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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 이 - 칫솔(CHiTSOL, PHILSIK CHOI) | 인사이드 디지털/간담회&전시회 l 2016/09/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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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틱톡'은 지난 6년 동안 인텔이 새로운 PC용 프로세서를 내놓을 때마다 설명했던 생산 전략이었다. '틱톡' 소리를 내는 거대한 괘종 시계 속 '추'가 좌우로 움직이듯이 프로세서 안의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새겨 넣고 전력을 줄이기 위한 미세 공정과 계산을 해야 하는 데이트의 흐름을 개선하면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처리 구조를 개선한 마이크로아키텍처를 해마다 번갈아 적용하며 프로세서 성능을 발전시켜 왔다. 이는 18개월마다 반도체의 집적회로 성능이 두 배씩 늘어난다고 했던 '무어의 법칙'을 최대한 이행하기 위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던 전략이다.

이 같은 '틱톡' 전략에 따르면 올해는 개선된 공정 미세화를 적용한 7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내놓을 차례다. 하지만 8월 31일 발표한 7세대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카비레이크 kabylake)는 이 두 가지 전략에 들어가지 않는다. 공정 개선도, 마이크로아키텍처의 변화도 크게 넣지 않았다. 5세대 코어 프로세서(브로드웰)에서 첫 적용했던 14nm 공정과 6세대 코어 프로세서(스카이레이크)에 선보였던 마이크로아키텍처를 유지한 채 최적화한 것이 7세대 제품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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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인텔이 그동안 유지해왔던 틱톡 전략을 포기했다는 의미다. 대신 선택한 것은 공정(Process)-아키텍처(Architecture)-최적화(Optimization) 단계로 나뉘는 PAO다. 이 전략에 따르면 미세 공정과 마이크로아키텍처의 변경 이후 이를 최적화한 제품을 한번 더 내놓는다. 2년 전 공정 미세화의 기술적 문제로 14nm 브로드웰의 수율을 제시간에 끌어내지 못했던 인텔은 14nm 이후 공정 미세화를 위한 시간을 더 필요로 했고, 결국 무어의 법칙에 남겨진 혁신의 코드를 수행해 왔던 틱톡 전략을 폐기하고 새로운 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고로 7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수정된 인텔 프로세서 전략의 첫 결과다. 여기서 이 프로세서를 보는 두 가지 관점이 존재한다. 공정 미세화와 아키텍처의 기술 진화가 정체된 프로세서라는 측면과 함께 앞서 변경된 공정과 아키텍처의 능력을 제대로 끌어낸 프로세서라는 점이다. 전자로 따지면 돋보이는 기술적 특성이 가장 부족한 프로세서이고, 후자로 보면 해당 공정과 아키텍처를 적용한 완성형에 가깝게 보일 수도 있다.

7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이러한 관점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지만, 어쨌든 인텔은 후자의 평가를 받고 싶을 것이다. 단지 기술적 변화가 크지 않은 7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이전과 같은 내용으로 포장할 수 없다는 것을 인텔이 모를리 없기 때문에 어떤 방향을 잡느냐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CPU나 GPU가 종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구성에서 7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더 낫다는 것을 이해시켜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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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4K 컨텐츠의 제작과 감상을 위해 프로세서에 추가한 미디어 엔진

인텔 코리아가 23일 가졌던 7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관한 기술 설명회에서 CPU와 GPU의 성능에 대한 설명을 생략하는 대신 미디어 엔진(Media Engine)의 역할과 능력을 강조했던 것도 무관하진 않다. 7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스카이레이크와 완전 동일한 프로세서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도 미디어 엔진이 추가되면서다. 미디어 엔진은 이전 세대에는 존재하지 않는, 종전에 없던 것이다.

미디어 엔진의 역할은 CPU와 GPU 만으로 되지 않는 그 무엇인가다. 사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CPU와 GPU에서 했던 것이기도 하다. 인텔이 7세대 프로세서에 추가한 미디어 엔진은 컨텐츠의 제작과 재생을 하드웨어로 처리하도록 돕는다. 한마디로 하드웨어 코덱인 것이다. 대역폭이 큰 고화질 대용량 영상을 실시간 또는 빠른 시간 내 압축할 때 필요한 인코더와 압축된 코드를 해석해 자연스럽게 재생하도록 도와주는 디코더를 합친 것이 미디어 엔진인 셈이다.

7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미디어 엔진은 4K 컨텐츠의 제작과 재생을 위한 코덱을 담고 있다. 4K UHD 영상의 기본 코덱으로 쓰이는 10비트 HEVC 코덱과 구글 유투브에서 쓰고 있는 VP9 코덱을 하드웨어에서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전 세대의 프로세서에서 4K 컨텐츠를 볼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단지 소프트웨어 코덱을 이용해 4K를 볼 수 있었기 때문에 하드웨어적으로 처리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스템 자원을 소비시켜 고화질 영상 제작과 재생에 더 많은 시간과 전력을 소모한다. 7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이를 처리하는 전담하는 구조를 넣어 4K 컨텐츠를 하드웨어에서 처리하는 점이 다르다.

인텔은 4K UHD로 만든 4분짜리 영상을 매직스에서 하이라이트로 편집할 때의 인코딩 시간의 차이를 예로 들었는데, 업그레이드 대상으로 지목한 5년전 PC에 비해 종전보다 15배 빠르게 작업을 끝낼 수 있었고, 1시간 영상을 12분 만에 HD로 변환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내놨다. 5년 전 PC와 비교한 탓에 그 차이를 크게 보이게 만들려는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인텔은 지난 해 6세대를 발표할 때도 같은 방법으로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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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14nm 플러스라는 공정의 튜닝을 통해 12% 향상된 결과를 가져왔다고 했지만, 세부 사항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더불어 10비트 HEVC로 인코딩한 4K 컨텐츠를 하드웨어 가속을 켠 상태와 끈 상태를 비교도 곁들였는데, 껐을 때의 점유율이 90% 이상 치솟는 반면, 하드웨어 가속 환경에서는 10~20% 안팎으로 떨어졌다. 이는 하드웨어 가속을 껐을 때 하나의 4K 컨텐츠를 재생하는 것도 버거운 반면, 하드웨어 가속을 켜면 여러 개의 4K UHD 컨텐츠를 동시에 스트리밍을 할 수 있는 면에서 개선 효과는 확실할 듯 보인다.

하지만 이전 세대에 비해 생산성이 더 좋아졌느냐는 것은 조금 의문이다. 인텔은 2코어 4스레드의 6세대 코어 i7-6500U와 7세대 코어 i7-7500U를 비교하며 지난 세대에 비해 7세대는 생산성 작업에서 12%, 웹 작업에서 19%의 성능 향상이 있다고 말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7세대의 성능이 더 좋아진 것은 맞지만, 3.1GHz로 작동한 i7-6500U와 3.5GHz의 i7-7500U의 기본 클럭 차이가 만들어낸 성능 편차도 무시하기는 어렵다. 그나마 클럭을 높였음에도 상대적인 전력 소모는 유지하고 있는 점에서 동일 전력 대비 성능을 보면 아마도 7세대가 더 나을 것이라고 말할 수는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인텔의 설명은 없었다.

사실 이번 7세대 코어 프로세서 발표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인텔이 왜 14nm 플러스에 대한 설명을 아끼고 있는지에 관해서다. 이에 관한 질문은 앞서 발표한 국가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나왔지만, 그 차이를 핀 프로파일 향상과 트랜지스터 채널 스트레인 향상, 통합 설계와 제조라는 정도로 짧게 소개하게 넘어갔다. 14nm 미세 공정의 미세한 튜닝을 통해 성능을 개선한 것은 7세대의 차이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지만, 인텔은 이를 자세히 알려주지 않는다. 이와 함께 왜 7세대가 윈도 10만 지원하고 있게 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에도 여전히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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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대와 7세대의 성능 비교. 전력당 성능으로 이야기했다면 더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까?

7세대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은 지금 4K 시대로 들어가는 이들에게 일단 모자라지 않는 능력을 갖춘 것은 맞다. 4K 재생을 할 때의 배터리 효율성은 6세대보다 훨씬 좋다는 인텔의 설명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미디어 엔진의 효과는 확실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4K가 아닌 단순한 작업에서 전력 효율성이 이전 세대에 비해 나아졌다는 결과는 아직 보지 못했다. 전력당 성능은 좋아졌고 스피드 쉬프트 2.0으로 같은 작업도 순간적으로 클럭을 최대치로 끌어 올려 더 빨리 끝낼 수 있게 보완했지만, 얼마나 더 오래 작업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항목은 빠졌던 것이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제 인텔 7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들어간 노트북이나 PC에서 어김 없이 4K 영상을 몇 시간 감상할 수 있는 성능이라는 띠를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당신의 노트북과 모니터가 비록 4K가 아닐 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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