장형 코어 i5 노트북에서 스타크래프트 2 베타를 돌렸을 때 그래픽 옵션을 최고가 아닌 최저로 놔야 부드럽게 즐길 수 있었고, 스트리트파이터 4와 레지던트 이블 벤치마크 결과는 15 프레임 전후였습니다.
물론 다른 내장형도 제대로 안되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렇다고 그게 합당한 변명이 되긴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은 게임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알고 싶어하는 게 아니라 아무런 설정을 건드리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없이 되길 바라거든요. 특히 코어 i5는 보급형 모델이긴 하지만, 일반 문서나 인터넷 뿐만 아니라 사진 작업과 게임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고성능 CPU라는 점에서 이런 기대가 높아진 것이었습니다. 5만 원짜리 그래픽카드를 안써도 되는 성능보다 5만 원을 더 내더라도 불만 없는 성능을 보여주는 게 오히려 소비자들이 바라는 가치일 것입니다.
사실 그래픽을 내장한 코어 i5는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알아야 했던 PC 상식을 단순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습니다. 전에는 CPU도 알아야 하고 그래픽도 알아야 했지만, 이제는 CPU만 알아도 되는 상황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주 높은 성능은 아니어도 프로세서에 맞는 균형잡힌 그래픽 코어를 갖췄다면 소비자들의 선택도 간단해질 수 있습니다. 정말 이 균형만 제대로 맞췄다면 이런 마케팅, 아니 이런 말을 저절로 떠돌겠지요. 이제는 CPU만 보고 노트북 사라고 말이죠.
지금 인텔이 보여줘야 할 것은 기존 시장이 가진 가치를 빼앗아 오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쓰고 있는 PC의 균형을 잡아주는 일입니다. CPU와 GPU로 양분된 PC 구성은 앞으로도 쉽게 바뀌진 않겠지만, CPU나 GPU만 좋은 게 아니라 둘의 균형을 맞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소비자들이 단순하게 이해할 수 있는 가치를 제품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죠. 내장된 그래픽 코어와 조화를 이루는 CPU로 PC의 가치를 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면, 다시 CPU를 주목하는 세상이 올 것입니다.
제 기억에는 core i5 는 core i7 에서 하이퍼스레드 기능을 제외한 마이너 버전으로 알고 있고, core i3 가 그래픽코어를 내장한 하위 버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글 자체의 요지가 i5 냐 i3 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지만, 다시 한번 확인해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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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제가 잘못보았군요. 몇몇 모델은 그래픽 코어가 내장되어 있지 않지만, 내장되어서 나온 코어도 있었네요.
^^;
100Mhz를 넘으려던 시절
Cyrix MediaGX가 그래픽카드 / 사운드 카드 / 모뎀 / CPU를 원칩으로 만들었지만
그당시 파워도 좋지 않았고, 오랫동안 사용하는 주의가 아닐때라
금세 잊혀지고 말았죠. 그때에 비하면 기가급의 충분한 처리능력과 어느정도 이상의 그래픽 능력이라면
저가형을 충분히 노릴수 있겠지만, 고급형이 주 타겟이 된다면 이래저래 힘들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코어 i5를 넣고 저가형이라는 것은 너무 내려본 듯 싶고요. ^^; 어쨌든 지금 PC의 균형이 왜 안맞는가를 프로세서 업체 입장에서 고민했으면 싶어서 쓴 글입니다. ^^
요즘은 5만원 그래픽은 안끼지 않나요? 23만원짜리 돌리고 있는데;;
의외로 싸구려 많이 씁니다. 특히 중저가에서… ^^
중고로 4만원짜리도 손이 덜덜 떨리는데 23만원 ㅠ.ㅠ 부럽습니다! ㅠ.ㅠ
쩝.. 뭐.. i5든 i7이든 다 소용없고..
일단 i3로 집에 있는 컴퓨터부터 바꿔야 할 상황인지라.. -.-;
(집에서는 P4D를 쓰고 있다능 -.-)
그러지말고 집에서 썩고 있는 쿼드코어 싸게 업어가심이.. ㅋㅋ
그래서 시퓨 성능은 구리지만 내장 글픽은 나은 AMD가 게임용으로는 오히려 나은듯해요..
전력소모도 좀 개선해주면 좋을텐데..
내장형 성능이 좋아도 CPU와 균형을 이루지 않으면 제 성능이 난다고 보기는 어려운 듯 싶어요. ^^
사실상 데스크탑, 서버, 넷북, 노트북을 비롯한 대부분의 CPU 시장은 몇년 전부터 인텔이 접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중 중저가 제품은 GPU를 내장한 CPU를 사용한 시스템이 많습니다. 과연 인텔은 GPU를 내장한 CPU를 어떤 제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마도 인텔이 CPU 입장에서 GPU를 바라보는 관점은 이걸 겁니다. 저가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칩을 제공하겠소. 그러나 선택은 당신들 몫이오. 선택을 완벽하게 제조사(사..
칫솔님 글을 읽고 인텔이 저사양 GPU를 올린 이유에 대해서 짧게 글을 써봤습니다.
평소 칫솔님 글을 읽기만 하다가 이렇게 트랙백까지 보내보니 느낌이 새롭네요.
계속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
트랙백 고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인텔이 라라비를 독립형으로 만들지 않는 대신 기술 개발은 계속하고 있는 터라 언제쯤 변수로 작용하게 될지 무척 궁금하답니다. ^^
확실히 통합코어 성능이 참 애매해요 -_-a 좀더 좋은걸 넣어주면 좋겠는데..
그러게요. 이제는 인텔도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될 것 같아요. ^^
올해초 코어i3 를 내놓으면서 인텔이 외친 코어 i 3! 5! 7! bmw 나 기아자동차의 K 시리즈와도 궤를 같이 하는 3 5 7 라인업이 한편으로는 좀 진부해보이기도 했습니다만 그동안 복잡하기만 했던 인텔 CPU 라인업 이름이 이해하기 쉽도록 (가늠하기 쉽도록) 지어졌다는 것에 반갑기도 했었는데요. 생각보다 코어i 시리즈의 보급은 빠르게 되는 느낌입니다. 오늘 살펴볼 노트북은 코어 프로세서중 가장 대중적일 것으로 보이는 미드 클래스, 코어 i5..
질문 좀 드릴게요.
R530-PBF3S (i5 Processor 430M + GMA HD)
VS
R530-PS3LA (Core™ 2 Duo processor T6600 + GeForce 310M)
이 두 제품 중 고민 중인데요. 진짜 CPU VS GPU의 고민이네요…
그래도 어떤게 더 나을까요??? GMA HD가 많이 안 좋나요?
진짜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도 딱 이거다 라고 답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사실 i5에 310M을 붙인 게 가장 이상적이긴 합니다만, 제시한 조건에서는 선택이 쉽지 않네요. 310M에 비하면 GMA HD가 많이 안좋긴 합니다.
제.. 제가 쓰는 AGP가 쓰래기라니요 !
단종됫을 뿐이에요 =_= ;;
긍적적으로 생각하면 그렇지만 역시 쓰래기라는 … 쿨럭
근데 저는 CPU부터가 478이기에 … 헤헤
언제쯤 저는 i 시리즈나 AMD 1000 시리즈 쓸까요?
그리고 칫솔님은 어떤 컴퓨터 쓰시나요?
i 시리즈로 넘어 온지는 아직 1년도 안됐습니다. 기술의 진보는 빠르지만, 언제나 현실을 고려해서 선택하고 있답니다. 저도 i7-980x를 쓰고 싶답니다~ ㅜ,ㅜ
아이고 내장그래픽이 거기서 거기죠 뭐
이제는 거기서 거기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
<그래픽 통합 CPU, 코어 i5를 보는 고민> 인텔은 올해 초, 그래픽 코어를 통합한 코어 i5 CPU를 선보였습니다. 전에는 CPU 따로, 그래픽 기능을 가진 어댑터를 따로 썼는데, 이제는 따로 쓸 필요가 없는 고성능 CPU가 나온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