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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 이 - 칫솔(CHiTSOL, PHILSIK CHOI) | 인사이드 디지털/개인 컴퓨팅 l 2018/12/1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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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은 스냅드래곤 855를 발표한 다음 날, 의외의 프로세서를 하나 더 발표한다. 스냅드래곤 8cx(snapdragon 8cx)라 부르는 모바일 컴퓨트 플랫폼이다. 스냅드래곤 8cx는 퀄컴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10을 실행하기 위해서 만든 전용 프로세서로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제품이 아니라 노트북이나 태블릿 형태의 투인원 제품을 위해 일부 설계를 변경했다.

사실 퀄컴이 윈도용 ARM 프로세서를 내놓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퀄컴은 지난 해 1월 공개했던 스냅드래곤 835에서 윈도를 실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고, 올 여름 스냅드래곤 모바일 플랫폼과 다른 윈도 전용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850을 공개했다. 퀄컴이 윈도 실행을 위해서 출시하는 제품을 윈도 온 스냅드래곤(Windows On Snapdragon)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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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윈도를 위한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는 이전에도 존재했음에도 스냅드래곤 8cx의 발표가 독특한 이유는 스냅드래곤 모바일 플랫폼과 동시간에 발표됐다는 점이다. 스냅드래곤 835는 기존 플랫폼의 변경 없이 적용했고 스냅드래곤 850 역시 스냅드래곤 845 모바일 플랫폼이 공개된 이후에 발표됐다. 그러니까 기존 스냅드래곤 모바일 플랫폼과 컴퓨트 플랫폼이 동일한 로드맵을 공유하는 형태로 시차를 두고 발표를 해왔기 때문에, 모바일 플랫폼과 윈도용 컴퓨트 플랫폼을 동시에 선보인 것은 처음인 셈이다. 이는 기존 스냅드래곤과 다른 새로운 로드맵을 시작한다는 의미한다.

또 하나 다른 점은 윈도 환경에 맞는 성능을 극대화하려는 점이다. 물론 스냅드래곤 8cx의 기본 구조는 거의 스냅드래곤 855와 비슷하지만, 세세한 부분으로 들어가면 다른 점이 쉽게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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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드래곤 8cx의 CPU는 크라이오 495(Kryo 495)로 부르는 옥타코어 CPU다. 스냅드래곤 855의 크라이오 485처럼 코어텍스 A76을 변형한 점에서는 같지만, 골드 코어 부분을 클럭에 따른 프라임과 퍼포먼스로 나누지 않고 4개 코어 모두 동일한 클럭으로 작동한다. 또한 퀄컴은 크라이오 495의 전체 캐시 크기를 10MB로 밝혔는데, 각 코어의 L2 및 L3, 시스템 캐시 사이즈를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았지만, 스냅드래곤 855의 크라이오 485보다 더 많은 캐시 공간을 갖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퀄컴이 스냅드래곤 8cx를 발표하면서 사실 맨 먼저 강조한 것은 GPU 부분이다. GPU도 스냅드래곤 855와 다른 아드레노 680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다만 퀄컴은 아드레노 680의 세세한 부분은 설명하지 않는 대신 이전 세대인 아드레노 630보다 트랜지스터와 메모리 대역폭 모두 2배씩 늘렸고, 성능도 스냅드래곤 850보다 2배 더 나아진 가장 강력한 GPU라고 소개했다. 이 GPU는 벌컨 1.1과 DX12 등 API를 지원하고 VP9과 H.265 고효율 디코더, 듀얼 4K HDR 디스플레이 출력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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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이나 저장 장치의 제원도 부분적으로 보강했다. 스냅드래곤 8cx는 스냅드래곤 850의 4채널 16비트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8채널로 늘려 128비트 폭의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메모리는 최대 16GB(LPDDR4X)까지 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장 장치 인터페이스도 UFS 3.0과 더불어 NVMe SSD를 모두 쓸 수 있는데다 PCIe 컨트롤러를 추가하면 외부 장치를 연결할 수 있다. 더불어 스냅드래곤 8cx에 통합한 X24 모뎀까지 작동하면 LTE 망에서 2Gbps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처럼 퀄컴은 동일 전력에서 다른 아키텍처의 저전력 노트북보다 크라이오 495에서 더 나은 성능을 보일 뿐만 아니라 전력당 성능 측면에서도 스냅드래곤 8cx가 더 낫다고 말한다. 항상 이 같은 발표마다 상대적 비교로 뛰어남을 입증하는 패턴은 새롭지 않은 일이지만, 이번 스냅드래곤 8cx는 모바일 플랫폼을 태생으로 하면서도 연결성과 확장성까지 고려해 PC 플랫폼에 좀더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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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지금까지 모바일 플랫폼이 PC를 만들지 못하는 이유와 연관되어 있어서다. 거의 모든 컴퓨팅 장치들이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듯이 PC와 모바일 장치는 사실 기본적으로 같은 처리 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두 장치는 비슷하면서 다른 제조 생태계를 갖고 있다. PC와 모바일에서 게임, 응용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다 해도 각각 환경에 맞게 운영체제와 응용 프로그램 생태계를 구축하고 부품들도 이에 최적화된 형태로 진화해 왔기 때문이다. 결국 각 부품이 하는 역할은 비슷해도 이용 환경에 맞게 최적화한 부품과 운영체제는 서로 호환성을 갖지 않거나 매우 제한적으로 갖게 되면서 두 장치의 생태계는 꽤 오랫 동안 분리된 채로 유지되어 왔다.

하지만 두 생태계의 경계는 점점 고도화되는 초고속 네트워크로 인해 붕괴되고 있다. 어디에서나 더 오랫 동안 네트워크에 연결해 여러 가지 일을 하려는 이용자들의 수요를 끌어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균열이 생기는 양상이다. 항상 LTE 같은 이동통신망에 접속되어 있는 올웨이즈 커넥티드 PC는 PC와 모바일 장치 생태계의 제조사들이 모두 도전할 수 있는 초기 시장이기 때문에 두 생태계가 원하던 새로운 시장이라는 목적을 이룰 수 있는 모두 좋은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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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와 모바일 생태계의 참여자들이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무엇으로 기회에 대비할 것이냐는 점이다. 아마도 퀄컴은 그 이전에 내놓았던 스냅드래곤 835과 스냅드래곤 850 등 두 개의 컴퓨트 플랫폼에서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모바일 플랫폼으로써 PC의 사용성을 접목하는 게 아니라 그냥 PC로써 모바일에 접근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았을 것이다.

때문에 퀄컴은 스냅드래곤 8cx에서 모바일 플랫폼의 부족한 확장성과 성능이라는 두 가지 약점을 줄이려 한 듯 보인다. 예전처럼 전력 대비 성능이라는 강점만 강조하던 것이 아니라 비슷한 환경을 가진 PC에 견줘도 밀맂 않을 만큼 성능을 강화했고, 그래픽 성능을 보완했으며, 부족했던 확장성을 채우는 등 성능과 기능성 모두를 채우려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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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응용 프로그램의 한계는 퀄컴 홀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으로 윈도 10과 오피스, 그리고 유니버설 윈도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모든 기반은 갖췄지만, 에뮬레이션으로 작동하는 데스크톱 모드에서 32비트 프로그램만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PC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볼 때 완벽하지는 않아도 응용 프로그램 환경이 과거처럼 아예 쓸모 없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달라진 부분이다. 고성능 게임이나 더 뛰어난 처리 능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인터넷에 연결해 작업하는 이용자들이 쓰고 있는 응용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실행하는 장치로써 의미가 있다. 더구나 부족한 성능과 고성능 하드웨어에서 작동하는 응용 프로그램도 네트워크로 연결된 클라우드와 가상 머신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이용자에 따라 전혀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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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퀄컴 같은 ARM 기반 모바일 플랫폼 기업들의 PC 분야 진출을 가로막았던 장벽들이 초고속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와 연결되면 더 빨리 붕괴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물론 노트북 같은 모바일 PC가 모두 이동통신망에 연결될 필요는 없지만,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PC는 기존의 PC의 이용 경험과 달라질 수 있고, 그것이 곧 새로운 시장으로 이어지는 것을 예상한다면, 모바일 플랫폼과 선을 긋는 스냅드래곤 8cx 컴퓨트 플랫폼을 내놓은 퀄컴의 그림도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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