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끔 달라진 한국형 EeePC

오늘(2월22일) 오후 2시에 아수스 EeePC 출시 기자 간담회가 코엑스 그랜드 볼룸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출시 전부터 가격 문제로 잡음이 많았던 인터넷 분위기와 달리 세계적으로 30만 대 이상 판매고를 올린 덕분인지 홍보와 마케팅, AS를 맡은 아수스 코리아도 그렇고 유통을 책임진 LG 상사 모두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는 듯 보였습니다. 이들과 함께 윈도 XP를 운영체제로 넣게 된 한국 MS도 덩달아 기뻐하는 자리가 되었는데요. 이 사업을 추진하는 모든 이들이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으므로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 그냥 지켜보겠습니다.

(EeePC에 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해 왔으니 어떤 것이냐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혹시 모르는 분을 위해서 맨 아래에 간략하게 이전에 쓴 글의 링크를 모두 걸어 놓을테니 참조하시고요.)

오늘 발표한 EeePC가 외국에 나온 것과 차별되는 점은 라이브를 포함한 운영체제와 액세서리를 더한 것을 빼면 사실 거의 없습니다. 때문에 많은 설명보다는 여러분이 궁금해하고 민감해 할 것들 중에서 아수스 코리아 EeePC 담당자와 나눈 이야기와 발표회 내용에서 특이한 점을 추려 정리해 보았습니다.

고진샤와 컨셉트가 다른 장치
고진샤가 EeePC와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을 내놓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자, 컨셉트가 다른 것이라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고 합니다. EeePC는 애초부터 모바일 컴퓨팅에서 필수적인 안정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해 하드디스크 같은 불안한 요소를 제거하는 대신 충격에 강한 SSD를 쓴 것이고, 결코 업무용으로 설계한 것이 아니라 쉽게 즐기는 장치로 만들었기에 고진샤가 값을 내려 경쟁을 시도해도 염려하진 않는다는군요.

넷스팟 접속 툴 추가
KT 측과 업무 협의를 끝내고 넷스팟에 접속할 수 있는 툴을 포함했습니다. 앞으로 내놓을 차기 모델의 본체 안에 와이브로 내장하는 문제는 와이브로는 테스트를 끝냈지만 좀더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SD 4GB와 마우스 기본
EeePC 한국판을 픽스딕스에서 예약 판매할 때 주던 SD 4GB와 마우스가 예판용 제품에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모두 기본 포함이라고 하는군요.

램 업그레이드하면 AS 불가
미국에서는 이용자가 본체 바닥의 봉인을 뜯고 램만 업그레이드하면 AS를 해 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나라는 이용자가 직접 램 업그레이드를 하면 AS를 해주지 않겠다고 합니다. 즉, 봉인이 훼손되면 AS 불가라는 이야기입니다. 논란이 될 것 같네요. 아수스 코리아는 EeePC를 이용자가 굳이 봉인을 뜯고 램을 올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만, 그건 이용자의 판단에 맡겨야 하거나 램 업그레이드 옵션을 추가하는 게 합리적이라 판단됩니다.

리눅스 버전과 컬러 EeePC는 상반기 안에 출시
리눅스 버전의 출시에 대한 언급이 없었습니다만, 담당자 말로는 상반기 안에 가능할 것이라고 하더군요. 한글화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맞는 애플리케이션을 추가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다른 색깔의 EeePC도 상반기 안에 출시된다네요.

일단 윈도 XP를 넣어 공급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뿐인데, 아수스 본사 차원에서 이 두 나라를 위해서 드라이버를 개발할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때문에 새 그래픽 드라이버는 한국 아니면 일본, 또는 두 나라의 아수스 지사가 함께 개발해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웬만하면 지금부터 직접 개발하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만… 아무튼 해상도 문제에 대해 심하게 불편한 분들이 아수스 코리아에 끊임없이 전화를 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

EeePC에 한 해 1년 동안은 윈도 XP 공급될 것으로 예상
마지막으로 윈도 XP가 오는 6월 이후 OEM 공급이 중단되면 한글 윈도 XP를 파는 EeePC는 어떻게 되는가에 대해 물었는데, EeePC에 대해서는 예외 조항이 적용될 것이라고 보더군요.  우리나라는 아직 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지만, 일본 아수스가 2009년 1월까지 EeePC용 윈도 XP를 공급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공급 협상에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안되면 비스타를 넣어야 하는 데, 아시다시피 비스타를 돌리기에는 꽤 버거운 시스템이라는 건 잘 아실듯 합니다.

오늘 발표회 내용 정리는 여기까지. 올해 목표라던가 초도 물량 같은 것은 제게는 별로 중요한 이야깃거리가 아니라서 묻지도 않았습니다.

덧붙여 EeePC 한국판에 대한 온라인의 ‘안습’ 분위기와 달리 아수스 코리아가 픽스딕스라는 매장을 통해 뿌려지는 것은 온라인에 떠도는 정보 또는 평가를 보지 않고 실물을 직접 보고 선택하는 이들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나름 괜찮은 접근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지켜보고 싶네요. 비판적인 온라인의 평가와 대비되는 오프라인의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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